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권이 '인공지능 에이전트(AI agent)' 도입으로 업무혁신을 꾀하고 있다. 부동산담보대출의 필수 과정으로 꼽히는 감정평가를 AI로 대체하는가 하면, 기업대출의 심사를 AI 기반으로 개편하고 있다. 또 개발자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던 IT 개발 전 과정을 AI로 대체하면서 업무효율화에도 성공하는 모습이다. 단순 반복되는 업무는 AI에게 맡기고, 실무자는 판단·결정에 집중함으로써 인공지능 전환(AX) 시대를 맞이하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권은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복잡했던 업무를 AI에게 맡기고, 실무자는 판단·결정에 집중하도록 업무를 개편하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AI 에이전트는 사람을 대신해 특정 업무를 처리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지칭한다. AI가 단순 질문에 답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AI 에이전트는 목표를 알려주면 필요한 과정을 스스로 계획하고 실제 업무까지 대신 처리한다. 이를 통해 실무자는 다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금융권이 '인공지능 에이전트(AI agent)' 도입으로 업무혁신을 꾀하고 있다. 부동산담보대출의 필수 과정으로 꼽히는 감정평가를 AI로 대체하는가 하면, 기업대출의 심사를 AI 기반으로 개편하고 있다. 또 개발자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던 IT 개발 전 과정을 AI로 대체하면서 업무효율화에도 성공하는 모습이다. 단순 반복되는 업무는 AI에게 맡기고, 실무자는 판단·결정에 집중함으로써 인공지능 전환(AX) 시대를 맞이하는 모습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신한은행은 업계 최초로 부동산담보대출 심사에 필요한 감정평가서의 점검업무를 AI 에이전트로 대체했다. 감평서는 부담대 심사 과정에서 담보가치 등을 확인할 때 활용되는 필수 자료인데, 대출심사 직원이 주요 기재사항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신한은행은 이 같은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감평서 내용을 인식하고, 주요 항목 간 정합성과 추가 확인이 필요한 사항을 분석하는 'AI 점검 에이전트'를 개발했다. 본부 담당 직원은 이를 통해 도출된 점검 결과를 재확인하고, 최종적으로 검토·판단을 내린다. 신한은행이 자체 측정한 결과, 감평서 한 건당 점검 소요시간은 기존 대비 약 70% 단축됐고, 하루 처리 가능한 업무량도 약 3배 늘었다.
NH농협은행은 기업대출 심사업무를 신속·정교하게 지원하는 'AI 기반 PASS 심사체계'를 구축했다. 새 체계는 △본심사 수준의 정확도를 갖춘 사전심사 프로세스 △사전심사 중 AI가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주는 마케팅포인트 △기업 심사보고서 작성 자동화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심사 담당자는 반복적인 문서 작성 업무를 줄이고, 심사의 전문성과 고객 맞춤형 금융지원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기업 고객도 사전심사 단계에서 대출 가능성과 주요 검토사항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금융지원 소요 시간을 줄이게 됐다.
우리은행은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신용·부채·소비 상태를 종합 진단하고, 연령대별 맞춤형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는 'AI포용채무진단' 서비스를 출시했다. 단순 대출조회 외에도 마이데이터와 대형언어모델(LLM)을 결합해 고객이 자신의 부채 상태를 쉽게 이해하고 개선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게 특징이다. 고객은 이를 통해 자신의 부채 상태를 직관적으로 확인하고, AI가 제공하는 개인별 맞춤 진단 리포트를 제공받을 수 있다.
IT 개발 전 과정을 AI 에이전트로 대체하며 업무혁신에 나서는 곳도 나오고 있다.
KB금융은 'KB 위드 AI' 전략에 따라 AI와 함께 일하는 문화로 AX를 가속화하고 있다. 'KB 데이비스(DAVIS)'와 'AI Dev 센터'는 KB금융의 대표 AI 적용 사례로 꼽힌다. KB 데이비스는 일상 언어로 질문하면 AI가 필요한 데이터를 찾아 분석하고 시각화한 보고자료까지 제공하는 개인화된 AI 데이터 분석 에이전트다. 복잡한 데이터 분석 과정을 자동화해 누구나 손쉽게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AI Dev 센터는 AI 에이전트가 개발 모든 과정에 참여하는 새로운 통합 개발 환경으로, 개발자가 요구사항을 제시하면 복수의 AI 에이전트가 설계와 코드 작성, 테스트 등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개발자는 결과를 검증하고 품질을 관리하는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케이뱅크도 IT 개발 전 과정을 에이전틱 AI로 대체하며 업무 혁신에 나섰다. 케뱅은 에이전틱 AI를 활용해 코드 작성과 시스템 분석, 개선 제안 등 개발 전 과정을 지원하도록 구현했다. 개발자가 구현하려는 서비스 기능을 입력하면 필요한 코드를 생성하고, 기존 서비스의 개선점을 묻거나 코드 점검을 요청하면 시스템 구조를 분석해 개선 방향도 제시한다. 특히 에이전틱 AI를 사내망 환경에 구축해 담당자 정보, 내부 규정, 개발 표준, 업무 양식 등 다양한 사내 시스템과 연계된 정보도 활용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향후 케뱅은 사내 시스템 활용 범위를 확대해 에이전틱 AI를 개발과 협업 전반을 지원하는 통합 AI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 같은 금융권의 AI 에이전트 활용은 앞으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KB경영연구소가 펴낸 'AI 시대, 인재상이 변하고 있다'에 따르면 AI는 인간의 역할을 '실행'에서 '판단과 조율'로 전환하고 있다. AI가 정보 탐색, 자료 요약, 문서 작성, 데이터 분석 업무 등 반복적·정형화된 인지 업무에 대체되고, 인간은 △맥락적 의존성 △도덕적 책임과 윤리적 판단 △감정적 진정성 및 사회적 상호작용 △창의적 비약 등에 집중하는 식이다. 비교우위적 관점에서 각자의 장점에 집중해 업무효율화를 꾀하는 것이다.
전아영 KB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업은 정보 처리·문서 작성·데이터 분석·리스크 계량 등 정보 기반 업무 비중이 높아, 생성형 AI의 적용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 산업"이라면서도 "동일 데이터에 대해 고객의 상황과 목적에 따라 최적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 인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연구위원은 "(금융권은) '기술 자동화'에서 '인간 고유의 역할 집중'으로 프레임을 전환하고, 인간 중심의 리스킬링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한다"며 "인간 고유 역량과 AI시대 정합성이 있는 구조화된 평가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