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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료에 웃고 원가에 울고”…제약 빅5, 2분기 ‘성적표’ 희비

입력 2026-08-03 15:06:33 | 수정 2026-08-03 15:06:31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미디어펜=박재훈 기자]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올해 2분기 실적이 기업별 사업 구조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기술수출 성과를 거둔 기업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한 반면 일부 제약사는 도입품목 확대에 따른 원가 부담과 매출 인식 시점 변경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후퇴했다.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올해 2분기 실적이 기업별 사업 구조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사진은(왼쪽부터)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GC녹십자, 종근당 본사./사진=제미나이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종근당, GC녹십자 등 주요 제약사들의 성적표는 기술수출 마일스톤과 제품 포트폴리오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기술수출·수출 품목이 이끈 호실적…유한·한미·대웅 '방긋'

제약 빅5 중 가장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인 곳은 유한양행이다. 유한양행은 2분기 별도 기준 매출 6140억 원, 영업이익 614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4%, 34.7% 증가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실적 개선의 핵심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다. 얀센의 '리브리반트'와 병용요법이 유럽에서 상업화를 시작하면서 약 3000만 달러(약 449억 원) 규모의 마일스톤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라이선스 수익은 58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0% 이상 늘었다. 아토바미브와 로수바미브, 베믈리디 등 주력 전문의약품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며 본업 역시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한미약품은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4672억 원으로 29.3%, 영업이익은 1311억 원으로 116.9% 증가했다. 일라이 릴리와 체결한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기술수출 계약금이 실적에 반영된 영향이 컸다. 

아울러 한미약품은 R&D(연구개발) 투자도 확대했다. 2분기 R&D 비용은 603억 원으로 매출의 12.9%를 차지하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기조를 유지했다.

대웅제약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별도 기준 매출은 4002억 원으로 10.0%, 영업이익은 771억 원으로 23.4%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81% 급증했다.

이번 실적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가 견인했다. 2분기 나보타 수출 매출은 94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성장했으며, 출시 이후 누적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고마진 품목 비중이 확대되면서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17.2%에서 올해 19.3%로 개선됐다.

◆종근당·GC녹십자, 구조적 부담 아닌 '시점'이 실적 영향

반면 종근당과 GC녹십자는 외형적인 성장을 했지만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종근당은 별도 기준 매출이 4754억 원으로 10.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99억 원으로 10.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지난해 5.16%에서 올해 4.18%로 낮아졌다.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대웅제약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등 공동판매 품목이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도입 품목 특성상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여기에 자회사 종근당바이오도 영업손실 50억 원을 기록하며 연결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GC녹십자는 연결 기준 매출 4212억 원, 영업이익 1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8%, 93.8% 감소하며 제약 빅5 중 가장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GC녹십자는 이번 실적이 구조적인 부진보다 일회성 요인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올해 3월 GC녹십자웰빙을 GC녹십자홀딩스에 매각하면서 연결 대상에서 제외됐고 세계보건기구(WHO) 지정 기관의 독감 유행 균주 표준품 확보 일정이 늦어지면서 통상 2분기에 반영되던 독감백신 원액 매출이 3분기로 이연됐다.

GC녹십자에 따르면 해당 물량은 7월 중 모두 출하를 마쳤으며 3분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알리글로'도 2분기 매출 405억 원을 기록해 전분기보다 약 10% 성장했으며 자회사 GC셀 역시 2년 만에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 시즌이 단순한 외형 경쟁보다 사업 구조의 차이를 보여준 분기였다고 평가한다. 기술수출 마일스톤과 고수익 자체 제품을 보유한 기업은 높은 수익성을 기록한 반면 도입 품목 비중이 높거나 매출 인식 시점이 변동된 기업은 실적 변동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약업계에서는 기술수출 계약과 글로벌 품목 확대가 실적을 좌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다만 마일스톤 수익은 일회성이 강한 만큼 하반기에는 본업 경쟁력과 제품 포트폴리오가 기업 가치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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