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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 다시 '서학개미' 변신 "SK하이닉스도 미국서 매수"

입력 2026-07-27 11:30:37 | 수정 2026-07-27 11:30:36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가 10거래일 연속 사이드카 발동 등 극심한 변동성에 휩싸이면서 상당수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미국 시장에 주목하는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21일까지 집계된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약 28억7000만 달러(한화 약 4조2600억 원) 수준으로 6월과는 판이한 흐름이 관측된다. 

심지어 SK하이닉스 투자마저도 국내주식이 아닌 미국에 상장된 ADR(주식예탁증서)로 거래하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변동성과 원·달러 환율의 상대적 안정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이러한 흐름을 창출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가 10거래일 연속 사이드카 발동 등 극심한 변동성에 휩싸이면서 상당수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미국 시장에 주목하는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2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시가 연일 예측 불가능한 널뛰기 장세를 이어가자,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미국 시장으로 발길을 옮기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지수의 극심한 급등락으로 매수·매도 사이드카가 10거래일 연속 발동되는 등 시장 불확실성이 치솟자 한동안 주춤했던 '서학개미' 복귀 현상이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증시는 하루가 다르게 매수와 매도 사이드카가 교대로 터지는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부터 25일까지 무려 10거래일 연속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사이드카가 걸리는 보기 드문 기현상이 나타났다.

하루는 지수가 5% 이상 폭등해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했다가, 다음 날은 수 포인트가 폭락하며 매도 사이드카가 걸리는 등 냉·온탕을 오가는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난립과 프로그램 매매의 과열 등 국내 증시 자체의 수급 불균형에 대외 변수가 더해지며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장세 흔들림이 심해지자 증시 대기자금인 예탁금은 서서히 줄어드는 반면 서학개미들의 미장행 발걸음은 한층 빨라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 자료에 의하면 이달 들어 지난 21일까지 국내 투자자가 미국 주식을 순매수한 결제 금액은 총 28억7000만달러(한화 약 4조26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 전체 순매수 기록과 비교했을 때 급격하게 증가한 수준으로, 국내 증시에서 다시금 '국장 탈출' 패턴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기술주 중심의 우상향 흐름을 바탕으로 미국 증시가 비교적 안정적인 궤도를 유지하자 서학개미들의 투심이 빠르게 되살아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대적 안정세에 접어들며 환차손 염려가 줄어든 점 역시 해외주식 매수를 뒷받침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미장 유턴' 흐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를 미국 시장을 거쳐 사들이는 정황이다. 지난 10일 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에 ADR 형태로 상장한 이후,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의 SK하이닉스 보통주에 그치지 않고 나스닥에 올려진 SK하이닉스 ADR을 대량 매수하고 있다. 상장 첫날에만 국내 증권사를 거쳐 3000억원 이상의 ADR 순매수가 집중됐고, 이달 누적 순매수액은 거의 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국내 상장 본주 대신 ADR로 눈길을 돌리는 배경에는 국장의 과도한 변동성이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레버리지 상품과 외국인·기관의 수급 다툼 탓에 일중 주가 흔들림이 극심한 반면, 미국 ADR 시장은 해외 거시경제 여건과 기업 실적 모멘텀에 비교적 정직하게 연동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단순한 일시적 쏠림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유동성과 체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변동성을 키우는 투자 상품까지 난립하다 보니 투자자들이 보다 예측 가능하고 투명한 시장으로 거점을 옮기고 있다는 진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단기 충격에 과도하게 반응하며 사이드카 발동이 일상화되는 등 투자자들의 피로감이 매우 커졌다"면서 "K-반도체 대장주인 SK하이닉스마저 미국 ADR을 거쳐 매수하는 기현상은 한국 증시의 신뢰도와 구조적 한계를 극명히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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