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소희 기자]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군견·경찰견·탐지견·구조견 등이 은퇴 후에도 안정적인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가 입양 지원과 의료·양육비 부담 완화 정책을 확대한다. 민간 입양 활성화와 함께 고령이나 질병 등으로 입양이 어려운 동물에 대한 국가 차원의 평생 보호 체계도 추진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축산검역본부는 30일 인천 영종도 검역탐지견센터에서 은퇴 검역탐지견 11마리와 입양 가족들이 참여한 가운데 ‘제4회 검역탐지견 홈커밍데이’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2023년 시작된 홈커밍데이는 은퇴한 검역탐지견과 입양 가족을 매년 10월 센터로 초청해 입양 이후의 양육 상황을 확인하고 보호자 간 경험과 정보를 나누는 행사다. 올해 행사에서는 입양 가족 감사패 증정, 반려견 근황 공유, 가을 운동회와 주요 증상별 건강관리 교육 등이 진행됐다.
불법 농축산물을 탐지하고 았는 검역탐지견./자료=농식품부
국가봉사동물 약 1100마리…은퇴 후 돌봄 지원 확대
국가봉사동물은 군견과 경찰견, 검역탐지견, 구조견 등 국가와 국민을 위해 임무를 수행하는 동물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국방부·국토교통부·경찰청·소방청·관세청 등 6개 부처에서 약 1100마리를 운용하고 있다.
정부는 제3차 동물복지 종합계획(2025~2029년)에 ‘봉사동물 복지 증진’을 과제로 포함하고, 관계 부처 간 협력과 은퇴 동물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 9월에는 6개 관계 기관이 국가봉사동물 복지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같은 해 12월에는 훈련과 활동 등 생애주기별 적정 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은퇴 후 민간 가정에 입양된 동물의 양육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2024년 9월 동물의료·산업협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진료비와 사료비, 장례비, 보험료 등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지원 참여업체는 2024년 56곳에서 2026년 73곳으로 늘었다.
세부적으로 건강검진·치료비는 44곳에서 30%, 사료비는 5곳에서 20~50%, 장례비는 20곳에서 30% 할인한다. 보험료는 5곳에서 5~2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올해 4월부터는 실제 지출한 양육비 일부를 돌려주는 입양비 지원사업도 시행 중이다. 치료비와 예방접종비, 보험료 등에 지출한 실비의 60%를 환급하며, 지원 규모는 연간 100마리, 1마리당 최대 100만 원이다.
의료비 부담 완화 논의…대학 동물병원과 협력
이번 홈커밍데이에서는 국가봉사동물 입양 활성화와 지원 체계 개선을 위한 현장 간담회도 열렸다. 농식품부는 올해 새롭게 참여한 17개 업체를 포함해 협회별 지원 현황을 점검하고, 은퇴 봉사동물을 돌보는 입양 가족들의 건의 사항을 청취했다.
특히 입양 가족들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정부는 기존 협력 동물병원의 진료비 할인에 더해 공공거점 동물병원을 통한 안정적인 의료 지원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10월 2일 강원대·충북대·충남대·전남대 등 4개 대학 동물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시범사업 운영을 앞두고 있다. 공공거점 동물병원은 현역 국가봉사동물뿐 아니라 민간에 입양된 은퇴 동물까지 지원 대상으로 삼고, 부처별로 달랐던 지원 조건을 상향 평준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검역탐지견을 대상으로 한 입양 지원 프로그램도 다양해지고 있다. 올해 새롭게 도입된 ‘교감여행’은 입양 희망자가 탐지견과 1박 2일을 함께 보내며 성격과 생활 습관을 파악한 뒤 입양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지난 10월 17~18일 강원 홍천 소노펫클럽앤리조트에서 탐지견 4마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입양 어려운 고령·질병 동물은 평생 보호 추진
정부는 입양 지원을 넘어 은퇴 국가봉사동물의 생애 전반을 책임지는 지원센터 설립도 추진한다. 현재 운영 중인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의 통합 입양플랫폼을 통해 입양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은퇴 동물의 재사회화와 입양 지원, 입양 이후 사후관리 기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노화나 질병 등으로 민간 입양이 어려운 동물은 국가가 책임지고 평생 보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입양 적격 동물의 보호와 입양 연계뿐 아니라 입양 부적합 동물의 돌봄, 추모와 예우까지 포괄하는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행사에서 은퇴 검역탐지견 입양을 담당하는 검역본부 탐지견 지원센터 직원과 입양자들의 의견도 청취했다. 향후 지원센터 설립과 운영 과정에서 현장 의견을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김정욱 농식품부 농산업혁신정책실장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국가봉사동물이 은퇴 후 그에 걸맞은 예우와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