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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홍보비 25년치 요구 '배재정 의원실'…길들이기 나섰나

입력 2014-10-27 09:36:23 | 수정 2014-10-27 10:04:25
류용환 기자 | fkxpfm@mediapen.com

대학들을 상대로 25년치 홍보비 자료를 요구한 국회의원실의 행보가 빈축을 사고 있다.

국정감사를 위한 자료를 요구했지만 대학들은 과도한 요청이라며 반발, 결국 자료 기한을 5분의 1 수준으로 줄였지만 황당한 요구에 불만은 고조된 상태다.

   
▲ 새천년민주연합 배재정 의원실에서 교육부를 통해 전국 대학에 발송한 '홍보(광고)비 집행 현황' 요구 공문.

27일 대학가에 따르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배재정(새천년민주연합) 의원 측은 이달 초 전국 국공립·사립대 및 전문대에 1990년부터 올해까지 25년간 '홍보(광고비) 집행 현황' 자료를 요구했다.

배재정 의원실은 1994년부터 한 언론사가 '대학평가'를 진행하면서 대학들의 홍보비 지출에 대한 자료를 얻기 위해 각 학교에 해당 공문을 교육부를 통해 전달한 것이다.

이에 대학들은 현행 법을 무시한 채 국회의원이라는 이유로 과도한 자료를 요구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A대학 홍보팀 관계자는 "공문을 받고서 어이가 없었다. 규정에 따라 5년간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데 25년치 자료를 몽땅 요구하는 것은 국회의원이라는 명분으로 대학을 관리하려는 거 같아 불쾌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의원실에서 제대로 생각하고 자료를 요청했는지 의문스러웠다. 누구랑 식사했는지 등 세부 자료를 요구하는데 대학을 만만하게 보고 진행한 듯 했다. 생각이 있으면 이런 자료를 요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같이 대학들이 반발하자 배재정 의원실은 이달 중순께 슬그머니 홍보비 집행 현황 기간을 줄여 2010년부터 올해까지 5년치 자료를 이달 28일까지 제출하라며 수정된 공문을 교육부를 통해 발송했다.

B대학 관계자는 "국감 때만 되면 이런저런 자료를 요구하는데 상식에 어긋난 행동을 보게 됐다. 밉보일까봐 뭐라고 따지고 싶어도 따질 수 없는 분위기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에 배재정 의원실의 요구에 공문을 발송한 교육부와 배 의원실 측은 조율 상황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하고 있다.

교육부 사립대학제도과 관계자는 "회계법상 5년간 보관하기 때문에 관련 자료가 있을지, 없을지 조율했던 부분이다. 그럴 바엔 5년으로 통일하자고 했다. 사립대에서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대학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배재정 의원실은 “1994년부터 언론이 대학 순위를 매기면서 대외협력비가 지출이 증가됐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에 전산화된 자료를 보내달라고 한 것인데 교육부와 조율했지만 전달이 잘 안 된 거 같다. 대학들은 괴롭히려고 한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결국 배재정 의원실의 황당한 홍보비 지출현황 요구에 일부 대학들은 자료 제출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세운 상태다.

한 대학 관계자는 "입시를 앞두고 있는 데 이런 상황이 벌어져 대학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자료를 제출하면 해당 자료를 바탕으로 이름이 오르내릴 텐데 아예 자료 제출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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