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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사업형 지주사' 전환 가속…"지배구조 재편 본격화"

입력 2026-07-27 16:06:53 | 수정 2026-07-27 16:06:51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13년 전 지주회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분리했던 동아제약을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다시 흡수한다. 과거 경영권 안정이 분할의 명분이었다면 이제는 기업가치 제고와 투자재원 확보가 합병의 이유가 되면서 제약업계 지배구조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옥 전경./사진=동아쏘시오홀딩스



27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오는 10월 1일을 합병기일로 100% 자회사인 동아제약을 흡수합병한다. 이번 합병은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소규모 합병 방식으로 진행되며 기존 주주 지분율에도 변화가 없다. 합병이 완료되면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순수지주회사에서 사업형 지주회사로 전환하게 된다.

◆과거 '쪼개야 살았고'…지금 '합쳐야 큰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이번 합병이 주목받는 이유는 2013년 지주사 전환 당시와 정반대의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당시 동아제약은 전문의약품 사업을 담당하는 동아에스티와 일반의약품·박카스 사업을 담당하는 동아제약으로 각각 분리했고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를 신설했다. 당시 목적은 경영권 안정과 책임경영 체제 구축이었다.

실제 당시 동아제약은 최대주주 지분율이 10%대에 머무는 등 지배구조가 취약했고 2007년에는 강신호 회장과 강정석 부회장 간 경영권 갈등까지 겪었다. 이로 인해 지주사 전환은 오너 경영권 안정과 계열사별 전문성 강화라는 측면에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엇갈렸다. 그룹의 핵심 현금창출원인 박카스를 비상장 자회사인 동아제약으로 떼어내면서 국민연금과 일부 소액주주들은 주주가치 훼손과 편법 승계 가능성을 제기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그럼에도 주주총회에서 약 73%의 찬성을 얻으며 지주사 전환은 예정대로 이뤄졌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이번 합병에 대해 사업형 지주회사 전환을 통한 신성장동력 투자재원 확보, 지배구조 단순화에 따른 의사결정 효율화, 자회사 중복상장에 따른 지주사 할인 해소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특히 그룹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동아제약을 직접 보유해 신약개발과 미래 투자에 필요한 현금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동아만의 선택 아니다…제약업계 '사업형 지주사' 확산


최근 제약업계에서는 순수지주회사보다 사업형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역시 유통과 헬스케어 사업을 직접 영위하는 사업형 지주회사 모델을 구축하며 확보한 현금을 R&D(연구개발)과 오픈이노베이션 투자에 활용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2016년 투자회사인 일동홀딩스와 사업회사로 분할하며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당시에는 경영권 안정과 오너 3세 승계 기반 마련이 핵심 목적이었다. 같은 지배구조 개편 수단이 과거에는 '분할'이었다면 지금은 '재흡수'로 방향이 바뀌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달라진 시장 환경이 있다. 과거에는 오너 경영권 안정과 승계가 지주사 체제의 핵심 목적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지주사 할인 해소와 중복상장 규제 대응, 투자재원 확보가 더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지주사는 자회사 상장으로 기업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이른바 '지주사 디스카운트'가 만성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 자회사 가치가 분산되고 중복상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선도 엄격해지면서 순수지주회사 구조만으로는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이번 합병을 "2013년 지주사 체제 전환의 성과를 계승하는 결정"이라고 설명한 점이다. 이는 과거와 달리 회사를 합쳐야 기업가치가 높아진다는 논리를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회사를 나누는 것이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다면 지금은 현금창출원을 지주사에 모아 투자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며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사례는 국내 제약업계가 '승계형 지주사'에서 '성장형 사업지주사'로 전략을 전환하는 상징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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