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 KFC 코리아가 운영하는 타코벨이 오후 8시를 기점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캐주얼 펍'으로 변신한다. 점심·저녁 식사 시간 이후 매출이 급감하는 업계의 고질적인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주류 혜택을 제공하는 '애프터 아워' 프로모션을 앞세워 심야 틈새 수요 잡기에 나섰다.
KFC 코리아는 30일 서울 서초구 '타코벨 더강남점'에서 미디어 테이스팅 세션을 열고, 매일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주류 메뉴를 '1+1'으로 제공하는 '애프터 아워' 캠페인 전략을 소개했다. 이번 캠페인은 미국 타코벨의 독특한 브랜드 문화에서 착안해 한국 시장에 맞게 재해석한 결과물이다.
현장에 참석한 한종수 KFC 코리아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미국에서 타코벨은 맥도날드, 서브웨이 다음으로 매장 수가 많을 만큼 대중적이며 두터운 팬덤층을 보유하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주요 공연을 즐긴 뒤 타코를 즐기는 '앙코르 아워' 프로모션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를 각색해 한국 직장인들이 퇴근이나 야근 이후 간단히 맥주와 안주를 즐길 수 있는 '애프터 아워' 콘셉트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타코벨 프로모션이 적용되는 기간 동안 매일 오후 8~10시 사이에는 버드와이저 생맥주(4900원)를 주문하면 한 잔이 더 제공된다. 맥주뿐만 아니라 하이볼과 타코벨의 시그니처 메뉴인 '알코올 프리즈' 등 고마진 주류 라인업도 '1+1'으로 판매된다. 이에 어울리는 나초·타코 등 멕시칸 시그니처 메뉴가 페어링 안주로 조합된다.
고마진 주류 '알코올 프리즈'와 '하이볼'도 1+1으로 선보인다. 타코벨은 슬러시 형태의 주류 메뉴인 알코올 프리즈를 구현하기 위해 전용 기계까지 직접 개발해 도입했다. 알코올 샷을 추가하면 술로, 추가하지 않으면 음료로 즐길 수 있다.
타코벨 더강남에서만 한정 판매하는 하이볼 3종./사진=김견희 기자
프리즈 음료 제조 기계는 까다로운 주류 라이선스 취득 문제로 인해 미국 현지에서도 핵심 소수 매장에만 배치된 희소성 높은 장비다. 아울러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은 하이볼 메뉴는 상권 특성을 반영해 더강남점에서만 단독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 같은 시도는 2030세대의 '믹솔로지(술과 음료를 섞어 마시는 문화)' 트렌드 및 고물가 기조와 맞물려 성과를 내고 있다. 외식 물가 상승으로 일반 주점에서의 2차 술자리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1만 원 안팎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주류와 안주를 즐길 수 있는 '캐주얼 드링크' 수요를 선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매장에서는 체감할 만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타코벨 관계자는 "구체적인 매출 증감률은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지난 7월 프로모션 시행 이후 해당 시간대 고객 1인당 평균 결제 금액이 확연히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매장에서 직접 튀긴 바삭한 나쵸 위에 시즈닝 비프, 과카몰리, 샤워크림, 나쵸 치즈 소스를 올린 로디드 나쵸./사진=김견희 기자
현재 국내 타코벨 매장은 총 11개다. 이 중 KFC 코리아가 지난해 9월 타코벨 국내 사업에 진출하며 운영 중인 매장은 더강남점, 마곡나루점, 망원역점 등 3곳이다. 나머지 8개 매장은 캘리스코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번 '애프터 아워' 프로모션은 KFC 코리아가 운영하는 3개 직영점에서 우선 진행된다.
KFC 코리아는 이번 프로모션을 시작으로 타코벨의 브랜드 경쟁력을 끌어올려 공격적인 영토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한 CSO는 "향후 5년 내 국내 타코벨 매장 수를 40곳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어느 지역에 출점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지 다각도로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