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완성 앞둔 김정은…독재자에 굴종하려는 한국, 패망의 길 걷나
로마의 복수, 한국의 굴종

"로마의 복수"라는 말이 있다. 이천년 전 로마는 그들의 시민 중 단 하나라도 여행 중에 해를 입으면 그 대상을 끝까지 추적해 무자비하게 보복하는 걸로 유명했다. 로마 시민을 보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도시나 국가를 초토화 하기도 했다. 그래서 어디서든 로마 시민(Civis Romanus)이라는 말 한 마디만 하면 전 세계의 협조와 보호를 받을 수 있었다. 우리의 시민에게 해를 입히는 순간 로마 전체를 상대해야 한다는 로마의 복수는 "나는 로마 시민이다"라는 말 한 마디에 어마어마한 권력을 부여했다.

국민과 영토를 보호하는 건 국가의 의무이자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다. 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세금을 낼 이유가 없고, 그들에게 부여된 국민의 의무를 수행할 이유가 없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그 의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나.

멀리 갈 것도 없다. 최근 몇 년 사이 굵직했던 사건들만 살펴보자. 천안함 피격 사건. 북한 잠수정이 우리 초계함에 어뢰를 쏘고 도망쳤다. 한창 나이에 국가의 부름을 받아 최저임금도 안 되는 돈을 받으며 나라를 지키던 젊은이들이 죽거나 다쳤다. 전세계 전문가가 북한을 범인으로 지목했고, 각국 정부가 이를 비판하는 와중에 우리나라에서는 정치인들을 비롯한 몇몇 얼빠진 인간들이 정부의 자작극이라는 둥, 미군 잠수함의 공격이라는 둥 정신나간 소리를 늘어놓으며 북한을 변호했다. 우리 정부는 관광중단, 개성공단 폐쇄 등의 제재 말고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 북한 김정은의 핵무기가 완성되는 순간 한국이 안보 문제에 있어 굴종의 길을 걷는 것도 머지않아 보인다./사진=연합뉴스


연평도 포격 사건은 어떤가? 휴전 이후 처음으로 북한이 우리 영토를 직접 포격한 사건이다. 그 과정에서 민간인과 군인이 죽거나 다쳤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상자가 된 거다. 갑작스런 상황이었음에도, 국군은 재빨리 대응사격을 해 원점타격에 성공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선전포고로 받아들여야 정상인 상황에 우리 정부는 공허한 비난성명과 제재로 대응했을 뿐이다. 우리가 북한에 더 큰 피해를 줬다며 자위하던 어처구니 없는 발언들을 똑똑히 기억한다. 그때도 일부 미친 인간들은 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햇볕정책을 폐기한 보수정부를 비판하고, 적 세력의 포격행위를 변호했다.

불과 일년 전에는 목함지뢰 도발이 있었다. 북한이 우리 철책선 안에 목함지뢰를 설치해서 우리 군인들이 두 다리를 잃었다. 산 날보다 살 날이 더 많은 그들은 여생을 목발에 의지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한 대응으로 확성기를 틀었다. 걸그룹 노래와 프로파간다 따위로 대한민국의 우수성을 북한 주민들에게 전파한다는 것. 고작 확성기를 트는 걸 대응이랍시고 하고 있는 것도 화가 나는데, 이거 가지고 "지금 전쟁하자는 겁니까?"라며 확성기를 끄라고, 북한을 노엽게 하지 말라며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보며 할 말을 잃었다. 이들이 국민을 대표해 정치를 한다는 인간들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슬펐다.

북한 김정은은 한 달이 멀다하고 핵실험, 불바다 발언 등 크고 작은 도발과 위협을 이어왔다. 그렇게 우리 국민이 죽거나 다쳤다. 전쟁이 일어났어도 수십 번은 더 일어났을 상황에 우리 정부는 허울뿐인 제재만을 반복해왔고, 북한 문제, 안보 문제에 진영논리가 씌워지며 정부에 대한 '반대를 위한 반대'를 위해 북한 김정은의 입장을 옹호하는 정치인들이 설쳐댔다. 게다가 북한을 편드는 진성 종북, 이적세력들은 그러한 정치인들의 그림자 뒤에 숨어, 민주주의를 방패막이 삼아 나날이 그 힘을 키워왔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지만, 휴전 중에 적의 공격으로 국민이 다치고 죽었는데 정부가 이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하지 못한 건 엄연한 사실이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어디까지 끌려오나 크고 작은 돌을 던져가며 우리의 인내를 시험해왔고, 이제는 핵무기라는, 우리를 단숨에 초토화시킬 수 있는 재앙의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정치인들은 북한 문제로 편나눠 싸움박질만 하고 있었고, 정부는 손가락만 빨고 있었다. 이제와서 급하게 대응책을 찾고자 방어무기 등을 들여온다고 하니, 또 정치인들과, 선동꾼들과, 이적단체들이 발목을 잡는다.

   
▲ 북한 김정은은 한 달이 멀다하고 핵실험, 불바다 발언 등 크고 작은 도발과 위협을 이어왔다. 그렇게 우리 국민이 죽거나 다쳤다./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정치구조 때문에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것에 명백히 실패하고 있다. 나는 국방의 의무, 납세의 의무를 비롯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지켜야 할 것들을 최선을 다해 성실히 수행해왔다. 그런데 국가는 나를 지키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내가 천안함에 탔었을 수도 있고, 내가 연평도에 살았었을 수도 있고, 내가 최전방에 배치되어 목함지뢰를 밟았었을 수도 있다. 내 가족이나 친구가 그랬을 수도 있다.

국가와 국민의 관계는 쌍방향이어야 한다. 내가 치르는 것에 비해 그 서비스가 터무니 없는 이 상황에 나는 만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나는 이 나라를 뜨겠다. 북한 김정은의 핵무기가 완성되는 순간 한국이 안보 문제에 있어 굴종의 길을 걷는 것도 머지않아 보인다.

차라리 전쟁을 한다면 내 가족, 친구들의 안위를 위해 기꺼이 군복을 입겠다. 그러나 북핵이 완성되고, 북한 김정은의 위협 속에 여생을 걱정하며 살아야 한다면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 짊어져야 하는 그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나겠다. /우원재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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