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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매출 첫 100조원 돌파… SK하이닉스, '메모리 호황' 장기화 자신

입력 2026-07-29 10:41:36 | 수정 2026-07-29 10:51:33
배소현 기자 | kei_05219@mediapen.com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에 힘입어 2분기 또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AI 서버용 D램,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늘면서 영업이익률은 76%를 넘어섰다. 회사는 하반기 HBM4 공급 확대와 D램 출하량 증가가 맞물리며 실적 개선세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29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79조3187억 원, 영업이익 60조542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6.8%, 영업이익은 557.2% 증가했다./사진=SK하이닉스 제공



29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79조3187억 원, 영업이익 60조542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6.8%, 영업이익은 557.2% 증가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50.9%, 영업이익은 61%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 1분기에 세운 분기 최대 기록을 한 분기 만에 다시 경신했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76.3%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71.5%에 이어 두 분기 연속 70%를 웃돌았으며, 2분기 영업이익만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인 47조2063억 원도 넘어섰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131조8950억 원으로 사상 처음 100조 원을 돌파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98조1529억 원으로 100조 원에 육박했다.

실적 개선에는 HBM과 AI 서버용 메모리 판매 확대, D램·낸드 가격 상승이 함께 작용했다. 2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전분기보다 약 30% 올랐고, 낸드 ASP는 50% 중반 상승했다.

낸드에서는 eSSD 매출이 전분기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솔리다임의 30테라바이트(TB) 이상 고용량 eSSD 매출은 3배 이상 늘었다. AI 서비스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기 위한 고성능·고용량 제품 수요가 실적에 본격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전 분기에 이어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며 "고대역폭메모리(HBM)와 AI 서버용 D램,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늘려 최고 수익성을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적은 시장 전망치에는 소폭 미치지 못했다. 회사는 일부 고부가 제품의 출하 확대 시점이 하반기로 미뤄지고 제품 구성이 전체 평균판매가격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인 가격과 수익성보다 고객과의 중장기 관계와 제품별 수급 상황을 함께 고려한 판매 전략을 운영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실적 증가로 재무 여력도 크게 늘었다. 2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전분기보다 33조6000억 원 증가한 88조 원을 기록했다. 차입금은 18조6000억 원으로 줄었으며 순현금은 69조4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 AI 투자 둔화 아닌 수익화 단계… HBM4·장기계약 확대

SK하이닉스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제기되는 AI 투자 둔화 우려에 대해 AI 인프라의 활용도를 높이고 수익화를 본격화하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일부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임대 움직임이나 고효율 AI 모델 등도 투자 축소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주요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에게 AI 투자는 검색과 광고,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등 본업 경쟁력과 직결돼 있다. 전력 확보와 데이터센터 건설 문제로 개별 투자 시점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CSP 간 경쟁과 AI 서비스 확대가 이어지는 만큼 내년 이후에도 투자는 견조할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고효율 AI 모델의 등장도 메모리 수요를 줄이기보다 AI 서비스 이용 범위를 넓히는 요인으로 봤다. 같은 인프라에서 더 많은 이용자가 다양한 서비스를 쓰게 되면서 HBM뿐 아니라 에이전틱 AI용 서버 D램과 고성능·고용량 낸드까지 수요가 함께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회사는 핵심 고객을 포함한 10여 개 고객과 장기공급계약(LTA) 협상을 마무리했으며 추가 고객사와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계약은 통상 5년을 기본으로 하되 고객과 제품에 따라 기간과 가격 조건을 다르게 설계한다.

중장기 물량 구매 약정과 예치금 등 계약 이행력을 높이는 장치도 포함된다. 단기적인 메모리 가격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을 낮추고, 고객사 수요를 토대로 생산과 투자 계획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하반기에는 HBM4 공급이 본격적으로 확대된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했으며, 현재 수율과 품질도 성숙 단계에 접어든 이전 세대 제품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HBM4 물량과 10나노급 6세대(1c) 기반 일반 D램 출하가 늘면서 하반기 D램 비트그로스는 상반기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HBM4와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에 따른 ASP 상승 효과까지 더해져 하반기 실적 개선세도 한층 강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차세대 제품인 HBM4E는 상반기 주요 고객사에 샘플 공급을 마쳤으며 2027년 본격 양산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도 HBM 공급 물량과 가격도 주요 고객사와 협의 중이다. 최근 범용 D램 가격 상승과 HBM 생산에 투입되는 자원, 기회비용 등이 가격 협상에 반영될 전망이다.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올해 투자 규모는 40조 원 후반 수준으로 예상했다. 청주 M15X 양산 일정을 앞당기고 2027년 초 용인 1기 팹 클린룸 오픈 이후 생산능력을 빠르게 늘릴 수 있도록 투자를 진행한다.

첨단 패키징 공장 P&T7과 신규 낸드 생산기지 M17, 용인 이후 장기 수요에 대응할 신규 국내 반도체 클러스터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다만 실제 장비 투자와 생산 확대는 고객 수요의 가시성과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집행할 계획이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장기공급계약을 통해 확보한 수요에 맞춰 생산능력을 늘리는 만큼 중장기 투자가 공급과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하반기 HBM4 공급 확대와 고부가 제품 비중 상승을 바탕으로 출하량과 수익성을 함께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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