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 글로벌 패션 제조사개발생산(ODM) 기업 한세실업이 질적 성장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하반기 중미 과테말라 생산기지 가동으로 초격차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김익환 한세실업 부사장이 지난달 8일 서울 강남구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섬유패션클럽에서 '퓨처 웨어 미디어 데이(Future Wear Media Day)'를 개최하고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사진=김견희 기자
21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세실업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5616억 원, 영업이익은 193% 급증한 361억 원을 기록했다. 시장 컨센서스(전망치)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4%, 영업이익은 96% 상회했다.
이번 호실적을 두고 외형은 물론 질적 성장도 동시에 이뤘다는 시장의 평가가 따른다. 그간 OEM 업계의 실적 방어가 고환율과 판가 인상(단가)에 의존했다면, 한세실업의 이번 분기는 월마트, 타깃 등 대형 마트 바이어들의 주문 회복에 따라 실제 출하 수량이 한 자릿수 중후반대로 늘어났다.
자체 원단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칼라앤터치의 2분기 매출액 역시 114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폭증했으며, 외부 거래 비중을 9.1%p 끌어올리며 독자적인 수익 창출력을 입증했다.
◆ 하반기 과테말라 공장 가동...'초격차' 확보
업계에서는 한세실업의 이번 수익성 반등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적 리스크를 털어낼 대규모 생산 기지 가동이 하반기에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한세실업은 그간 전체 매출의 약 90%를 미국에서 올리면서도 생산 거점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집중돼 있어 미국의 수입 관세 정책에 매우 취약한 구조였다. 실제로 지난해 관세 인상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원자재(면화·합성섬유) 가격 급등으로 직격탄을 맞아 과거 8~9%를 유지하던 영업이익률이 4%대까지 급락하는 부침을 겪기도 했다.
하반기부터 순차 가동에 들어가는 중미 과테말라 신규 생산 거점은 이 같은 고질적인 수익성 하락 고리를 끊어낼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오는 10월 과테말라 미차토야의 칼라앤터치(원단 제조·염색) 공장 시가동에 들어간다. 오는 12월에는 원사 제조 공장도 가동할 예정이다.
지난달 8일 서울 강남구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섬유패션클럽에서 '퓨처 웨어 미디어 데이(Future Wear Media Day)'에서 로봇이 한세실업의 의류를 입고 춤을 추고 있다./사진=김견희 기자
특히 과테말라 거점이 완성되면 실은 물론 원단, 봉제까지 100% 자체 해결하는 수직계열화가 구축된다. 이와 함께 미국과 인접한 니어쇼어링 효과로 물류비 축소와 납품 기일 단축도 가능하다. 또 미국, 중미 자유무역협정(CAFTA-DR)의 얀 포워드(Yarn-Forward) 규정에 따라 과테말라에서 뽑은 실로 만든 의류는 낮은 관세 혜택(10%)을 받을 수도 있다.
시장에선 이러한 요소가 글로벌 바이어들의 오더를 선점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세실업은 현재 에이치엔앰(H&M) 칼하트, 갭, 올드네이비, 타깃 월마트 의류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 '애국 DNA' 잇는 기업...하반기 실적 전망도 '맑음'
증권가에서는 한세실업의 올해 연간 매출액을 전년 대비 9% 증가한 2조1200억 원, 영업이익은 47% 늘어난 1230억 원으로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2028년까지 주당 최소 600원을 보장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 중으로, 이는 지난 21일 종가 기준 7%에 달하는 고배당 수익률이다.
대를 이어 온 '애국기업'으로서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행보도 기업 가치를 뒷받침하고 있다.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의 외조부이자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의 진외증조부인 남저(南樗) 이우식 선생은 일제강점기 백산무역주식회사를 통해 상해 임시정부에 막대한 독립자금을 조달했던 대표적 독립운동가다.
한세실업은 이 같은 선대의 호국 정신을 이어받아, 이달 중순 광복 81주년을 맞아 진행된 기부 마라톤 '2026 815런'에 후원 기업으로 참가해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 개선에 앞장서기도 했다.
이혜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소 주당배당금(DPS) 600원 정책을 유지해 배당수익률은 약 6.8% 수준이 예상되는 만큼 주가 변동성은 완화될 수 있다"며 "본격적인 기업가치 재평가는 과테말라 원단 공장이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