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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방파제 된 '주주환원'…주가 상승 이끌 진정한 조건은

입력 2026-09-02 11:31:13 | 수정 2026-09-02 11:31:13
홍샛별 기자 | newstar@mediapen.com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외국인과 기관이 쏟아내는 매도 폭탄 속에서 기업들의 '주주환원'이 국내 증시의 든든한 방파제로 떠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지수 하단을 지지하는 가운데,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꺼내 든 기업들에 대한 증권가의 눈높이도 잇달아 상향 조정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주주환원이 실질적인 주가 부양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호황기 일회성 발표를 넘어 불황기에도 약속을 지키는 '장기적 신뢰'가 입증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외국인과 기관이 쏟아내는 매도 폭탄 속에서 기업들의 '주주환원'이 국내 증시의 든든한 방파제로 떠올랐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이 주식을 매도하는 상황에서도 '기타법인'이 1조5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지난달 20일부터 31일까지 기타법인이 사들인 주식 규모만 11조6846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외국인이 약 6조9000억원, 개인이 약 3조원을 순매도했음에도 코스피가 반등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 같은 수급의 핵심은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이다. 삼성전자는 15조원, SK하이닉스는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각각 발표하고 집행에 들어갔다. 권범석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현재 속도로 매입을 이어간다면 최소 한 달 반 동안 기타법인의 순매수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주요 순매수 주체가 개인에서 기타법인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자사주 매입은 목표주가를 기계적으로 높이기보다 매도 충격 속에서 낙폭을 줄이고 유통 물량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대형주의 주주환원 행보에 발맞춰 중장기 밸류업 계획을 공식화하는 기업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2030년까지 주주환원율을 별도 기준 50%까지 끌어올리고 매년 주당배당금(DPS)을 10% 이상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삼성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일제히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셀트리온 역시 향후 매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의 3분의 1을 주주환원에 투입하기로 하고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하나금융지주 또한 주주환원율 상승 기대감에 힘입어 증권가의 목표주가 눈높이가 기존 15만원에서 16만원으로 올랐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주주환원 발표 그 자체보다 '지속 가능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배당수익률이 일시적으로 높더라도 기업의 잉여현금흐름(FCF)이 뒷받침되지 않거나 실적이 악화될 경우 정책이 축소될 위험이 있어서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가치 재평가를 이끌어낸 모범 사례들은 모두 위기 국면에서 주주와의 약속을 지켜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만 TSMC의 경우 2019년과 2023년 반도체 다운사이클로 실적이 꺾였을 때도 DPS를 삭감하지 않고 주주환원을 지속했다. 애플 또한 2013년 실적 둔화 우려로 주가가 급락하던 시기에 600억달러(약 80조원) 규모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단행해 신뢰를 구축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은 꾸준하고 강하게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카드지만, 상황이 좋을 때뿐만 아니라 안 좋을 때도 주주를 우선시한다는 신뢰를 시간과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며 "단순히 일회성으로 규모를 키우기보다 불황에도 배당을 줄이지 않거나 꾸준히 소각을 이어가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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