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당초 중징계를 통보했던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 대한 제재는 수위가 낮춰진 '경징계'로 결정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위에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최근 발생한 KB금융의 금융사고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앞서 6월26일 첫 제재심의위원회를 연 후 제재와 관련 결론을 못내리며 갈팡질팡하던 금감원은 결국 여섯번째 회의 끝에 이들에 대한 징계를 확정했다.
이날 회의는 제재가 또다시 연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시락을 준비하는 등 저녁식사 시간까지 아껴가며 진행됐고, 자정을 넘겨서야 경징계에 해당하는 '주의적경고'라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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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부터)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이건호 국민은행장/뉴시스 | ||
또 이들을 제외한 87명의 임직원에 대해서도 개인 제재조치가 의결됐고,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에는 각각 '기관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금융권은 임 회장의 경우 은행의 KB국민카드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중징계'를 사전 통보 받았지만 감사원의 개입 등으로 인해 제재 근거가 약해져 제재 수위가 경감된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 행장의 경우엔 도쿄지점 부당대출과 주전산기 교체 문제 등에 직접적인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당초 강력한 제재를 하겠다고 나섰던 금감원의 발언과 입지가 무색해지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고와 관련된 책임자들에게 실질적인 제재가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KB문제가 완전히 수습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당초 의지에 반하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금감원의 금융권에 대한 권위도 애매해졌다"고 평가했다.
최근 KB금융에서 국민카드 분사 당시 국민은행 고객 정보 불법이관 문제와 KB금융 주전산기 전환사업·도쿄지점 부당대출·국민주택채권 횡령 등 잇딴 사고가 터졌지만 결국 실질적 책임은 아무도 지지않는 상황이 돼 KB노조의 반발 등 논란이 예상된다.
제재심의위의 결정 후 정례 금융위원회의 의결이라는 절차를 한 번 더 거쳐야 하지만 번복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재절차에 들어간 이후 경영에 차질을 빚어온 KB금융은 정상화될 전망이다.
최근 KB금융그룹은 2014년 상반기 7652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02억원(33.1%)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주요 금융지주와 비교해 작년 대비 가장 큰 폭의 실적증가를 보인 것이다.
또한 LIG 손해보험 인수는 KB금융의 새로운 전기를 맞기에 더 없이 좋은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전산 시스템 교체에 대한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이 2년이나 남은 임기를 함께 해나가는 일은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경영악화를 불러온 두 수장에 대한 노조의 반발도 이들이 해결한 문제 중 하나다. [미디어펜=장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