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K(45 여)모씨는 자신의 집 주차장 안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31%로 승용차를 3m가량 운전한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방법원 허정룡 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K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여성이 고의로 차를 운전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K씨는 음주 후 자신의 차안에 있다가 앞에 주차된 차를 받는 바람에 음주 사실이 경찰에 적발됐다. 법원은 K씨에게 벌금 4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K씨는 자신이 운전하지 않았고 차가 저절로 움직여 앞차를 받았기 때문에 음주운전이 아니라며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K씨는 사건 당일 술을 마신 뒤 대리기사를 불러 집 앞 주차장까지 왔다. 술이 깬 뒤 집에 들어가려고 차 안에 있다가 추위를 느껴 시동을 걸고 히터를 작동한 순간 차가 주차장의 경사를 따라 앞으로 움직여 사고가 났다.
법원은 주장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교통사고 보고서와 사고 현장사진, 대리기사 진술 등이 담긴 수사보고서, K씨가 제출한 동영상 CD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현장 검증까지 했다. 그 결과 A씨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피고인이 히터를 틀려고 시동을 걸다가 실수로 기어 등을 건드려 차량이 약간 경사진 길을 따라 움직이다 주차된 차량을 충격하고 정차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며 "운전할 의사로 가속페달을 밟았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주차장 지면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경사가 있으며 차가 직진으로만 움직였고 K씨가 대리기사를 불러 집 앞까지 온 정황 등도 고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