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극작가이자 연극 연출가로 활발히 활동 중인 오광욱 작가가 현대사회의 보이지 않는 불평등 구조를 날카롭게 파헤친 네 번째 희곡집 '인간등급 C'를 출간했다.
다산서림을 통해 출간된 신작 희곡집 '인간등급 C'는 '스파르타의 불구 아이'와 '뚱뚱한 로미오를 사랑한 줄리엣' 등 두 편의 희곡을 수록하고 있다. 이번 희곡집은 서로 다른 양상의 불평등을 조명하며, 우리가 일상 속에서 타인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희곡집의 제목인 '인간등급 C'는 성적표처럼 인간의 가치를 등급화하는 현대사회의 모순을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경제력과 학력, 직업은 물론 외모와 신체 조건까지 수많은 기준을 통해 타인을 은밀히 구분 짓는 현실을 상징한다.
극작가이자 연극 연출가인 오광욱이 네 번째 희곡집 '인간등급 C'를 출간했다. 사진은 희곡집에 수록된 것 중 '뚱뚱한 로미오를 사랑한 줄리엣'의 연극 공연 모습./사진=오광욱 제공
첫 번째 수록작 '스파르타의 불구 아이'는 고대 스파르타 사회를 배경으로 특권이 만들어내는 불평등과 인간 존재의 가치를 무대 위에 고찰한다. 공유페스티벌 우수연기상 수상으로 연극계의 주목을 받았던 작품으로, 작가가 직접 극작과 연출을 맡아 입증한 무대적 완성도를 희곡 텍스트로 다듬어냈다.
두 번째 수록작 '뚱뚱한 로미오를 사랑한 줄리엣'은 신체적 조건이라는 일상적 차원의 불평등을 다룬다.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단편적 비판을 넘어, 관계와 사랑 속에서 인간이 자발적으로 구축하는 기준과 한계의 문제를 희곡적 상황으로 풀어낸다.
오광욱 작가는 장 자크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과 자크 라깡의 욕망 이론을 사유의 바탕으로 삼아, 타인을 평가하는 시선 뒤에 숨겨진 위계의 정체를 드러낸다. 노골적인 차별뿐만 아니라 연봉, 직업, 체중 등을 이유로 타인과의 거리를 정하는 일상의 순간조차 인간 등급화의 시선이 작동하고 있음을 짚어낸다.
오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이번 작품집이 인간을 등급화하는 구조를 당연하게 수용하는 사회에 대한 작지만 강렬한 저항이라고 설명했다.
제6회 윤대성희곡상을 수상하고 대표작 '덕혜옹주', '유관순 9월의 노래', '사법살인 59' 등을 선보여 온 오광욱 작가의 신작 '인간등급 C'는 현재 전국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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