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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승 체험기④] 전기차 충전, 벼락맞을 "안전불감증"

입력 2015-04-09 15:31:47 | 수정 2015-04-09 19:21:09
류용환 기자 | fkxpfm@mediapen.com

실외 전기자동차 충전소, 가림막 '쉘터' 없어
여름철 장마·태풍 등 폭우 속 충전 어려움 예상
전기차 운전자 "우리가 실험용인가?" 원성

 정부, 충전소 수치 늘리기 급급 안전은 뒷전 

   
 

[미디어펜=류용환 기자] 전기자동차 이용자라면 ‘전기차 충전소’ 방문은 필수 사항이다. 전기차의 동력인 전기를 충전하기 위한 충전소는 0%에서 전체 용량의 80%까지 충전하는 데 30분가량 소요되는 ‘급속 충전소’, 100%를 채우기 위해 수시간을 꼬박 충전하는 ‘완충 충전소’로 나눠진다.

9일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재단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등록된 전기차 급속·완충 충전소는 237개다. 지방자치단체, 한국전력, 연구기관 등에서 마련한 미등록 전기차 충전소를 합치면 이보다 많은 시설이 운영 중이다.

   
▲ 서울 도봉구 창동 공영주차장 전기차 충전소. 눈·비 가림막 없이 충전 케이블만 늘어진 채 덩그러니 놓여져 있다.

기자가 서울 지역의 전기차 충전소들을 살펴보니 급속충전소의 경우 지하주차장 등 실내에 설치된 시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위험천만 옥외 전기차 충전소

완충 충전소의 경우 지상 주차장에 설치돼 상당수가 눈·비에 노출되어 있었다. 가림막 형태의 ‘쉘터(Shelter)’가 없는 충전소에서는 전기차 이용자가 비 또는 눈을 맞으며 충전해야 하는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다.

전기차 완충 충전소가 설치된 서울 도봉구 창동 공영주차장, 노원구청 실외 주차장, 한국전력 강북지사 주차장 등에서는 쉘터가 보이지 않았다.

전기차 제조사 측은 “전기차 충전단자에 물이 들어갈 경우 전원이 차단되게 되어 있다. 안전상에 문제가 없게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충전기 제조사 관계자도 “폭우가 치지 않는 이상 충전에 문제가 없도록 했다”고 말했다.

전기차 충전 단자에 물이 닿은 채 충전을 진행할 경우 곧바로 정지되고 강한 비가 아니라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름철 장마·태풍, 겨울철 폭설 등을 고려한다면 환경 요인으로 전기차 이용자가 충전에 어려움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강한 비바람에 빗물이 충전 단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열대성 게릴라 호우땐 위험천만

충전기 제조사는 폭우 시에 충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날씨는 이미 아열대성 기후로 전환중이다. 국지성 집중호우인 게릴라성 소나기의 빈도가 급증세다.하는 추세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여름철에 시간 당 30㎜ 이상의 강수일수가 2014년을 기준으로 최근 3년 간 평균 4.7일로 늘었다. 게릴라성 집중호우는 80년대 2.3일에서 90년대 2.8일, 2000년 이후 10년 간에는 3.6일로 증가 추세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안전불감증의 대한민국. 게릴라 호우나 태풍으로 안전사고가 날 가능성에 대해 정부가 '뒷짐'을 지는 상황에 대해 전기차 사용자는 불안해 한다.

전문가 "충전기 관리방안 마련해야"

전문가들은 눈·비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전기차 충전기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며 옥외 전기차 충전기에 대해 엄격관리가 긴요하다고 지적한다.

박준석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전기차 공영충전기는 환경적으로 노출되어 있다. 관리가 안 되고 관리 주체도 없는 것이다. 이용자의 감전 위험은 없지만 충전기가 고장이 나면 충전을 못해 이용자가 낭패를 당할 수 있어 시스템 운영상의 위험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는 실내 전기차 충전소가 많이 구축됐다. 전기차 충전은 주차를 하면서 진행되는데 한국은 야외주차장이 많다. 관리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충전소 운영의 경우 한국환경공단, 지자체, 전기차 쉐어링 대여업체 등으로 나눠진 탓에 관리는 주체가 모호하다.

   
▲ 서울 노원구청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전기차 보급 사업에서는 차량 및 충전소 보조금이 지급된다. 하지만 실외에 설치된 충전소의 경우 쉘터 설치 지원비가 없다. 실외에 설치된 공영 또는 개별 충전기를 이용한 전기차 충전 시 눈·비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환경부, 보급에 혈안 편의와 안전은 '뒷전"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전기차 시설에는 보조금이 지원되지만 눈·비 가림막 등에 대한 것은 포함되지 않았다. 추가비용 등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발전적 방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까다로운 절차를 통해 전기차 충전용 회원카드를 발급하는 한국환경공단의 탁상행정, 전기차 비상용 충전 시스템 등을 마련하지 않은 채 완성차 보급만 늘리겠다는 환경부, 관리 주체 없이 운영되는 전기차 충전소. 결국 전기차 이용자만 불편을 감수하며 사고개연성에 불안에 떨 수밖에 없어 보인다.

환경부는 전탄소차 시대 진입을 촉진하겠다며 올해 전기차 보급 확대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2월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실사구시(實事求是)의 환경정책으로 현세대 뿐 아니라 미래세대까지 행복한 환경을 만드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환경 정책으로 내세운 ‘전기차 보급 사업’. 먼 미래만 강조할 뿐 당장 이용 불편을 초래할 시스템의 위험성과 전기차 운전자를 위한 사항은 외면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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