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정부의 생산적금융 요구로 시중은행이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을 확대하는 가운데, 5대 은행이 상반기 동안 공급한 중기대출의 약 80%가 담보대출이거나 보증서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기업대출의 경우 신용·기타대출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나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 뜻에 따라 생산적금융을 확대하면서 자산건전성도 고려해야 하는 은행권이 기업들의 대출 상환 가능성을 우선 고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이재명 정부의 집권 시기인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생산적 금융 차원에서 집행하거나 약정한 중소기업 대출은 총 42조 65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담보대출이 25조 7359억원으로 전체의 약 60.3%를, 보증기관의 보증을 토대로 취급된 보증서대출이 7조 7663억원으로 약 18.2%를 각각 차지했다. 두 대출을 합산하면 전체 중소기업 대출의 약 78.5%(약 33조 5022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반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집행된 신용·기타대출은 9조 1557억원으로 전체의 약 21.5%에 그쳤다.
정부의 생산적금융 요구로 시중은행이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을 확대하는 가운데, 5대 은행이 상반기 동안 공급한 중기대출의 약 80%가 담보대출이거나 보증서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기업대출의 경우 신용·기타대출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나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 뜻에 따라 생산적금융을 확대하면서 자산건전성도 고려해야 하는 은행권이 기업들의 대출 상환 가능성을 우선 고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은행별로 보더라도 중소기업대출의 대부분은 담보·보증서 중심이었다. A은행은 중소기업대출 11조 7250억원 중 담보대출이 7조 9215억원, 보증서대출이 2조 967억원을 기록해 전체의 85.4%에 육박했다. 또 B은행과 C은행의 경우 각각 84.9% 81.8%가 담보·보증서대출이었다. D은행과 E은행의 담보·보증서대출 비중도 각각 74.0% 71.0%를 기록했다. 극단적으로 신용대출 비중이 전체의 약 14.6%에 불과한 은행도 있었던 셈이다.
반면 대기업대출은 담보·보증서대출보다 신용대출이 주류를 이뤘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대기업대출 총 30조 6719억원 중 신용대출은 23조 4622억원으로 전체의 76.5%에 육박했다. 반면 담보대출은 전체의 약 20.3%(6조 2347억원), 보증서대출은 약 3.2%(9750억원)에 불과했다.
은행별 대기업 신용대출을 보면 한 은행에서는 대기업대출의 약 84.2%를, 다른 은행에서도 약 83.4%를 신용대출로 각각 공급했다. 담보·보증서대출 비중은 약 15.8∼39.2% 수준에 그쳤다.
은행들의 이 같은 행보는 생산적금융 확대 요구에 부응하면서도,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부실 가능성이 높고, 원리금 회수가 어려운 까닭이다. 자산건전성을 관리해야 하는 은행들로선 담보·보증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실제 최근 주요 은행들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9년여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주요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이 공개한 팩트북에 따르면 4대 은행의 2분기 말 중소기업대출 연체율 평균값은 0.55%로 전년 동기 0.50% 대비 약 0.05%p 상승했다. 직전 분기 평균값 0.52%와 견줘도 약 0.03%p 악화했다. 이는 지난 2017년 1분기 말 0.59% 이후 최고치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이 지난 1분기 0.44%에서 2분기 0.37%로 하락했고, 하나은행도 0.61%에서 0.59%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신한은행은 0.46%에서 0.49%로 상승했고, 우리은행은 지난 1분기 0.61%에서 2분기 0.75%로 약 0.14%포인트(p) 급등했다.
전체 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도 역대급으로 치솟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2026년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은행권의 원화대출 중 기업대출 연체율은 0.84%로 전달 0.74% 대비 약 0.10%p 상승했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이 0.27%로 전달 0.22% 대비 약 0.05%p 상승했고,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1.00%로 전달 0.90% 대비 약 0.10%p 상승했다. 특히 중소기업대출 중 중소법인대출 연체율은 1.11%로 전달 0.98% 대비 약 0.13%p 상승했고,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84%로 전달 0.78% 대비 약 0.06%p 상승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가운데, 8월 금통위에서도 연속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10월 추가 인상 가능성을 예측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이에 금리인상을 통한 긴축모드가 본격화된 만큼 은행들은 금리상승에 따른 연체율 관리를, 기업들은 이자 부담 확대를 신경써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16일 열린 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대출 연체율 상승 등 부실 확대에 따른 금융회사 건전성 악화에 대비해 선제적인 연체 정리 등을 통한 건전성 관리 강화를 지도하라"며 "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조달 여건 악화에 대비해 중소형 금융회사의 유동성 현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시 선제적인 유동성 확충을 유도하라"고 당부한 바 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