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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택지 넘어 인허가·보증·금융까지…‘30개월 착공’ 실행체계가 관건

입력 2026-07-28 13:48:50 | 수정 2026-07-28 13:48:46
조태민 기자 | chotaemin0220@mediapen.com
[미디어펜=조태민 기자]정부가 공공택지 조성에 이어 인허가·보증·금융까지 순차적으로 처리하던 공급 절차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다만 선행 절차가 끝나기 전에 시작할 수 있는 업무와 기관별 역할, 사업계획 변경 시 재검토 기준은 공개되지 않아 착공기간을 절반 이하로 줄이겠다는 구상을 실행할 세부 체계 마련이 관건이다.

정부가 공공택지부터 인허가·보증·금융까지 공급 절차를 병행해 착공 기간 단축에 나서지만, 적용 대상과 기관별 역할 등 세부 실행체계 마련이 과제로 남았다./사진=김상문 기자

 
28일 업계에 따르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택지개발과 산업단지 개발, 인허가·보증·금융 등 단계별 절차를 병행하는 시스템 개편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대통령이 기존의 단계별 사업 추진 체계를 병행 방식으로 전환하도록 지시했다며 용도 전환과 인허가, 금융 등 순서대로 진행되던 절차를 병행 추진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설명했다. 순차 처리에 익숙한 행정체계를 단기간에 바꾸기는 어렵지만 관련 시스템의 개편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4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공공택지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조성 단계별 절차를 병행·조기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방자치단체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관계기관의 협의 기간을 줄이고 지구 지정 전 토지보상 기본조사에 조기 착수하는 방안 등을 검토 과제로 제시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3기 신도시를 비롯한 기존 발표 지역의 착공 지연을 지적하며 60여개월이 걸리는 절차를 절반 이하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규정을 손질하거나 순차적으로 진행하던 절차를 병행하는 방안도 함께 언급했다.

다만 정부는 공공택지 조기화와 공급 절차 전반의 병행 추진을 하나의 제도 개편안으로 묶을 적용 대상과 시행 시점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공급기간을 실제로 줄이려면 공공택지 조성 단계뿐 아니라 이후 주택사업 절차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

택지 조성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더라도 사업계획 승인과 각종 심의, 보증 및 금융 검토가 다시 차례로 이어지면 앞 단계에서 단축한 기간이 후속 절차에서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날 토론회에서 나온 비주거시설의 주택 전환 사례는 이 같은 순차 처리 구조를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용도변경 인허가와 LH 매입약정,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금융기관 심사가 순서대로 진행되면서 실제 공급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사업자의 금융 부담도 커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LH 매입약정 등 공공성이 확보된 사업에 통합심의와 처리기한을 도입하고, 국토부와 LH·HUG·금융기관이 함께 사업을 검토하는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안이 제시됐다. 이는 비아파트 용도전환에 대한 업계 제안으로, 공공택지와 산업단지 개발을 포함한 정부의 병행 추진 방침과는 적용 사업과 담당 기관이 다르다.

공공택지와 산업단지, 비아파트 용도전환은 근거 법령과 심사 기관, 사업 방식이 서로 다르다. 공통된 병행 추진 원칙을 마련하더라도 사업 유형별로 동시에 검토할 수 있는 업무와 최종 승인 이후에만 진행할 수 있는 절차를 나눠야 한다.

정부는 올 하반기 남양주 왕숙 6800가구와 인천 계양 1100가구 등을 포함해 3기 신도시에서 총 1만2000가구 착공을 추진한다. 다만 새 병행 추진 체계를 이들 착공 예정 사업에 적용할지, 신규 택지뿐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사업까지 포함할지는 구체화되지 않았다.

기관별 업무 범위와 전체 일정을 조정할 주체도 필요하다. 여러 기관이 동시에 검토하더라도 서로 다른 사업계획이나 기준을 전제로 판단할 경우 심사 결과가 엇갈리고 추가 협의가 발생해 오히려 일정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사업계획이 바뀔 때 기존 검토를 어느 범위까지 다시 해야 하는지도 정해야 한다. 초기 계획을 기준으로 인허가와 보증·금융 검토를 병행한 뒤 용도나 가구 수, 사업비가 변경될 경우 재검토 과정에서 병행 처리로 줄인 시간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여러 절차를 동시에 열어두는 것과 실제 착공 시점을 앞당기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초기 단계부터 관계기관이 같은 사업계획을 기준으로 검토하고, 계획이 일부 바뀌더라도 모든 절차가 원점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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