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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에 화장실·주차장 설치 쉬워진다…농지전용 규제 대폭 완화

입력 2026-08-27 11:00:00 | 수정 2026-08-27 11:00:00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농사를 짓는 농업인이 농지에 화장실이나 주차장을 설치할 때 거쳐야 했던 농지전용 절차가 대폭 간소화된다. 농촌특화지구 안에서 주택이나 소매점 등 농촌에 필요한 시설을 설치할 때도 농지전용허가 대신 신고만으로 가능해진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농지법 시행령’ 개정사항이 8월 28일부터 시행된다고 27일 밝혔다. 

농식품부가 ‘농지법 시행령’을 개정해 28일부터는 농지에 화장실·주차장 설치 등이 농지전용 없이 신고만으로 설치되는 등 쉬워진다./자료사진=미디어펜



이번 개정은 농지 보전이라는 원칙은 유지하면서도 실제 영농활동이나 농촌 활성화에 걸림돌이 돼 온 농지 관련 규제를 현실에 맞게 손질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농업인의 영농 편의를 위한 화장실과 주차장 설치 규제 완화다.

그동안 농지에 화장실이나 주차장을 설치하려면 별도의 농지전용 절차를 거쳐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농업인 화장실과 주차장을 농지의 일부로 인정해 농지전용 절차 없이 신고만으로 설치할 수 있다.

실제 현장의 수요도 상당하다. 농식품부가 실시한 농업인 설문조사에서는 농작업 중 이용할 화장실 설치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76.0%에 달했고, 작업차량을 세워둘 주차공간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64.5%로 나타났다. 농업인들이 일상적인 영농활동에서 느끼는 불편에 비해 관련 시설 설치 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다만 무분별한 시설 설치를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화장실은 농지법상 농업인 또는 농업법인이 설치할 수 있으며, 가설건축물 형태로 설치해야 한다. 한 필지에서 수평투영면적 10㎡ 이하라는 규모 제한도 적용된다. 설치한 화장실은 농지대장에 등재해야 한다.

주차장은 농자재와 농산물의 운송·적재, 농작업 인력과 농촌 체험객의 이동, 농업인의 통작 등에 사용되는 공간으로 한정된다. 한 필지 내 부지면적은 25㎡ 이하이며, 자동차 통행이 가능한 농로에 접한 농지여야 한다.

농막이나 농촌체류형 쉼터가 설치된 필지에는 농업인 화장실을 별도로 설치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중복 시설 설치를 제한하는 장치도 마련됐다.

농촌 공간 개발과 관련한 농지 규제도 완화된다. 그간 지방자치단체가 농촌공간계획을 통해 주거와 생활서비스 등을 확충할 목적으로 농촌특화지구를 지정하더라도, 지구 안 농지에 주택이나 근린생활시설 등을 설치하려면 별도의 농지전용허가를 받아야 했다. 

이에 농촌의 계획적 개발을 위해 지정한 공간에서조차 농지전용이라는 별도 규제가 적용되면서 사업 추진이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개정 시행령은 일부 농촌특화지구에서 지구의 지정 목적에 맞는 시설을 설치할 경우 농지전용허가 대신 신고로 절차를 간소화했다.

예를 들어 농촌마을보호지구에서는 단독주택과 소매점, 휴게음식점 등이, 농업유산지구에서는 전시장과 체험장, 야영장 등이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특례가 적용되는 범위에는 선을 그었다. 모든 농지가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농업진흥지역 밖 농촌특화지구에서 지구별로 정해진 시설을 기준 규모 이하로 설치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농지 보전과 농촌 개발 사이의 균형을 고려한 것이다.

농수축산업 관련 시설의 농지 이용기간도 늘어난다.

양식장·양어장 등은 시설 설치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데다 장기간 운영이 필요한 시설이지만, 기존에는 농지의 타용도 일시사용허가 기간이 최대 12년으로 제한됐다. 이 때문에 시설 투자비를 회수하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이번 개정으로 양식장·양어장 등은 허가기간을 최대 20년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됐다. 최초 허가기간은 5년이며 이후 세 차례에 걸쳐 각각 5년씩 연장할 수 있다. 시설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농지를 활용한 농수축산업의 안정적인 운영을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다.

농지법 위반 신고포상금 제도도 손질된다. 기존에는 농지법 위반을 신고하더라도 검사의 공소제기 등 사법처리가 이뤄진 경우에만 포상금을 지급했지만, 앞으로는 처분명령 등 행정처분이 확정된 경우에도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1인당 연간 신고포상금 지급 상한도 기존 150만 원에서 1500만 원으로 10배 높아진다. 특히 농지의 불법 임대차도 신고포상금 지급 대상에 포함된다. 농지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법 행위를 현장 신고를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농지를 보전한다는 원칙은 유지하되, 농사짓는 데 꼭 필요한 시설이나 농촌을 활성화하는 데 필요한 시설 설치를 어렵게 만드는 규제는 정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도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농지 규제 개선 과제를 지속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농지를 무조건 다른 용도로 전환하도록 허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농업 생산과 농촌 생활에 필요한 시설은 절차를 간소화하고, 계획적으로 지정된 농촌 공간에서는 개발 절차의 중복을 줄이는 방향​으로 규제 체계를 조정한 것이 특징이다.

농식품부는 농지 보전 원칙은 유지하면서도 농사에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나 농촌 활성화에 필요한 시설 설치를 어렵게 만드는 규제를 지속적으로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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