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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보다 가벼운 미세플라스틱, 왜 심해로 가라앉나… KIOST가 찾은 '점액의 비밀'

입력 2026-08-26 10:34:40 | 수정 2026-08-26 10:34:40
구태경 부장 | roy1129@mediapen.com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물보다 가벼워 바다 표면에 떠 있어야 할 미세플라스틱은 어떻게 심해에서도 발견되는 걸까. 국내 연구진이 실제 바다에 대형 수조를 띄워 진행한 현장 실험에서 식물플랑크톤이 분비하는 점액이 미세플라스틱을 뭉쳐 바다 깊은 곳으로 끌어내리는 원리를 확인했다.

식물플랑크톤 군집과 미세플라스틱의 이동 관계 연구 개요./그림=KIOST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백승호 박사 연구팀이 실제 해양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 식물플랑크톤 군집과 미세플라스틱의 이동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특히 식물플랑크톤의 양이 많다고 미세플라스틱이 더 많이 가라앉는 것은 아니었다. 어떤 종류의 식물플랑크톤이 우세하느냐에 따라 미세플라스틱 침강량은 약 3배 차이를 보였다.

그동안 미세플라스틱의 해양 내 이동에 관한 연구는 주로 특정 종류의 플랑크톤을 대상으로 한 실험실 연구에 집중됐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경남 거제 앞바다에 실제 바닷물을 채운 원통형 수조를 설치해 현장 조건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직경 1m, 깊이 2.5m 규모의 수조 5개에 각각 다른 농도의 질소와 인 등 영양염을 투입했다. 강우량 변화에 따라 하구와 연안의 영양염 농도가 달라지는 자연 환경을 재현하기 위해서다.

실험 시작 사흘 뒤 수조마다 식물플랑크톤의 증식 정도와 우세종이 달라졌다. 영양염이 풍부한 수조에서는 규조류가 빠르게 늘어난 반면 영양염이 부족한 곳에서는 다른 종류의 플랑크톤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메조코즘 실험 수조./사진=KIOST



연구팀은 이후 각 수조에 미세플라스틱 3000만 개를 투입하고 바닥으로 가라앉는 양을 측정했다.

당초 식물플랑크톤이 많을수록 미세플라스틱도 더 많이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달랐다.

식물플랑크톤 생물량이 가장 많았던 수조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의 11.6%가 가라앉은 데 그쳤다. 반면 식물플랑크톤 양이 절반 수준인 다른 수조에서는 34.1%가 바닥에 쌓였다.

차이를 만든 것은 플랑크톤의 양이 아니라 종류였다.

규조류가 우세한 수조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상대적으로 많이 가라앉았지만 와편모조류가 우세한 수조에서는 침강량이 적었다.

빠르게 증식하는 규조류는 수명이 다할 때 점액을 많이 분비한다. 이 점액은 여러 플랑크톤을 서로 뭉치게 해 물보다 무거운 덩어리를 만들고 이 과정에서 주변의 미세플라스틱도 함께 붙잡아 바닷속으로 가라앉힌다.

연구팀은 이 같은 점액이 이틀 이내에 만들어지고 덩어리 형태로 형성되기까지는 약 열흘이 걸린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렇게 형성된 덩어리는 하루 평균 약 80m씩 가라앉았다.

백승호 KIOST 박사는 "영양염 농도에 따라 달라지는 식물플랑크톤 군집이 미세플라스틱의 해양 내 이동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현장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미세플라스틱의 이동은 입자의 크기와 무게를 중심으로 예측해 왔다"며 "앞으로는 미세플라스틱의 이동 경로를 예측하고 관리 대책을 마련할 때 해역별 생물 군집 정보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의 '해양 미세플라스틱 유입·발생 및 환경거동 연구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워터 리서치'에 게재됐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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