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1일 전격 사퇴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는 “정책 집행에 있어서 활력을 찾고 동력을 내기 위해 참모진이 바뀐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밝혔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참모의 경우 평균 재임 기간이 1년 2개월~1년 6개월 정도다. 어떤 참모가 바뀌어도 이상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에서 실장급 이상의 고위 참모가 사퇴한 것은 김 정책실장이 처음이다. 그리고 김 정책실장의 사퇴는 불과 이틀 전인 지난달 30일 청와대의 인사 발표에서 빠졌었다.
청와대는 지난달 30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교체를 포함한 중폭 개각과 함께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에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을 기용하는 등 청와대 참모진 교체 인사 발표를 함께했다.
김 정책실장의 사퇴는 1일 오전 일찍 열린 강 수석대변인의 긴급 현안 브리핑을 통해서다. 강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 정책실장이 전날 사의표명을 했고, 이 대통령이 이날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김 정책실장이 재임 1년 3개월만에 전격 사퇴한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김 정책실장은 그동안 인공지능(AI) 3강 정책, 3대 메가프로젝트 등 국민주권정부의 굵직한 경제정책을 총괄하면서, 한미 관세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환율 안정을 목적으로 급하게 도입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발목을 잡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큰 코스피 시장에 레버리지 ETF가 도입되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레버리지 ETF 도입을 주도한 김 정책실장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진데다 여기에 부동산 정책 실패까지 겹치면서 야권은 물론 여권 내에서도 김 정책실장에 대한 비토가 커졌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고, 민주당 지지율까지 동반 하락하는 이유에 부동산 정책 실패가 있다는 여론이 팽배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정부가 추진한 세제 개편과 관련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기본 공제액 차등 적용안에 대해선 민주당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이 안건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다뤄진 만큼 김 정책실장의 사의표명에 결정적인 계기가 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과 부총리 후보자인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6.9.1./사진=연합뉴스
당초 정부가 마련한 세제 개편안엔 1주택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을 거주용과 비거주용으로 구분해 각각 14억원, 9웍원으로 차등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여권 내에서는 “1주택자의 경우 거주와 비거주를 구분하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민주당은 “비거주와 거주 차별하지 말고 14억원 공제액으로 통일하자”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이날 국무회의선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과 관련해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거주용의 경우 기존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비거주용은 12억원 공제로 유지하기로 수정 의결됐다.
거주용 비거주용의 공제액을 차등화하되 처음 마련된 안보다 차액을 축소한 것이다. 이에 대해 강 수석대변인은 “정부는 거주 중심의 주택시장을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과세 형평을 실현하기 위해 이번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어 “다만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어서 타당성 및 필요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향후 국회 논의와 숙의 과정이 이뤄지겠지만, 부동산가격 정상화라는 정부 정책기조는 흔들림 없을 것이라고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김 정책실장의 사의 의사를 수리했고 사직 절차는 진행 중이다. 김 정책실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 회의에 참석해 고별인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대미투자 및 메가프로젝트 예산안이 국회로 넘어간 상황에서 최고 정책 참모의 업무 공백 최소화를 위해 후임 인선에 서두른다는 입장이다.
이제 김 정책실장의 사퇴로 이재명 정부의 경제·부동산 라인이 전면 교체되는 상황을 맞았다. 구 부총리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에 이어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인 김 정책실장까지 퇴진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형일 신임 재경부 장관 후보자나 홍지선 신임 국토부 장관 모두 직전까지 차관을 지내면서 현 정책 집행에 참여했던 만큼 급격한 정책기조 선회 신호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홍 후보자는 이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을 맡았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국민눈높이와 국회와 협력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국민 눈높이에 맞게 정책 전반을 세밀하게 점검하고, 성과를 내는 민생 국정, 중단 없는 개혁, 국민통합에 앞장서가겠다”면서 “이번 정기 국회가 대한민국 대도약의 문을 여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 모두 손을 더욱 굳게 맞잡자”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