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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미식 여정’ 제2탄 공개…전통주 양조장 따라 떠나는 권역별 미식관광 연다

입력 2026-07-30 10:10:40 | 수정 2026-07-30 10:16:04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이 지도는 단순히 양조장 위치를 표시한 안내도가 아닙니다. 양조장을 중심으로 지역 음식과 농산물, 역사와 관광자원을 하나의 여행으로 연결한 미식여행 지도입니다.”

6개 권역별 찾아가는 양조장 지도./자료=농식품부



29일 충남 예산군 예산사과와인. 행사장 전면 스크린에는 전국 지도가 펼쳐졌고, 경기·강원·충청·전라·경상·제주 등 6개 권역마다 대표 양조장이 표시됐다. 농림축산식품부 출입기자단과 외국인 인플루언서들은 지역별 양조장과 대표 음식, 관광명소를 연결한 코스를 따라 설명을 들으며 정부가 새롭게 제시한 ‘K-미식 여정’의 두 번째 프로젝트를 확인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찾아가는 양조장’을 중심으로 구성한 권역별 대표 미식관광 투어코스를 처음 공개했다. 지난 6월 첫 발표한 ‘K-치킨벨트’에 이은 ‘K-미식 여정’ 제2탄으로, 전통주를 대한민국 대표 미식관광 콘텐츠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행사 장소인 예산사과와인은 충남 예산의 대표 특산물인 사과를 활용해 과실주를 생산하는 양조장이다. 2014년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된 이후 사과 수확 체험과 와이너리 투어, 시음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연간 2만5000여 명이 찾는 지역 대표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정부가 첫 공개 행사를 이곳에서 연 것도 지역 농산물과 전통주, 관광이 결합된 ‘K-미식 여정’의 상징성을 보여주기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현장 브리핑에 나선 유재영 농식품부 식품외식산업과장은 전국 69개 ‘찾아가는 양조장’ 가운데 권역별 특색을 가장 잘 보여주는 40개 양조장을 중심으로 투어코스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선정 과정에서는 전통주·관광 전문가와 지방자치단체, 전통주 업계 의견을 반영해 지역 대표성과 체험 프로그램의 완성도, 지역 농산물 및 향토음식과의 연계성, 철도와 도로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유 과장은 “이번 코스는 양조장 위치를 소개하는 관광지 목록이 아니라 양조장을 거점으로 지역 농산물과 향토음식, 역사와 문화를 함께 체험하는 여행 콘텐츠”라며 “우리 술에 대한 관심이 실제 지역 방문과 소비로 이어지는 길잡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역별 코스에는 경기권 6곳, 강원권 5곳, 충청권 11곳, 전라권 5곳, 경상권 11곳, 제주권 2곳 등 모두 40개 양조장이 포함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9일 ‘찾아가는 양조장’을 중심으로 구성한 권역별 대표 미식관광 투어코스를 처음 공개했다./사진=농식품부



충청권은 행사장인 예산사과와인을 비롯해 논산 양촌양조장·양촌와이너리, 영동 불휘농장·도란원컨트리와이너리·갈기산와이너리, 당진 신평양조장, 충주 신선·중원당·단홍바이오 등이 대표 코스로 선정됐다. 예산 추사고택과 충주호, 영동 반야사, 선샤인랜드 등 관광명소는 물론 예산 사과와 논산 딸기, 영동 포도, 충주 사과 등 지역 농산물과 향토음식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동선을 구성했다.

유 과장은 각 제품의 원료와 제조방식, 지역 스토리를 소개하며 “전통주는 단순한 술이 아니라 지역 농업과 문화, 양조인의 이야기가 담긴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전통주 산업 활성화 방안도 함께 발표했다. 동대문 두타몰 전통주갤러리 2호점을 거점으로 MZ세대와 외국인 관광객 접점을 넓히고, 코레일과 협업해 용산역과 대전역 등에 전통주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한편 스토리웨이 편의점 입점과 철도관광상품 개발도 추진한다. 

해외에서는 재외공관 ‘전통주 건배주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술 홍보를 확대하고 대한항공 기내면세점 판매와 기내 홍보도 추진할 계획이다.

권역별 투어코스는 더술닷컴을 비롯해 K-치킨벨트 홈페이지, 웰촌 농촌관광 포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앞으로 지역 축제와 관광상품을 연계한 미식관광 코스를 지속 확대해 전통주를 K-푸드 대표 관광콘텐츠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김정욱 농식품부 농산업혁신정책실장은 “찾아가는 양조장은 우리 땅에서 자란 농산물과 지역의 삶, 문화가 어우러진 미식 문화의 집약체”라며 “앞으로도 K-미식 여정을 통해 전통주와 향토음식, 관광을 연결하는 콘텐츠를 확대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K-푸드 세계화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달라지는 우리술…지역 농산물에 세계의 양조기술을 더하면 ‘스토리’가 된다

이날 행사에서는 정책 설명에 이어 6개 권역을 대표하는 40개 양조장의 전통주도 한자리에 전시됐다. 예산사과와인의 대표 증류주 ‘추사40’, 당진 신평양조장의 ‘콩당콩당 생막걸리’, 정읍 한영석발효연구소의 ‘청명주’, 제주 고소리술익는집의 ‘제주 고소리술’, 부산 금정산성토산주, 울산 복순도가 막걸리 등 지역 농산물과 양조기술이 담긴 대표 제품을 직접 살펴보고 시음도 했다. 

복분자와 쌀로 빚은 곡주와 콩맛이 담긴 막걸리, 신뜻한 과일향이 나는 청명한 술과 국내 최초 한라봉 재배지 나주 대표술인 라봉의 깔끔한 맛, 예산사과농장의 또 다른 재배작물 블루베리를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와인 등 10여 종의 특색있는 우리술들이 농장 안주인이 정성껏 마련해주신 샐러드와 바비큐, 감자와 쑥빵들과 함께 미식의 시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예산사과와인을 찾은 각국의 인플러언서들이 우리 전통주를 즐기며 양조장과 술 문화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사진=미디어펜 이소희


‘찾아가는 양조장’ 프로젝트에 선정된 각 지역술이 소개되며 시음도 함께 진행됐다./사진=농식품부



예산사과와인을 이끌고 있는 정제민 대표는 이날 양조장을 소개하면서 각양각색의 증류주와 와인이 빼곡한 오크통 숙성실도 공개했다.

요즘 젊은 층들의 주류 소비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완판 행렬을 이어가고 있는 예산사과와인은 사과와인 외에도 블루베리 와인, 소주 형태의 사과 증류주인 ‘추사백40’과 ‘추사백25’를 선보이며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관심의 비결은 전통주의 틀에만 머무르지 않고 최근 소비 트렌드의 핵심인 ‘스토리’를 술에 접목한다는 점이다. 캐나다 스타일의 애플와인, 포트와인 스타일의 블루베리와인, 사과 증류주, 애플브랜디 등을 생산하는 세계 각국의 오크통을 활용해 서로 다른 풍미를 만들어내는 양조기술도 선보이고 있다.

그는 프랑스 보르도와 론 지역, 스페인 리오하, 포르투갈 포트와인 캐스크 등 다양한 오크통에서 숙성한 제품은 각각 바닐라 향과 초콜릿 향, 꿀 향, 과일 향 등 서로 다른 개성을 보여준다며 소개했다.

정 대표는 “우리는 외국의 위스키나 브랜디 제조기술을 한국식으로 해석해 지역 사과와 결합한 것”이라며 “유럽과 한국이 함께 만든 컬래버레이션 술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달라진 술의 소비 방식도 한몫하는 등 술도 ‘굿즈’의 형태로 소비되면서 여러 유명인과의 컬래버도 눈에 띈다.

실제로 예산사과와인은 배우 박성웅과 협업한 한정판 제품을 비롯해 유명 웹소설 작가와 함께 제작한 한정판 라벨 제품을 선보였는데, 판매 시작 1분도 채 되지 않아 완판될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다고 한다. 

예산사과와인의 정제민 대표의 양조장 소개와 술문화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사진=미디어펜 이소희



정 대표는 “예전에는 술이 취하기 위한 기능이 강했다면 지금은 소장하는 재미까지 더해진 문화상품이 되고 있다”면서 “이제는 병의 라벨 자체가 예술이고 콘텐츠입니다. 지역과 문화를 담아내는 하나의 작품이 되는 시대입니다”라며 달라지는 술 문화에 대해 역설했다.

정 대표는 “위스키를 좋아하는 젊은 소비자들이 우리 사과브랜디를 많이 찾고 있다”며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웃으며 말했다. 지역 농업과 관광을 잇는 새로운 플랫폼이 양조장이 된 셈이다.

지역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안정적인 판로를 만들고,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며,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정 대표는 “술 산업은 지역 농업을 살리고 고용을 만들며 국가 세수에도 기여하는 산업”이라며 “양조장이 지역 관광의 거점이 되는 것이 앞으로 우리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는 우리나라 참나무로 숙성한 브랜디를 만들고 싶고, 남북 관계가 좋아진다면 백두산 참나무 오크통에서 숙성한 사과브랜디를 만드는 것이 오랜 꿈”이라며 “지역에서 시작한 우리술이 세계인의 미식 콘텐츠가 되는 날을 기대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증류주와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양조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술과 컬래버로 소비되는 최근 술 소비 경향을 설명하는 예산사과와인의 정제민 대표./사진=미디어펜 이소희



예산사과와인은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실제 코로나19 이전 연간 30톤 정도였던 사과 사용량은 지난해 466톤까지 늘었다. 현재는 예산지역 110개 농가에서 사과를 공급받아 연간 약 500톤을 소비하고 있으며, 이는 예산 사과 생산량의 약 3%에 해당한다.

농식품부가 ‘K-미식 여정’ 제2탄의 핵심 콘텐츠로 전통주를 선정하고, 충남 예산의 예산와이너리를 ‘찾아가는 양조장’ 현장 공개 장소로 택한 것은 단순히 술을 소개하는 차원을 넘어 지역 농산물과 미식관광을 연결하는 새로운 관광 모델을 보여주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특히 20~30대를 중심으로 SNS를 통한 ‘인증 문화’가 확산되면서 감각적인 병 디자인과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전통주가 새로운 소비층의 관심을 받고 있다. 양조장을 직접 찾아 제조 과정을 체험하고, 지역 음식을 곁들여 즐기는 체험형 관광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전통주가 단순한 주류가 아니라 여행의 목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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