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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메모리 질주' 역대 최대 실적 삼성전자…글로벌 리더 재확인

입력 2026-07-30 11:20:20 | 수정 2026-07-30 11:28:38
배소현 기자 | kei_05219@mediapen.com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을 발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HBM(고대역폭메모리)과 서버용 D램 판매 확대가 반도체 사업의 성장을 이끌며 전사 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하반기에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HBM4 공급 본격화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스마트폰과 가전 등 완제품 사업의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사업 부문별 실적에는 온도차가 나타났다.

3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71조4995억 원, 영업이익은 89조4924억 원으로 각각 전분기 대비 28.1%, 56.4% 증가했다./사진=미디어펜



3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71조4995억 원, 영업이익은 89조4924억 원으로 각각 전분기 대비 28.1%, 56.4% 증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30%, 영업이익은 1813.8%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실적을 견인한 것은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었다. DS는 2분기 매출 127조5000억 원, 영업이익 89조2000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영업이익률은 69.9%로 전사 영업이익의 99.7%를 책임했다.

특히 메모리 사업은 HBM과 D램, 낸드플래시 판매 확대에 힘입어 매출 120조8000억 원을 기록했다.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하이퍼스케일 고객사를 중심으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가격 상승도 실적을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2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분기 대비 40% 중반, 낸드는 60% 후반 상승했다고 밝혔다. 비트 출하량은 D램이 10% 초반, 낸드가 한 자릿수 증가했다.

HBM 사업도 성장 속도를 높였다. 삼성전자는 HBM4 본격 공급에 힘입어 HBM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약 1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HBM4 매출은 전분기 대비 3배 이상 늘고, 하반기에는 HBM4가 전체 HBM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고객사별 HBM4 평가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삼성전자는 1c 나노 생산능력 확대와 수율 개선을 바탕으로 공급량을 늘리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전체 D램 시장점유율과 비슷한 수준의 HBM 시장점유율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내년 HBM 공급 협의도 주요 고객사들과 마무리했으며 HBM4E 역시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반면 완제품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DX는 2분기 매출 48조 원, 영업손실 8000억 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네트워크 사업부 역시 매출은 33조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7000억 원대로 적자 전환했다.

갤럭시 S26 시리즈와 A시리즈 판매 호조로 외형은 성장했지만 메모리와 주요 부품 가격 상승이 수익성을 크게 끌어내렸다.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평균판매가격은 높아졌지만 원가 상승분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했다.

생활가전도 에어컨 성수기 효과로 매출은 늘었으나 비용 부담 증가로 이익이 감소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는 신규 제품 판매와 대형 스포츠 이벤트 수요 대응으로 전년 대비 실적이 개선됐지만 DX 전체의 적자를 막지는 못했다.

다만 DX 부문은 상반기 누적 매출이 100조7000억 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조 원을 넘어섰다. 제품 판매와 외형 성장은 이어졌지만 원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 "2028년까지 공급 부족"… HBM4·평택 투자로 대응

삼성전자는 메모리 수요 강세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AI 서버에 이어 일반 컴퓨팅 서버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면서 증산 노력에도 수요 증가 속도가 공급을 웃돌고 있다는 판단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모바일과 PC 응용처에서 가격 인상으로 인한 일부 수요 둔화가 관측되고 있지만, 서버 D램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고대역폭메모리(HBM) 추가 수요 증가 속도가 이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며 “내년 수요 대비 공급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 명확해 보인다”고 밝혔다.

신규 공장 건설부터 웨이퍼 생산까지 3년 이상이 걸리는 만큼 공급 부족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삼성전자는 “증설을 통한 공급 확대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2028년까지 큰 폭의 공급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2027년에는 공급 부족이 더욱 심화되고, 이러한 상황은 2028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수요처도 기존 반도체·클라우드 기업에서 AI 모델 개발사로 넓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일부 프런티어 AI 모델 업체들은 필요한 클라우드 인프라를 확보하지 못하자 삼성전자에 메모리 직접 구매 의향을 전달하고 다년 공급계약을 요청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수요를 일정 수준 보장할 수 있는 고객을 중심으로 장기공급계약(LTA) 조건을 협상하고 있다. 다년 계약을 통해 수요 가시성을 높이고 메모리 업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지던 사업 구조를 안정적으로 바꾼다는 구상이다.

투자도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시설투자에 총 16조8000억 원을 집행했다. 이 가운데 DS 부문 투자만 15조4000억 원에 달했다. 메모리는 평택 신규 팹을 중심으로 AI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늘렸고, 파운드리는 미국 테일러 공장 가동을 위한 투자를 본격화했다.

파운드리도 AI·고성능컴퓨팅(HPC)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다. AI·HPC 매출 비중은 지난해 10% 후반에서 올해 30%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하반기 선단공정 매출 비중은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2나노 2세대 모바일 제품과 4나노 4세대 대형 고객 제품 양산도 시작한다.

삼성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 파운드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HBM 베이스다이 판매도 미국과 중국 주요 고객사를 중심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DX 부문은 하반기에도 부품 가격 상승과 스마트폰 수요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6 울트라와 Z 폴드8 울트라 등 최상위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판매·구매·개발 전반의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하락을 방어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반도체 수요 강세가 이어지면서 전사 실적의 성장 모멘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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