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시공 컨소시엄이 체코 신규 원전 주설비공사 하도급 계약 협상과 관련,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일방적 결렬 발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자세다.
체코 신규 원전 예정 부지인 두코바니 전경./사진=대우건설
29일 한수원은 기존 컨소시엄과 맺은 공동협력협약을 종료하는 절차에 들어가고, 새 시공사를 뽑기 위한 입찰 준비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한수원은 29일 "주요 계약조건에 대한 양측의 이견으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전체 사업의 안정적인 추진을 위해 시공계약 협상을 공식 종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은 한수원의 발표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한수원이 협상 기한 연장 없이 일방적으로 결렬을 선언했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두 회사는 2018년 체코 신규 원전 팀코리아 시공협력사로 선정된 뒤 2024년 5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2025년 6월 본계약 체결까지 전 과정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그 사이 체코 현지 협력회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역사회 사회공헌으로 민간외교를 지원했으며, 한수원의 현지 인허가와 입찰, 발주처 소통에도 최대한 지원했다고 강조했다.
컨소시엄에 따르면 2025년 6월 본계약 이후 한수원과 하도급 협상을 이어 오며 2024년 1월 제출했던 공사 단가를 수용한다는 뜻을 전했다. 한수원이 정한 마감일인 이날까지도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금액으로 삭감한 수정안을 냈다고 한다. 그럼에도 한수원이 결렬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컨소시엄이 가장 아쉬워하는 대목은 검토 시간이다. 한수원이 지난 7일 하도급 계약 조건을 바꿔 새 계약안을 제시했는데, 이를 검토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컨소시엄은 한수원이 지난 1년 넘게 협의했는데도 컨소시엄이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10월 초 조건을 바꾼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정식 공문으로 12월 31일까지 협상 시한 연장을 간곡히 요청했으나 한수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도 했다.
컨소시엄은 이 사업이 세계 최초로 APR1000 모델을 적용하는 상용 원전이어서 공사비, 공사 기간, 공사 범위를 철저한 사전 준비와 조사로 확정해야 하는데, 단 3주 만에 최종 입장을 정하라는 요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계약 방식을 두고도 이견을 드러냈다. 한수원은 공사비 총액계약이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하지만, 기본설계와 상세설계에 전혀 관여할 수 없는 단순 시공 컨소시엄에 설계 변경으로 늘어난 공사 물량을 공사비 변경 없이 높은 비율로 감당하라는 조건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7일 제시안에는 민간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수준의 리스크가 담겨 있어 더 세밀한 검토와 시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컨소시엄 측은 "후속 협상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한수원의 태도가 계약의 신의성실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한수원이 대승적 차원과 국익을 위해 원만한 협상에 다시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