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현장 안전관리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대표이사가 직접 현장을 살피면서 안전을 우선하는 경영 기조를 명확히 전달하고, 개선을 주문하는 등 관리 조직의 실행력을 높이는 데 힘을 싣고 있다. 경영진의 적극적인 행보가 기업 전반의 안전문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장 안전을 둘러보고 있는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 윗줄 왼쪽부터 이강석 대우건설 대표, 박상신 DL이앤씨 대표, 허윤홍 GS건설 대표, 정경구 IPARK현대산업개발 대표./사진=각 사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강석 대우건설 신임 대표는 취임 후 첫 현장 일정으로 양주역 푸르지오 센터파크를 찾았다. 이 대표는 현장 주요 현안을 보고받고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했다. 취임 직후 첫 행보부터 현장 안전을 챙기면서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는 경영 방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도 지난 1일 천안 성성 현장을 찾아 안전관리 실태를 세세히 들여다봤다. 이날 박 대표는 현장 곳곳의 작업환경과 휴게시설 등을 확인하고 폭염 속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현장 관계자들에게는 폭염 상황에서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근로자 건강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허윤홍 GS건설 대표 역시 현장 안전 경영에 진심인 리더다. GS건설은 지난해 1월부터 허윤홍 대표를 비롯한 전 사업본부 임원들이 매월 첫째 주 목요일 국내 현장을 찾아 위험요인을 점검하는 '안전점검의 날'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정경구 IPARK현대산업개발 대표도 지난 5월 당진화력-신송산 1차 전력구 공사 현장을 향해 현장 관리 상황을 둘러봤다.
건설사 수장들이 현장 안전관리에 직접 나서는 배경에는 건설업의 높은 재해 위험이 자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2025년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는 605명이었다. 이 가운데 건설업 사망자는 286명으로 전체의 47.3%를 차지했다. 전년 276명보다 10명(3.6%) 늘어난 수치다.
안전사고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요소다.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수습과 재발 방지에 필요한 비용뿐 아니라 작업중지 등에 따른 공기 지연과 공사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발주처와의 신뢰가 떨어지고 향후 수주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 훼손까지 감안하면 안전사고는 개별 현장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중대한 경영 리스크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CEO의 현장 방문은 안전에 대한 경영진의 관심과 의지를 현장에 직접 전달하는 효과가 있다. 최고경영자가 직접 현장을 찾아 위험요인을 확인하고 개선을 주문하면 안전관리 조직의 실행력을 높이는 동시에 현장 구성원에게도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특히 현장 방문을 통해 서류나 보고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위험요인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CEO가 현장 근로자와 관리자의 의견을 듣고 실제 작업 환경을 보면서 안전관리 체계의 사각지대를 확인하고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대외적인 효과도 적지 않다. 발주처와 투자자 등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안전관리 역량과 사고 예방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 사고가 발생한 뒤 수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전에 위험을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안전은 더 이상 현장 조직에만 맡길 수 있는 관리 영역이 아니라 기업의 경영성과와 직결되는 핵심 요소"라며 "CEO가 직접 현장을 찾아 위험요인을 확인하고 개선하는 과정이 반복되면 현장에서도 안전을 우선하는 문화가 정착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