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1918년 시카고의 어두운 밤을 뚫고 흐르던 재즈 선율이 100여 년의 세월을 넘어 대학로 무대 위에서 새로이 피어난다.
홍익대학교 공연예술대학원은 뮤지컬 전공 제14회 졸업공연으로 제작된 창작뮤지컬 'Vera'를 오는 11월 27일부터 29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1918년 미국 시카고의 재즈 클럽 '드림랜드'를 배경으로, 천부적인 음악적 재능을 지녔음에도 시대적 차별과 사회적 억압에 가로막혀 자신의 이름으로 연주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흑인 여성 피아니스트 '베라'의 삶을 따라간다. 온갖 좌절 속에서도 자신만의 음악적 정체성과 꿈을 끝까지 지켜내는 베라의 숭고한 여정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
뮤지컬 'Vera'의 포스터./사진=홍익대학교 공연예술대학원 제공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는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재즈를 기반으로 다채롭게 조화된 음악적 구성이다. 래그타임과 블루스, 스윙 등 1910년대 시카고를 수놓았던 다채로운 재즈 요소를 현대적인 팝 및 뮤지컬 음악과 유기적으로 접목했다. 시대적 색채를 섬세하게 살리면서도 모던한 감각으로 재해석된 넘버들은 인물들의 복잡한 내면 심리와 서사의 흐름을 한층 깊이 있게 전달한다.
작품은 억압에 맞서는 주인공의 서사에 머무르지 않고, 저마다의 가치관으로 삶을 이어가는 다양한 인물들의 선택을 조명한다. 꿈을 향해 끝까지 달리는 인물부터 사랑과 행복을 위해 새로운 길을 택하는 이, 현실적인 생계를 위해 타협하는 이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인간 군상을 조명하며 정해진 답이 아닌 삶의 수많은 가능성을 짚어낸다.
창작진은 과거 한 피아니스트가 겪어야 했던 부당한 제약과 갈등이 형태만 달라졌을 뿐 현대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현실의 벽 앞에 주저앉은 이들에게 '그럼에도 계속 나아가야 할 이유'를 일깨우며, 각자가 선택한 길을 향해 용기 있게 걸어갈 힘을 보태겠다는 의도다.
음악과 연기, 연출, 무대 등 각 분야의 젊은 창작자들이 협업해 완성한 'Vera'는 사흘간 총 4회 무료로 관객을 만난다. 무대 제작을 위한 후원 프로젝트는 오는 11월 20일까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이어진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