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훈클럽 토론서 "문재인 개헌 주저하면 문제 많아"
[미디어펜=정광성 기자]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5일 관훈 토론회에서 "개헌 시기는 대통령선거 전에 이뤄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대통령선거 때마다 개헌을 약속하고 정작 집권 후에는 흐지부지 해오던 일을 우리는 많이 봐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의 제왕적 대통령제 하에서는 지난 30년의 실패를 되풀이하고, 존경받지 못하는 또 하나의 불행한 전임 대통령을 만들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패권과 편가르기의 정치에서 분권과 협치의 좋은 정치로 가야한다. 각계각층의 국민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해서 포용적인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때이다"며 "이를 위해선 하루 빨리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대선 전 개헌을 해야한다는 반 전 총장의 의견에 대해 토론자들은 헌재에서 탄핵소추안이 2개월 안에 통과 된다고 해도 시간이 부족하고, 개헌에 대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민주당이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반 전 총장은 "그 문제는 정치적 의지가 관건이다. 국민의 65%가 개헌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고, 3분의 2 국회의원들도 개헌을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1당의 후보가 되실 분이 개헌을 반대하면 결과적으로 제왕적 대통령제에 갇히게 되고 그것은 패권이다"라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이어 "그렇게 되면 박근혜 패권에서 문재인 패권으로 넘어가는 상황이 된다. 그것은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다"며 "국민통합 해보자는데 주저할 이유 없다. 당에서 (주저)하는건지, 문재인 개인 의사가 적용됐는지, 개인 의사면 문제가 많다"고 꼬집었다.

또한 반 전 총장은 "권력이 분권되는 그런 정부 시스템으로 개선해야 한다. 대통령이 혼자하는 것이 아니라 외교, 안보, 통일 문제는 대통령이, 경제 사회 등 내치는 총리가 할 수 있다면 협치가 가능하다"면서 "국회와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 국민의 신뢰도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5일 관훈클럽 초정 토론회 참석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연합뉴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정치, 외교, 안보 등 다양한 측면에서 반 전 총장의 생각과 미래 방향성에 대해 토론자들의 강도 높은 검증이 진행됐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 등으로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데 대해서 반 전 총장은 "북핵 미사일 능력이 날이 갈수록 그 능력을 개발하고 고도화시키고 있다"며 "한반도‧동북아 및 국제사회의 안보상황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은 여러분 다 동감하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궁극적 목표는 북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우리 자체의 방어능력을 강화하는 한편 한미 동맹도 더욱 공고히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핵을 억제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한미·한중 관계에 외교적 해결방안으로 "지금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인해 한국은 미묘한 상황에 놓여 있다. 지금이야 말로 외교적인 기준이나 교섭능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며 "현재 거론되고 있는 어떤 대선주자 보다 준비된 제가 유리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저는 그동안 세계 100여개 국가 정상들과 씨름하며 분쟁과 갈등을 중재한 경험과 또 자신감을 바탕으로 해서 주변국과의 관계를 튼튼히 하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이루는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겠다"며 사실상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