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우 기자]새정치민주연합이 내년 20대 총선을 8달 앞두고 또다시 당명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도 당명이 바뀐다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5년 기존 민주당 구성원을 이끌고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한 이래로 9번째다.
전병헌 새정치연합 창당 60주년 기념사업회추진위원장은 17일 당명 개정 문제와 관련해 “9월 18일 역사적 정의와 1차적 평가를 바탕으로 당원들과 함께 당명에 대한 논의를 공동의 장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민주당’으로 이름을 바꾸자는 의견이 많은 상황이다.
문재인 대표는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당을 지지해 왔던 분들이 민주당이라는 이름에 애정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며 민주당으로 회귀를 시사했다.
전 위원장도 “민주당명은 단순한 이름이 아니라, 함께 투쟁하고 활동한 역사적 축적물”이라며 새정치연합의 정통성을 부각시켰다.
지난 1월 “당명 때문에 집권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며 당명 개정에 반대했던 안철수 의원도 지난달 29일 “혁신한다면 (당명을) 바꿀 수 있다”고 입장을 바꿔 당명 개정에 찬성할 수 있음을 나타냈다.
새정치연합이 ‘민주당’으로 당명 개정을 추진하는 데에는 같은 민주당 출신이자 신당론의 중심에 있는 천정배 무소속 의원과 정동영 전 의원 등을 포함해 범야권연대를 이루고 신당‧탈당론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지난 12일 문 대표는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야권 연대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총선과 대선에 함께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며 “정의당뿐 아니라 천정배 의원 중심으로 한 분들이 계시고 정동영 전 의원 등이 다 이제 함께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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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민주연합이 '민주당'으로의 당명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미 원외정당이 선점하는 등 난항이 예상된다. 이번에도 당명이 바뀌면 2000년 새천년민주당 이래로 9번째다./사진=미디어펜 | ||
하지만 새정치연합의 민주당으로의 당명 개정은 절차적인 문제를 비롯해 난항이 예상된다.
우선 '민주당'이란 이름은 김민석 전 의원 등이 참여한 원외정당이 선점하고 있어 사용할 수 없다. 야권재편 논의가 활발해지는 상황에서 이 당이 순순히 이름을 양보하지는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게다가 당내 신당파 일각에서도 “당을 만든다면 당명은 '민주당'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 현 민주당과 손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 내부 비판여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당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간판을 바꾸고 당사를 이전한다고 총선, 대선에서 승리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한 중진 의원도 지난달 31일 언론에서 “선거가 다가오면 선거에 이기기 위해 바꾸고, 선거에서 지면 졌다고 바꾸고, 이런 병적인 당명 개정은 야당인 우리가 스스로 패배주의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새정치국민회의는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1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여당이 됐으나 여소야대의 국면을 극복하기 위해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자유민주연합(자민련)과 연합하고 새천년민주당으로 당명을 개정했다.
이후 민주당은 총선‧대선 등 큰 선거를 전후로 야권 단일화를 하면서 계속해서 간판을 바꿔 달았다.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는 열린우리당으로, 2007년에는 열린우리당을 흡수하고 대통합민주신당으로 17대 대선에 참여했다.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통합해 통합민주당이 됐다. 같은 해 민주당을 거쳐 시민통합당,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합쳐 2011년 12월 민주통합당으로 개명했다. 2012년 19대 총선을 4개월여를 앞둔 시점이었다.
민주통합당은 1년이 조금 지나 2013년 4월 다시 민주당으로 당명을 변경했다가 지난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3월 안철수가 창당한 새정치연합과 야권 통합해 지금의 새정치민주연합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