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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믿고 ETF 맡겼더니 수수료 7배 넘게 뜯겼다"…금감원, 소비자경보 발령

입력 2026-07-30 16:51:40 | 수정 2026-07-30 16:51:31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증시 성장세에 힘입어 은행권에서 취급된 상장지수펀드(ETF) 신탁 거래가 급증하는 가운데, 잘못된 투자 설정으로 수수료를 과도하게 지불하는 투자자들이 속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선취수수료와 낮은 목표수익률 설정의 조합으로 은행이 고객 최적 신탁수수료 대비 7배 이상의 수수료를 수취한 것으로 나타나 당국이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금융소비자가 ETF를 거래할 때 투자기간에 따라 적합한 수수료를 선택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국내 증시 성장세에 힘입어 은행권에서 취급된 상장지수펀드(ETF) 신탁 거래가 급증하는 가운데, 잘못된 투자 설정으로 수수료를 과도하게 지불하는 투자자들이 속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선취수수료와 낮은 목표수익률 설정의 조합으로 은행이 고객 최적 신탁수수료 대비 7배 이상의 수수료를 수취한 것으로 나타나 당국이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금융소비자가 ETF를 거래할 때 투자기간에 따라 적합한 수수료를 선택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은행권에서 ETF 신탁 거래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전 금융권에서 거래된 ETF 규모는 3290조원으로, 이 중 은행권 ETF 신탁 판매액은 전체의 2.0% 수준인 66조원에 달한다. 특히 은행권 ETF 신탁 판매액은 올들어 급증하고 있는데, 올해 3월 6조 5000억원이었던 판매액은 4월 9조 2000억원, 5월 14조 4000억원으로 거듭 급증했다. 

실제 당국이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6개 주요 은행의 해당 기간 ETF 판매액은 64조원(103만건)에 달한다. 올해 5월 판매액은 10조 80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 1조 2000억원 대비 약 8.8배 폭증했다. 이에 힘입어 은행의 ETF 신탁수수료 수익은 586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5월 수수료 수익은 1036억원으로 지난해 12월 102억원 대비 약 10.2배 폭증했다. 

은행권 ETF 신탁 거래가 그만큼 빠르게 급증하는 것인데, 거래 급증에 따라 소비자 피해도 나오고 있다. 당국이 확보한 은행권 ETF 신탁 거래 특징을 살펴보면 △과도한 단기매매 심화 △매매 행태・목적에 맞지 않는 신탁수수료 미스매칭 △투자 취약계층의 ETF 신탁 거래 증가 등이 대표적이다.

금감원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ETF 신탁 거래를 분석한 결과, 보유기간이 짧고(평균 42일) 계약횟수가 빈번(평균 누적 5.5회)하는 등 단기매매 경향을 띄었다. 보유기간의 경우 1개월 미만이 62.7%, 3개월 미만이 85.9%, 6개월 미만이 94.6% 등으로 나타났다. 10일 내의 초단기보유도 약 37.9%에 달했다. 평균 누적 계약횟수도 10회 이하가 87%에 달했다.

매매 행태·목적에 맞지 않는 신탁수수료도 문제점이다. 전체 ETF 거래의 94.6%가 6개월 내에 매도하는 단기거래인데, 단기거래에 불리한 선취수수료가 91.7%에 육박한다. 10일·1개월·3개월 내 계약 해지 건의 대부분도 선취수수료를 선택했는데, 역으로 보유기간이 길어질수록 선취수수료 선택 비중이 줄었다. 사실상 고객의 이익과 상반되는 수수료 선택이 발생하고 있다는 평가다. 선취수수료는 가입시 1% 내외로 1회를 지불하고, 후취수수료는 해지시 일할 납부하는데 연 1% 내외다. 

목표수익률이 낮은 계좌도 문제다. 목표수익률이 5% 이하로 설정된 계좌는 전체의 58.1%, 3% 이하인 계좌는 20.8%, 10% 이하인 계좌는 91.4%에 달했다. 하지만 소비자가 목표수익률을 낮게 설정할수록 잦은 매매가 발생하고, 선취수수료 선택시 수수료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투자자의 투자기회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가령 투자금 1억원을 13회에 걸쳐 ETF에 투자한다고 가정하자. 투자자가 선취수수료를 선택할 경우 후취수수료 대비 수수료 추가부담 규모는 1622만원에 달한다. 또 이에 따른 투자수익 상실분은 799만원이다. 잘못된 목표수익률 설정과 수수료 선정으로 총 2421만원을 손해본 셈이다.

특히 과도한 수수료를 수취한 사례는 큰 문제로 지적됐다. 대부분의 투자자가 선취수수료와 낮은 목표수익률을 설정했는데, 은행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신탁수수료로 3948억원을 수취했다. 하지만 금감원이 고객이 최적 신탁수수료를 선택했다고 가정하고 재산정할 경우, 은행이 받았을 신탁수수료는 545억원에 불과했다. 약 7.2배에 달하는 규모다.

같은 기간 6개 은행 ETF 신탁 고객의 매각차익은 2조 9100억원으로 은행 신탁수수료 수익은 전체의 13.6%인 3948억원에 달했다. 은행이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 발생과 무관하게 잦은 매매와 선취수수료 수취 등을 통해 고객 이익의 13.6%를 수수료로 확보한 셈이다. 

금감원은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하면서, 유의사항도 함께 공개했다.

우선 ETF 보유기간이 짧을수록 후취수수료 선택을 제안했다. 일반적으로 투자기간이 1년 이상인 경우 선취수수료를, 1년 이하일 경우 후취수수료가 유리한 만큼, 단기매매 투자자는 후취수수료를 택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낮은 목표수익률이 잦은 매매 및 수수료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경고했다. 목표수익률이 1~3%로 지나치게 낮을 경우 매매가 잦은 편이고, 수익률 대비 수수료 부담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 은행 ETF 신탁은 신탁수수료 등 거래비용이 크다는 점에서 단타 거래용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안전한 금융기관'으로 인식되는 은행에서 ETF를 가입하더라도 ETF 신탁은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서도 명심할 것을 주문했다. 

그 외 은행 신탁으로 ETF를 실시간 매매할 수 없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업계·협회 등과 TF를 구성해 ETF 포함 신탁 관련 수수료 체계, 은행 내부 성과평가(KPI) 및 판매절차 개선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자산수준·연령대 등 고객군별 투자목적·기간에 부합하는 전사적 차원의 판매 전략을 수립하고 일선 영업점에 일관되게 적용되도록 판매절차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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