[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기조 속에서도 4대 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11조원을 웃도는 순이익을 달성하며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대출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증권·자산운용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지면서 수익구조 다변화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기조 속에서도 4대 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11조원을 웃도는 순이익을 달성하며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사진=각 사 제공.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의 올해 상반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11조33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늘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반기 순이익 10조원 시대를 연 이후 1년 만에 1조원 이상 증가하며 역대급 실적 흐름을 이어갔다.
실적 개선의 핵심은 비이자이익 확대다. 과거 금융지주의 실적이 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개선에 크게 의존했다면, 최근에는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자산관리(WM) 수요 확대, 투자은행(IB) 부문 회복 등에 힘입은 자본시장 관련 수익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KB금융은 상반기 순이자이익이 6조47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고, 순수수료이익은 2조9612억원으로 50.6% 급증했다. 비은행 계열사의 그룹 순이익 기여도는 44%까지 확대됐으며, KB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79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했다.
신한금융도 비이자이익이 2조6381억원으로 19.7% 늘었다. 증권 수탁수수료와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신한투자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5777억원으로 123.1% 급증했고, 비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도 35%까지 확대됐다.
하나금융 역시 수수료이익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다. 상반기 핵심이익(이자이익+수수료이익)은 6조29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수수료이익은 신탁·증권중개·자산관리·IB 부문 호조로 37.7% 늘었고, 하나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거래대금 증가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155.7% 증가한 2731억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도 비은행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상반기 순영업수익은 5조7227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비이자이익은 1조6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비은행 부문 이익 비중은 22%를 넘어 지난해보다 3배 이상 확대됐으며, 보험 자회사 편입 효과와 증권·자산운용·카드·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의 고른 실적 개선이 수익 확대를 이끌었다.
건전성도 개선됐다. 6월 말 기준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KB금융 13.74%, 신한금융 13.43%, 하나금융 13.21%, 우리금융 13.7%(잠정)로 모두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CET1비율은 금융사의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높을수록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을 확대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진다.
금융권에서는 대출 규제와 경기 둔화 우려에도 금융지주들이 이자이익에만 의존하지 않는 수익구조를 구축하면서 실적 안정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하반기에는 대출 총량 규제 강화와 시장금리 변동성 확대 등이 수익성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