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의원·장관 겸직과 배우자 당직 채용 등 논란이 이어진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게 자진 사퇴를 권유한 반면 ‘신약 청탁 의혹’ 등이 제기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적극 엄호에 나서며 엇갈린 대응을 보이고 있다.
용 후보자는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용 후보자를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14일 민주당 유튜브 ‘민티(민주당 티비)07’에서 용 후보자에 대해 “인사 판단은 꼭 법만 갖고 하는 것은 아니다”며 “법 위에 또 민심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김 대표는 “비례대표가 장관직을 겸직하는 것이 용 후보자가 말한 대로 불법은 아니다”면서도 “관례적으로나 상식적으로 그렇게 하면 하나는 내려놓는 것이 보통의 상식”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14일 강원 춘천시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에서 열린 강원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9.14./사진=연합뉴스
앞서 용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으로부터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에서 후보자가 결단해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며 “지금 멈추는 것이 민주당과 기본소득당, 민주진보진영 내 연대의 정신을 이어 나가는 데에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이지만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용 의원은 “지난 2주 동안 소수정당의 어려운 형편을 조롱하고 폄하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행태와 일부 언론의 악의적인 왜곡 보도가 끝없이 이어졌다”며 “떳떳하지 않은 것이 없었기에 국민 앞에 하나하나 소명하고 싶었지만, 국민의힘은 끝내 인사청문회 일정 잡기를 거부했다”고도 했다.
당초 용 의원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지역구 의원과 달리 비례대표 의원에게만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고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직 자진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6.9.13./사진=연합뉴스
그러나 해명에도 민주당 내부에서는 의원·장관직 겸직 등을 청년층이 공정하게 받아들이겠느냐는 우려가 이어졌다. 결국 김 대표가 직접 거취 결단을 요구하면서 용 후보자는 정면 돌파 기자회견을 연 지 사흘 만에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반면 민주당은 김 후보자의 ‘신약 청탁 의혹’에 대해서는 당 차원의 전담 대응팀까지 꾸리며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7일 당 지도부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 등이 참여하는 ‘네거티브 전담 대응팀’을 구성하고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팀과 함께 야권의 의혹 제기에 대응하고 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4일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용 의원이 국민 눈높이를 이유로 자진 사퇴한 것과 달리 김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 부합한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 “능력과 도덕적 검증 문제를 봤을 때 김 후보자에게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 오히려 지금 과정에서 다 드러났다”고 답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6.9.14./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에서는 부정한 청탁이라고 주장하지만 법적으로 최종적으로 보면 민원”이라며 “윤석열 정권 검찰이 10여 명을 투입해 3년 동안 탈탈 털었는데 마지막 수사보고서를 보면 무죄일 수밖에 없어 기소유예했다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 역시 지난 11일 “다양한 연막탄과 공세가 있었지만 결국 거품은 걷히고 본질과 진실은 드러날 것”이라며 “김 후보자는 지켜보면 지켜볼수록 잘된 인사다. 지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은 청탁과 특혜가 실제로 있었는지를 따져야 하는 사실관계의 문제”라며 “용 의원의 겸직 논란과 성격이 다른 사안을 ‘국민 눈높이’라는 말로 묶어 똑같이 사퇴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정치공세”라고 밝혔다.
다만 야권은 용 의원에게 적용한 ‘국민 눈높이’를 김 후보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며 김 후보자를 향해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오는 15일 예정된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신약 청탁 의혹과 검찰 수사자료 유출 논란 등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격화할 전망이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