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다섯 차례 연속 동결했지만, 금리 인상을 요구한 위원이 3명으로 늘어나고 추가 긴축 가능성도 열어두면서 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의 매파적 기조 재확인은 한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미 금리차와 환율 변동성, 국내 물가 흐름과 가계부채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하는 한은 입장에서 미국의 통화정책 경로가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연준은 29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기존 3.50~3.75%로 동결했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세 차례 연속 0.25%포인트(p)씩 금리를 인하한 이후 올해 1월부터 이번 회의까지 다섯 차례 연속 동결이다. 한국과의 금리차는 상단 기준 1.00%p다.
이번 결정은 FOMC 위원 12명 가운데 9명이 동결에 찬성했고 3명은 물가상승 위험을 이유로 0.25%p 인상을 주장했다. 지난 6월 회의에서 전원이 동결에 찬성했던 것과 달리 금리 인상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연준은 정책결정문에서 "중동 분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됐지만 경제 활동은 견조한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며 "생산성 증가와 자본 투자는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일자리 증가세는 노동력 변화에 대체로 부합하며 실업률은 거의 변화가 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은 위원회의 2% 목표치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물가 안정 의지를 재확인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느슨한 목표는 없으며 오직 2% 단일 목표만 존재한다"며 연준의 물가 안정 책무를 강조했다.
한은은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와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종우 부총재보는 전날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최근 국내 금융시장에서 AI 투자 둔화 우려 등으로 시장 불안심리가 높아진 상황에서 미 연준 통화정책, 중동 사태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확대됐다"며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 양상과 국내 금융·경제 영향을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대외 여건 변화는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은은 앞서 지난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p 인상하며 3년 6개월 만에 금리 인상에 나섰다. 당시 금통위는 반도체 중심의 경기 회복과 물가 상방 압력, 가계부채 증가세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성장세가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현송 총재도 지난 2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앞으로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물가 상승 압력의 정도,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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