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초대형 투자은행(IB)의 전유물인 종합투자계좌(IMA) 시장 선점을 두고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금리 환경 변화에 발맞춰 성과보수 기준수익률을 상향하고 판매 채널을 확장하는 등 자금 유치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자기자본 8조원을 넘어선 후발 증권사들과 발행어음사업 신규 인가를 노리는 대형사들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증권업계 판도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초대형 투자은행(IB)의 전유물인 종합투자계좌(IMA) 시장 선점을 두고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IMA 인가를 취득한 3개 대형 증권사의 합산 누적 모집액은 3조6000억 원을 넘어섰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8일부터 25일까지 2000억원 한도로 '한국투자 IMA S6'의 모집을 진행하며 누적 조달액 약 2조8000억원을 기록해 시장 점유율 1위를 굳히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증권사 지점뿐만 아니라 시중은행 모바일 앱 등으로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며 리테일 자금을 빠르게 흡수 중이다.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추격세도 매섭다. NH투자증권이 지난 18일 출시한 1200억원 규모의 'N2 IMA1 중기형 3호'는 성과보수 기준수익률을 기존 연 4.0%에서 연 4.5%로 상향하자마자 모집 개시 하루 만에 한도를 채우며 조기 완판됐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의 누적 모집액은 5200억원으로 늘어났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1000억원 규모의 '미래에셋 IMA 4호' 모집에 돌입했다. 앞서 출시한 1~3호가 잇따라 완판된 데 힘입어 이번 4호 상품은 만기 3년 실적배당형에 기준수익률을 연 5.0%까지 높여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누적 모집액은 3000억원을 넘겼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 예탁금을 받아 기업금융(기업대출, 회사채, 메자닌 등) 관련 자산에 70% 이상 운용하고 성과를 배당하는 계좌를 말한다. 만기까지 유지 시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원금 지급 의무를 부담하기 때문에 안정성과 고수익을 동시에 노리는 투자 수요가 대거 몰리고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발행어음과 IMA를 합산해 자기자본의 최대 300%까지 장기 투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대규모 기업금융 딜을 주도할 '실탄'을 확보할 수 있다.
IMA 시장의 열기가 고조되면서 '2막'을 준비하는 후발 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우선 가장 유력한 차기 주자는 KB증권이다. KB증권은 올해 초 모회사인 KB금융지주로부터 1조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지원받아 자기자본을 8조원 중반대로 끌어올렸다. 종투사 지정 후 단계별 영위 요건과 자기자본 기준을 충족한 만큼, 내부 전산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점검하며 적정 시점에 IMA 인가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발행어음(자기자본 4조원 이상) 라이선스를 보유한 나머지 대형 증권사들도 IMA 진입을 중장기 목표로 설정한 상태다. 현재 발행어음 인가를 보유한 7개사(미래에셋·한국투자·NH·KB·신한·하나·키움) 중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 키움증권 등은 자본 확충과 발행어음 잔고 확대를 통해 8조원 진입 기반을 다지고 있다.
아직 발행어음 인가를 받지 못한 대형사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 등은 이미 자기자본 4조원 요건을 훌쩍 넘긴 상태다. 금융당국의 기업금융 활성화 기조에 맞춰 연내 발행어음 인가 신청을 검토 중이다. 발행어음 사업을 통해 조달 기반(자기자본의 200%)을 다진 뒤 자기자본 8조원을 달성해 단계적으로 IMA까지 진출하겠다는 계획이 예상된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IMA는 증권사의 조달·운용 규모를 획기적으로 넓혀주는 핵심 사업"이라며 "모험자본 공급 의무 및 부동산 쏠림 완화 규제에 대응하면서 우량 자산을 얼마나 발굴해내느냐가 향후 증권사별 수익률과 인가 경쟁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