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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아버지' 故 최불암, 눈물 속에 영원한 평안에 들다

입력 2026-11-02 18:23:10 | 수정 2026-11-02 20:03:26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지난 67년 간 특유의 자상한 너털웃음과 깊은 울림으로 온 국민의 가슴을 따뜻하게 보듬어 온 '국민 아버지' 배우 고(故)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2일 오전, 수많은 동료 연예인과 시민들의 비통한 눈물 속에 마침내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2일 오전 7시 40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유가족과 가까운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발인식이 엄수됐다. 이어 오전 9시 고인이 생전 오랜 시간 신앙생활을 이어오며 마음의 안식처로 삼았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성당에서 장례 미사가 거행됐다.

나흘 내내 빈소 지킨 김혜수의 눈물…'수사반장' 인연부터 마지막 길까지 함께

'국민 아버지' 고 최불암이 2일 발인과 장례미사를 마치고 영원한 평안의 안식에 들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장례 절차 전반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인물 중 하나는 배우 김혜수였다. 김혜수는 지난 10월 30일 첫날 빈소가 차려진 직후부터 2일 발인식과 장례 미사, 그리고 고인의 마지막 운구 행렬에 이르기까지 나흘 내내 유가족 곁을 지켰다.

과거 신인 시절부터 고인을 어버이처럼 존경하며 인연을 맺어온 김혜수는 장례 기간 내내 검은 상복 차림으로 눈시울을 적시며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특히 발인식에서 고인의 영정이 운구 차량으로 옮겨지는 순간, 참아왔던 오열을 터뜨리며 고인을 향해 마지막 절을 올리는 모습은 현장에 모인 많은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김혜수는 생전 고인이 자신에게 전했던 연기자로서의 자세와 인생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스승이자 어버이 같았던 대선배의 마지막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는 진정성 있는 애도로 깊은 울림을 전했다.

염수정 추기경 집전 장례 미사…임형주의 '아베 마리아' 울려 퍼진 숭고한 현장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 집전으로 진행된 장례미사./사진=연합뉴스


이 날 장례미사에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한 많은 동료 배우 등이 참석했다./사진=연합뉴스


장례 첫날부터 빈소를 지켜왔던 김혜수는 이날까지 나흘째 고 최불암의 가는 길에 함께 했다./연합뉴스


오전 9시 여의도 성당에서 거행된 장례 미사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염수정 추기경의 직접 집전으로 엄숙하고 숭고하게 봉헌됐다. 성당 안은 고인의 넋을 기리기 위해 모인 유가족과 동료 연예인, 그리고 성당 교인들로 가득 차 정적과 슬픔이 감돌았다.

염수정 추기경은 강론을 통해 "고 최불암 프란치스코는 연기라는 달란트를 통해 이 땅의 외롭고 힘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선사한 참된 예술가이자 헌신적인 가톨릭 신자였다"라며 "이제 주님의 품 안에서 영원한 평화와 안식을 누리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추모했다.

이어 미사 중간, 생전 고인을 사석에서 '이모부'라 부르며 각별한 인연을 이어왔던 팝페라 테너 임형주가 고인을 위한 추모가로 '아베 마리아(Ave Maria)'를 부르자 성당 안은 온통 눈물바다가 됐다. 임형주의 청아하면서도 묵직한 천상의 목소리가 성당 천장을 울리자, 미사에 참석한 조문객들은 일제히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훔쳤다.

특히 아내 김민자 여사는 임형주의 헌가를 들으며 굳건히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냈고, 곁에 있던 동료 연기자들 역시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전원일기' 식구들과 문화예술계의 배웅…40년 헌신한 초록우산 방문 거쳐 영면

고 최불암의 발인이 엄수된 2일 운구 행렬이 생전 고인의 뜻에 따라 서울 무교동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본부를 들러 임직원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이날 장례 미사와 운구 현장에는 '전원일기'와 '수사반장' 등 고인의 대표작을 함께하며 평생을 진짜 가족처럼 지내온 동료 배우들이 대거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외롭지 않게 지켰다. 김용건, 고두심, 박은수, 이계인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동료 연기자들은 차분한 표정 속에서도 감출 수 없는 비통함을 드러내며 거목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미사가 끝난 후, 고인을 모신 운구차는 장지로 향하기에 앞서 고인이 지난 40여 년 간 전국후원회장을 맡아 온몸으로 나눔을 실천했던 서울 중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본부 건물을 마지막으로 들렀다. 재단 임직원들과 시민들은 길가에 서서 '우리의 영원한 후원회장님, 하늘에서도 어린아이들을 지켜봐 주세요'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고인의 마지막 방문을 차분하게 맞이하고 배웅했다.

1967년 데뷔 이래 67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동안 연극 무대와 안방극장을 지키며 대한민국 대중문화사에 독보적인 족적을 남긴 고 최불암. 스스로를 낮추고 남을 보듬는 너털웃음으로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그 거목은, 수많은 이들의 눈물과 찬사 속에 영원한 하늘의 별로 떠나갔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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