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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시대…노사문제, 사법리스크에 재계도 긴장하는 까닭은?

입력 2026-08-25 14:04:52 | 수정 2026-08-25 15:38:12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미디어펜=조우현 기자]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한 수사 구조 개편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재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고 수사 기능이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이관되는 변화 속에서 수사 창구 분산과 사전 검증 장치 부재가 기업 경영에 독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10월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할 예정이다. 개정된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서, 향후 중대 범죄 수사는 행정안전부 산하 중수청이 전담하고 기존 일반 수사는 경찰이 맡는다. 또 기소 및 영장 청구 업무는 법무부 소속 공소청이 담당하는 구조로 재편된다.

서울 서초지방법원 전경.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성과급 협약 배임 고발부터 IPO·기술 유출까지 경찰 수사선상

수사 체계 개편에 따라 사법 리스크에 대응하는 재계의 셈법도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노사 합의부터 투자 결정에 이르기까지 기업 활동 전반이 수사기관의 직접적인 사정권에 노출되는 현상이 이미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등 소액주주 단체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표이사를 상대로 성과급 노사 합의를 문제 삼아 경찰에 ‘특경법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고, 270조 원대의 주주환원을 요구하며 경찰 조사가 진행된 사건이 대표적이다. 노사 자율 협상 영역마저 형사 책임의 대상이 되는 실정이다.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 역시 수사기관의 칼날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기업공개(IPO) 과정 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수사,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의혹 관련 장기 경찰 수사 등 대형 기업 이슈들이 모두 경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여기에 국정원 첩보 등을 바탕으로 한 산업기술 유출 사건 역시 검찰 인지수사에서 중수청 전담으로 이관을 앞두고 있어, 초기 수사의 골든타임을 놓치거나 고강도 수사가 남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 “최소한의 사전 검토 사라져… 영장 발부 불확실성 극대화”

법조계에서는 검찰이라는 단일 통로가 상실되고 법리적 검증 장치가 사라지는 점을 가장 큰 위험 요소로 꼽는다. 과거에는 검찰이 수사 초기 단계에서 영장 청구 여부와 법리적 타당성을 정밀하게 검토하는 ‘1차 저지선’ 역할을 했으나, 수사권 개편으로 이러한 최소한의 필터링 기능이 마비됐다는 지적이다.

황성욱 변호사는 “기존 검찰 수사 체제에서도 영장 제도는 단독 판사가 결정하는 구조라 논란이 많았는데, 이제는 검찰의 최소한의 사전 검토조차 없어졌다”며 “사전 심사 기능이 사라지면서 기업 입장에서 영장 발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전보다 훨씬 커졌다”고 지적했다.

수사 주체의 다변화에 따른 법무 비용 증가도 실체적인 부담이다. 기존에는 검찰이라는 단일 창구만 상대하면 됐으나, 앞으로는 경찰, 중수청, 금감원, 노동부 등 다양한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을 동시다발적으로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일수록 기관별 대응 리소스와 법률 비용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할 수밖에 없다.

◆ “수사 지연으로 리스크 방치… 경영 마비와 글로벌 피해”

학계에서는 수사권 분리로 인한 수사 지연이 기업 경영판단을 근본적으로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진단한다. 수사와 기소 분리에 따른 기관 간 협의 절차 증가, 경찰의 사건 처리 부담 급증이 맞물리며 수사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경찰의 사건 처리 부담 급증과 수사·기소 분리로 인한 기관 간 협의 절차 증가로 수사 기간이 대폭 길어질 수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 수사 지연은 사법 리스크가 장기간 방치됨을 의미하며, 결과적으로 투자 및 신사업 추진 등 주요 경영 결정이 마비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쿠팡이나 하이브의 사례처럼 경찰 수사가 장기화될 경우, 사법 리스크가 해외 투자자 관계 악화나 외교적 마찰로 비화하는 2차 피해도 현실화되고 있다. 사법 리스크를 예측할 수 있는 장치가 사라지면서, 재계 전체가 더욱 극심한 불확실성에 노출됐다는 토로가 나오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수사기관의 다변화와 사법적 통제 장치 부재 속에서 사법 리스크의 장기화는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고사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경영 판단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무분별한 형사 수사를 절제하는 사법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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