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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허가자료와 공장 기술이전, 같은 규제로?…K톡신 심사체계 도마

입력 2026-10-31 09:58:30 | 수정 2026-10-31 10:03:35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미디어펜=박재훈 기자]보툴리눔 톡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 해제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 품목허가를 위한 자료 제출과 현지 생산을 위한 기술이전을 구분하는 심사체계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술유출 방지라는 규제 목적은 유지하되 해외 인허가 과정의 행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술 제공 목적과 범위에 따른 차등 심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사진은 기사냐용과 무관./사진=대웅제약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들은 국가핵심기술 지정에 따른 해외 사업 절차를 주요 과제로 꼽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한 완제품을 해외에 판매하려면 현지 규제기관의 품목허가를 받아야 한다.

해당 과정에서 제출하는 기술문서에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되면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른 수출 승인 또는 신고 절차가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품의 품목허가를 위한 자료 제출과 해외 생산시설에 제조기술을 이전하는 행위는 목적과 기술 제공 범위가 다른 만큼 이를 구분한 심사체계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 해외 허가자료 제출도 심사 대상…수출 절차 부담

보툴리눔 톡신 생산기술은 2010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됐으며 2016년에는 독소를 생산하는 균주까지 보호 범위에 포함됐다. 생산기술과 균주가 국가핵심기술로 관리되면서 국내 기업이 해외 사업을 추진할 때도 거래 형태와 기술 제공 내용에 따라 정부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산업기술보호법은 국가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아 개발한 국가핵심기술의 수출에는 사전 승인을 요구하며 그 밖의 국가핵심기술 수출에는 사전 신고를 요구한다. 모든 해외 진출에 동일한 승인 절차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해외 품목허가 과정에서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된 자료를 제출하는 경우에도 관련 규정에 따른 검토가 필요하다.

문제는 해외 규제기관에 제출하는 허가자료와 현지 생산시설에 이전하는 제조 노하우의 위험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허가자료 제출은 제품의 안전성·유효성·품질을 입증하기 위한 규제 대응인 반면 현지 공장에 대한 기술이전은 배양과 정제 등 실제 생산에 필요한 공정과 노하우를 전달하는 행위다.

기술 제공의 목적과 범위가 다른데도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유사한 심사 부담이 발생한다면 해외 사업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문제의식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완제품 수출을 위한 인허가 자료 제출과 현지 생산을 위한 기술이전을 구분해 심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허가 목적의 자료 제출은 제출 대상과 활용 목적이 명확한 만큼 심사 절차를 간소화하고 생산기술 이전은 실제 기술유출 가능성과 이전 범위를 중심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 인허가 목적 심의 면제 근거…위험별 심사체계 과제

현행 제도에도 해외 인허가 목적의 기술수출을 위한 절차 간소화 근거가 마련돼 있다. 산업기술보호법 시행령 제18조의2는 외국 정부의 인허가·인증을 위한 국가핵심기술 수출 등에 대해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심의 또는 전문위원회 검토를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해당 조항은 국가핵심기술 수출에 따른 승인·신고 의무 전체를 면제하는 규정은 아니다. 위원회 심의와 전문위원회 검토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개별 수출 건의 성격과 적용 요건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인허가 목적 자료 제출에 대한 구체적인 적용 기준과 실제 활용 현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시행령상 국가핵심기술 수출 승인 신청의 기본 처리기간은 접수일부터 45일이며 수출 신고는 15일 이내 검토 결과를 통보하도록 규정돼 있다. 다만 별도 기술심사 기간은 기본 처리기간에 산입되지 않는다. 승인 절차에서는 기술심사에 45일이 소요될 수 있으며 부득이한 경우 한 차례 45일 연장도 가능하다. 따라서 실제 해외 사업에 걸리는 시간을 파악하려면 기본 처리기간뿐 아니라 기술심사와 자료 보완에 소요되는 기간까지 살펴야 한다.

국가핵심기술 지정 해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시민교육연합이 2025년 9월 국내 톡신 기업 18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 기업 17곳 중 14곳이 지정 해제에 찬성했다. 다만 기술유출 방지를 위한 보호 필요성도 여전한 만큼 일괄적인 규제 완화보다는 기술 제공 목적과 범위에 따른 차등 심사가 대안으로 거론된다.

국가핵심기술 지정 해제 여부와 별개로 해외 인허가 자료 제출에 대한 심사 기준을 구체화하고 현지 생산시설에 제조 노하우를 이전하는 경우에는 기술유출 위험에 맞춰 보호 절차를 적용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기술보호와 수출 경쟁력을 양자택일의 문제로 접근하기보다 각각의 위험도에 맞는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인허가를 위한 자료 제출과 현지 공장에 생산기술을 이전하는 것은 목적과 기술 제공 범위가 다른 만큼 이를 구분한 심사체계가 필요하다"며 "기술보호의 취지를 유지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해외 시장 진출 과정에서 겪는 행정적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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