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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가 띄운 LFP 배터리…소재 3사 엇갈린 캐즘 돌파구

입력 2026-08-13 14:55:51 | 수정 2026-08-13 14:55:42
김동하 기자 | rlacogk@mediapen.com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국내 배터리 양극재 3사(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비엠·엘앤에프)가 전기차 시장의 수요 정체(캐즘)를 돌파하기 위해 리튬인산철(LFP)·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소재 전략 재정비에 사활을 걸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국내 양극재 기업들이 저렴하고 수명이 긴 LFP 시장 진출 및 차세대 기술 확보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들 3사는 지난 2분기 엇갈린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하반기에는 신규 수주 물량 확대와 생산시설의 실질적인 가동률 상승이 수익성 회복을 판가름할 핵심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엘앤에프플러스 전경./사진=엘앤에프 제공



◆ 엘앤에프·포스코퓨처엠, 수주 바탕으로 LFP 양산 '가속'

LFP 양극재 시장에서 대규모 양산 체제를 구축한 곳은 엘앤에프다. 엘앤에프는 자회사 엘앤에프플러스를 통해 대구 공장에서 LFP 양산라인 시제품을 이미 출하했으며 3분기부터 북미 ESS 시장을 겨냥한 본격적인 물량 공급에 착수했다. 북미 지역 고객사 수요가 당초 계획을 크게 웃돌면서 올해 LFP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 3000톤에서 5000톤 이상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엘앤에프의 고객사 다변화 전략도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와 약 1조6000억 원 규모의 중장기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미국 배터리 기술기업 코어셸 테크놀로지와도 중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ESS를 넘어 모빌리티와 국방 분야로까지 활용처를 넓혔다. 이를 기반으로 오는 2027년까지 피노·CNGR과 합작한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를 통해 연간 5만 톤 이상의 압도적인 LFP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북미 ESS 수요 폭증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LFP 장기 공급 계약을 이끌어냈다. 최근 유력 배터리 업체와 2027년부터 2032년까지 6년간 19만 톤 이상의 LFP용 양극재를 공급하기로 전격 합의했으며 3분기 중 세부 조건을 확정해 정식 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기 위해 포항 공장의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라인 일부를 LFP용으로 전환 완료했다.

아울러 포스코퓨처엠은 고객사 시제품 인증을 마치는 대로 연말부터 본격적인 양산 공급을 시작한 뒤 독자적인 원가 절감 공법을 도입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내재화해 확보한 제철 부산물(산화철)과 아르헨티나 염호 리튬을 생산 공정에 직접 활용하는 신공법을 통해 거센 저가 공세를 펼치는 중국 기업들을 압도할 수 있는 원가 경쟁력을 단기간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 에코프로비엠, 삼원계 원가 혁신 및 차세대 전고체 정조준

경쟁사들과 달리 에코프로비엠은 기존 주력 사업인 하이니켈 삼원계(NCM) 배터리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차세대 신소재 개발에 상대적으로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다. 삼원계 배터리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높은 생산 단가를 극복하기 위해 내년 2분기 가동을 목표로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BNSI) 지분 39% 인수를 추진하며 핵심 광물 공급망 내재화에 나섰다.

원재료 단계부터 생산으로 이어지는 확고한 밸류체인을 자체적으로 구축해 제조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하반기에는 연산 5만4000톤 규모의 헝가리 공장 가동을 본격화한다. 지난 6월 첫 번째 라인을 가동한 데 이어 9월 두 번째 라인을 가동함으로써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신차 출시 일정에 발맞춰 현지 삼원계 배터리 수요를 확고히 선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더불어 에코프로비엠은 2027년 상용화 양산을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 시장을 겨냥한 차세대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황화물계 고체전해질과 이에 최적화된 고체전해질용 양극재를 동시에 개발하는 풀 밸류체인 구축에 나섰으며 코발트프리 망간리치(LMR) 양극재 역시 양산을 위한 최종 검증 단계에 진입하는 등 차세대 프리미엄 소재 시장의 주도권을 다지고 있다.

◆ 2분기 흑자 일회성 '착시'…하반기 실질적 가동률 상승이 '관건'

배터리 소재 3사가 각각의 시장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수익성 회복을 확언하기에는 여전히 이르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올해 2분기 엘앤에프와 포스코퓨처엠이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이는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른 원료 재고평가이익 등 일회성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결과일 뿐 전방 산업의 근본적인 수요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스코퓨처엠의 2분기 배터리 소재 사업 영업이익 25억 원 중 약 100억 원이 재고평가이익에 기인했다. 전기차 수요 부진 여파를 맞은 에코프로비엠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3.2% 급감한 180억 원에 그치며 역성장을 기록했다. 신규 사업인 LFP 양산 초기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고정비 부담과 기존 삼원계 라인의 가동률 하락 역시 3사가 하반기에 공동으로 짊어져야 할 재무적 부담으로 지적된다.

결국 하반기 이후 양극재 3사의 실적은 신규 수주 물량 확대가 생산시설의 실질적인 가동률 상승으로 직결될 수 있는지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ESS 시장을 중심으로 한 LFP 채택과 중장기적인 전고체 배터리 등 배터리 소재 시장이 재편기에 접어들었다"며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을 딛고 새로운 수요처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선점하느냐가 실적 턴어라운드의 핵심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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