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 국내 패션 업계가 최대 소비 시장인 중화권 공략의 새 판을 짜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확대와 물량 공세를 펼쳤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파트너십과 이커머스·콘텐츠 중심의 질적 성장에 초점을 두고 시장을 선점해나가고 있다.
F&F 대표 브랜드 MLB 화보./사진=F&F 제공
28일 업계에 따르면 LF의 대표 브랜드 헤지스는 중국 시장에서 '고급 캐주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이는 지난 2007년 중국 3대 신사복 기업인 빠오시냐오 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시장을 파고든 결과다.
헤지스는 현재 상하이·항저우·난징 등 주요 화동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 6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헤지스의 국내외 합산 매출 1조 원중 중국 매출 비중은 약 절반에 가까운 4900억 원에 이른다. 중국 내수 소비가 침체된 상황에서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헤지스가 중국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배경에는 LF의 전략적 파트너십 행보와 '럭셔리 캐주얼'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꼽힌다. 현재 헤지스는 빠오시냐오 내 전담 디자인실을 두고 있어 중국 현지 트렌드와 소비자들의 수요를 빠르게 반영하면서도 헤지스 정체성을 살린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 다만 모든 기획 디자인은 한국 본사에서 최종 승인하는 구조다.
LF는 중국 내 성과를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 공략도 가속화한다는 목표다. 오는 9월 홍콩 대표 상권인 코즈웨이베이 소고백화점에 매장을 여는 데 이어 내년에는 태국과 인도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프랑스, 중동 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F&F 주력 브랜드 MLB 화보컷./사진=F&F 제공
F&F는 주력 브랜드 엠엘비(MLB)의 오프라인 매장 수를 확대하기 보다 운영 효율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출점을 늘리는 대신 기존 매장을 재단장하고, 상권 분석을 통해 비효율 매장을 과감히 정리하는 등 매장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더우인(틱톡), 징둥닷컴 등 현지 주요 e-커머스와 소셜 커머스 채널 유통망은 대폭 강화하며 소비자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F&F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내 매출은 약 3031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42.26%를 차지한다. 에프앤에프차이나는 에프앤에프가 중국 현지 영업을 위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현지 법인이다.
미스토홀딩스는 휠라, 마뗑킴 등 화제성이 높은 브랜드의 중화권 유통권을 잇달아 확보하며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티몰, 샤오홍슈 등 현지 핵심 채널을 직접 운영하고 맞춤형 콘텐츠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K패션의 중화권 안착을 이끌고 있다.
미스토홀딩스는 덩치 키우기보다 브랜드 가치를 축적하며 중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지 소비자와 시장 환경, 브랜드별 특성을 면밀히 반영한 맞춤형 유통·마케팅 전략을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현지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만들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K패션의 중국 공략 패러다임 전환은 현지 시장 환경과 맞닿아 있다. 중국 Z세대를 중심으로 자국 문화를 중시하고 로컬 브랜드를 선호하는 '궈차오(애국 소비)' 현상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 데다, 경기 둔화로 소비 심리마저 위축됐기 때문이다.
단순 K패션이라는 타이틀에 기대는 출점 방식으로는 경쟁력이 미미해지자 내실과 수익성을 따지는 전략을 잇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 내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브랜드별 치밀한 온라인 마케팅과 오프라인 효율화 등의 공략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