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올여름 극장가를 둘러싼 할리우드 대작들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거세게 달려가고 있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이하 '스파이더맨 4')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가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지난달 29일 먼저 포문을 연 '스파이더맨 4'는 개봉 일주일 만에 400만 관객을 가볍게 돌파하며 거침없는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거장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가 5일 개봉하며 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간의 맞대결리 시작됐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블록버스터 '오디세이'가 개봉하면서 일주일 앞서 개봉한 '스파이더맨 4'와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사진=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초반 예매 수치만 놓고 본다면 한 주 앞서 개봉일 예매량 90만 장을 찍었던 '스파이더맨 4'가 기세등등하게 앞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개봉 당일인 5일 오전 7시 기준 '오디세이'의 예매량은 56만 7000여 장(예매율 47.1%)으로, 같은 날 33.2%에 그친 '스파이더맨 4'를 누르고 실시간 예매율 1위에 올랐지만 단순 수량 면에서는 강력한 팝콘 무비인 '스파이더맨 4'에 비해 열세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영화계 안팎에서는 단순한 흥행 속도를 넘어선 '작품의 깊이와 완성도'에서 '오디세이'가 선사할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킬링타임용 오락 영화의 한계를 넘어 스크린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예술적 체험을 갈망하는 관객들에게 '오디세이'는 대체 불가능한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오디세이'는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맷 데이먼 분)가 고국 이타카로 돌아가는 험난한 여정을 다룬 작품으로,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오디세이아'를 거장의 시선으로 재해석했다.
특히 영화 역사상 최초로 전 분량을 아이맥스(IMAX) 필름 카메라로 담아내며 괴물 키클롭스와 지하 세계, 거대한 폭풍우 등 그리스 신화의 장엄한 세계관을 차원이 다른 비주얼과 압도적인 음향으로 구현해 냈다.
여기에 단순한 볼거리에 그치지 않고 전쟁을 마주한 인간의 고뇌와 20년을 기다린 왕비 페넬로페(앤 해서웨이)의 절절한 내면을 심도 있게 포착해 내며 '역시 놀런'이라는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맷 데이먼과 앤 해서웨이를 필두로 톰 홀랜드, 로버트 패틴슨, 젠데이아, 샬리즈 세런 등 아카데미급 명품 배우들이 펼치는 열연은 작품의 격을 한 차원 높인다.
오락성이 짙은 전형적인 팝콘 무비인 '스파이더맨 4'가 이미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어 상대적으로 '오디세이'가 열세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놀런 감독과 맷 데이먼, 그리고 샤를리즈 테론까지 내한한 '오디세이'는 국내 팬들에게 '내한 어드벤티지'를 어필하고도 있다./사진=미디어펜
흥미롭게도 '스파이더맨 4'의 타이틀롤인 톰 홀랜드가 '오디세이'에서는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로 등장해 색다른 연기 대결을 관람하는 재미도 선사한다.
또한 개봉에 맞춰 놀런 감독과 맷 데이먼, 샤를리즈 테론 등 주역들이 직접 한국을 찾아 훈훈한 친한파 행보와 폭발적인 화제성을 더한 점도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는 강력한 무기다.
북미 개봉 한 달 만에 전 세계 흥행 수익 9억 달러(약 1조 2000억 원)를 돌파하며 이미 글로벌 평단과 관객 검증을 마친 '오디세이'는, 단순한 흥행 질주를 넘어 관객들에게 오래 남을 진정한 영화적 감동을 선사하며 올여름 극장가의 최종 승자로 안착할 준비를 마쳤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