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지지그룹 앞으로 더 꾸려 진다…안 "홈닥터 하나로 족하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야권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1·2위를 달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는 '인재 영입'에 있어서 반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참여정부 인사들과 군 장성을 비롯해 여러 분야 전문가들을 영입하며 '메머드 캠프'를 꾸리는 등 세 불리기에 나서는 한편 안 지사는 인재 영입 최소화로 '최소실무형 캠프'를 추구하며 문 전 대표와 차별화된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문 전 대표 측은 23일 유웅환 전 인텔 수석매니저와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양학부 교수를 경선캠프에 영입했다. 유 전 수석매니저와 호사카 교수의 영입은 미래 4차 산업혁명 선도와 한일 관계 문제 개선 차원에서 영입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문 전 대표는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유 전 수석매니저를 가리켜 "첨단산업과 혁신의 상징인 실리콘밸리와 우리 대기업을 두루 거친 보기 드문 인재"라며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새로운 혁신의 기반을 만들겠다는 제 의지를 이번 영입으로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전 대표는 "독도 영유권, 위안부 문제 등에서 객관적이고 용기 있는 목소리를 낸 분"이라며 "총선 때에도 영입에 공을 들였는데 그때는 정치에 뜻이 없다며 고사했다. 그러나 최근 국정농단 사태를 보면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저와 함께할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문 전 대표 측은 지난해 10월 전문가 800여명이 모인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을 시작으로 국정자문그룹인 '10년의 힘', 외교자문단 '국민 아그레망'과 문 전 대표의 약점인 안보를 책임질 '더불어국방안보포럼' 등 매머드급의 자문단을 출범시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밖에 공식 출범을 하지는 않았지만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문화 예술계 인사들로 꾸려진 '더불어포럼'과 문 전 대표의 '특보단'이 출범을 앞두고 있다.

24일 문 전 대표 캠프 대변인 김경수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현재 공식적인 자문그룹은 '10년의 힘', '국민 아그레망', '더불어국방안보포럼' 3개다"면서 "'더불어포럼'에 경우 문 후보를 지지하는 문화 예술계 명망있는 인사들이 자생적으로 만든 지지그룹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문 후보의 '특보단'이 꾸려진 질 계획이다. 여기도 문 후보를 지지하는 여러 분야 유명인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라며 "현재 '더불어포럼'과 '특보단' 출범에 대해 구체적인 일정과 내용은 없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자문그룹을 꾸려나갈 전망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초 취지와 달리 구성원들의 사상적 이념·경제관·안보관이 다르고 내부 기싸움까지 더해지면서 불협화음이 감지되고 있다. 여기에 전인범 전 사령관,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등의 발언이 물의를 빚으면서 준비된 후보의 이미지를 갉아먹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불협화음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 얘기고 말도 안되는 문 후보를 깍아내리려는 주장이다"면서 "말도 안되는 얘기를 변명 조차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전인범 전 사령관과 정세현 전 장관의 발언에 대해 김 대변인은 "잠시 해프닝이 있었다. 본인들도 거기에 대해 사과했고, 그런 의도로 말한 것은 아닌데 예를 잘못 들어서 말이 이상해졌다. 이에 대해 문 후보도 사과했다"며 "중요한 것은 위기 대응을 어떻게 하냐가 제일 큰 문제이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사과 할 것은 사과 하고, 정리할 것은 과감히 정리하면서 위기에 잘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야권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1·2위를 달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사진=연합뉴스


반면 안희정 충남지사 측은 조용한 외연확장에 나섰다.

안 지사는 "후보 주변에 줄 선 사람을 중심으로 집권을 하면 '떴다방' 식 정당정치가 판을 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해 오며 인재영입도 캠프 합류 대신 지지 선언 독려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안 지사 캠프의 전략은 조직 싸움과 세력 경쟁에서 문 전 대표를 이길 수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에서 나온 것이란 분석이다.

안 지사의 대선 캠프에는 '민주당의 적자'라는 정체성을 이어온 만큼 안 지사와 함께 오랫동안 정치생활을 해온 동료들과 학생운동 시절 동지와 참여정부 행정 관료들까지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참여했다. 

안 지사의 정책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홈닥터'에는 외교·안보·경제·사회 등 각 분야별 전문가들로 운영되고 있으며, 참여 인사가 누군지 발켜지지 않은 채 활동하고 있다.

안 지사 측은 홈닥터의 명단을 공개하기 보다는 분야별 정책공개 과정에서 정책을 만든 홈닥터를 공개할 전망이다.

또한 지난 23일 변호사 119명이 안 지사를 지지하며 ‘119 응급구호자’ 모임이 만들어졌다.

이들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지사의 30년 직업 정치 발자취가 보여준 민주주의에 대한 소명의식에 신뢰를 보낸다"며 "국정농단이 야기한 헌정질서 문란과 국가적 위기로부터 대한민국을 화합과 통합으로 이끌어낼 적임자로서 안 지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119명의 변호사들은 안 지사와 함께 민주주의의 가치를 제대로 정립할 수 있으리라 확신하며, 안 지사에 대한 지지를 통해 진정한 시대교체를 실현하고자 한다"며 "안희정을 지지하는 119명의 변호사들은 법치주의를 수호하는 '119 응급구호자'로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이루기 위한 안희정의 장정에 함께 하고자 한다"며 지지선언을 했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24일 자문그룹에 대해 묻는 질문에 "현재는 '홈닥터'가 유일한 자문그룹으로 존재하며 어제 지지선언을 했던 '119 응급구호자'모임은 이름 그대로 지지그룹인 것이고 안 지사 캠프 자문그룹과는 상관없다"며 "현재 경선에 승리하면 당내 자문그룹과 함께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자문그룹은 ‘홈닥터’ 이외 다른 그룹은 만들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