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고유가와 고환율에 발목이 잡혔던 항공업계가 3분기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국제선 여객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2분기 수익성을 짓눌렀던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도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비용 부담 완화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는 모습이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주요 LCC(저비용항공사)들은 2분기 여객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매출 외형을 키웠지만 유류비와 환율 부담이 겹치며 수익성은 대부분 악화됐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여객 매출은 증가했지만 화물기 사업 매각 등의 영향으로 전체 매출이 감소하고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대한항공 B747-8i 항공기./사진=대한항공 제공
◆ 외형 성장에도 수익 뒷걸음…고유가·고환율에 흔들린 2분기
대한항공은 2분기 별도 기준 매출 5조19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9% 증가하며 역대 2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618억 원으로 34.4% 감소했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연료비가 1조9991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0.9% 급증한 영향이 컸다.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별도 기준 매출이 1조54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했고 295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여객사업 매출은 15% 증가했지만 지난해 8월 화물기 사업을 매각한 영향으로 화물사업 매출이 69% 줄었다. 여기에 고유가·고환율과 대한항공과의 통합 준비 등에 따른 비용 부담도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2분기 말 원·달러 환율은 1542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07원 높았다.
LCC들도 외형 성장과 수익성이 엇갈렸다. 제주항공은 2분기 매출이 4417억 원으로 40% 늘며 역대 2분기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52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4억 원 확대됐다. 진에어 역시 2분기 매출은 3603억 원으로 17.7% 증가한 반면 영업손실은 731억 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매출은 역대 최대인 7833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155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트리니티항공과 에어부산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트리니티항공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469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3%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182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83억 원보다 크게 확대됐다. 에어부산도 매출은 2353억 원으로 37%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355억 원으로 전년 동기 111억 원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2분기 항공업계는 여객 수요 증가와 공급 확대에도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을 피하지 못했다. 항공업은 항공유를 비롯해 항공기 리스료와 정비비 등 달러로 지급하는 비용 비중이 높은 만큼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오를 경우 수익성에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 여객 수요 견조한데 유가·환율도 진정…3분기 반전 기대
3분기 들어서는 항공사들의 경영 여건이 다소 개선되고 있다. 7~8월 여름 휴가철에 이어 9월 추석 연휴까지 연중 최대 성수기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도 2분기 고점보다 낮아지면서 비용 부담이 완화되고 있어서다. 여객 수요가 집중되는 성수기에는 탑승률을 높이고 운임을 방어하기 상대적으로 유리한 만큼 업계에서는 2분기보다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약 한 달간 국제선 여객은 935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57만 명보다 9% 증가했다. 일부 항공사의 노선 비운항과 높은 유류할증료 부담에도 여름 휴가철을 중심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환율도 2분기와 비교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80원대에서 거래되며 올해 장중 최고치인 1561.5원보다 크게 낮아졌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항공유 구매뿐 아니라 항공기 리스료와 정비비 등 달러 결제 비중이 높은 항공사의 비용 부담을 낮추는 요인이다.
국제유가 역시 중동 정세에 따라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2분기 급등 당시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는 모두 배럴당 80달러대에서 거래됐다. 중동 지역 전쟁 발발 직후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유류비 부담이 다소 낮아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는 성수기 여객 수요가 뒷받침되는 가운데 환율과 유가 부담도 2분기보다 완화돼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여전히 큰 만큼 항공사별 노선 구성과 공급 규모, 운임 수준에 따라 실적 회복 폭에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