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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연재]소설 손양원:용서-신코(信仰)와 덴코(전향:轉向) 1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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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2-15 08:4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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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구 소설가·정신과전문의
이념의 전선이 판치던 시절, 자신의 두 아들을 죽인 원수를 양아들로 입적해 키우며 진정한 용서의 길이 무엇인지를 일깨워 준 목회자 손양원. 분열과 갈등, 증오로 치닫는 이 시대에 그가 던지는 울림은 감동을 넘어 가슴 묵직한 과제를 던진다. 미디어펜은 소설가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신용구 원장의 '소설 손양원:용서'를 연재한다. 소설을 통해 진정한 용서와 화해 그리고 우리사회의 병폐인 갈등과 증오를 치유하는 길을 묻는다. 필자인 신 원장은 용서의 의미를 새삼 일깨워준 손양원 목사님께 감사를 드리고, 독자들 역시 손양원 목사의 인생을 통해 용서의 진정한 의미를 가슴에 한번 되새겨 보았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편집자 주]

   

신코(信仰)와 덴코(전향:轉向) 1
    
광주 법원 검사국 소속 검사 요시다(衣田), 그는 검사 생활 10년째로 광주 일대의 강력사건은 물론이고 기업인들의 탈세, 밀수, 고관들의 부패 사건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고 자신에게 맡겨지는 일에 대해서는 티끌만한 군더더기도 없이 완벽하리만치 깔끔하게 처리해, 그의 별명이 면도날이었다.

성공적인 이력 때문에 검사로서 승승장구하고 있었지만, 별명이 말하듯 인간미는 많이 부족했다. 30대 젊은 검사라는 걸 감안해도 너무 지나치게 엘리트의식에 젖어 있어, 교만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 천황의 사진 앞을 지나칠 때와 자신의 부모를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에게도 고개를 숙이는 법을 몰랐다.

그런데 오늘 그가 만나고 있는 죄수는 그의 인내심을 시험하듯 그의 질문에 일절 대답을 않고 묵묵부답 세 시간째 버티고 있었다. 이 때문에 자존심 강한 요시다의 심사가 배알이 꼬이듯 뒤틀렸다.

'뭐 저런 놈이 다 있어?'

그 앞에 앉아 그의 속을 뒤집으며 그에게 심문을 받고 있는 사람은 40대의 조선인 목사 손양원이다. 작달막한  오 척 단구의 키에 몸은 말린 멸치 마냥 삐쩍 마르고 동그란 검은 뿔테 안경을 쓴 이 볼품없는 남자가 호남 일대를 한 손에 쥐고 흔드는 검사 요시다를 자극하면서 그의 승부욕에 뜨거운 불을 지피고 있었다.

우물에서 숭늉을 찾을 정도로 성미가 급한 그였기 때문에, 여느 죄수 같았으면 벌써 주먹이 몇 차례 날아갔을 것이다. 으르고 달래다가 안 되면 평소 익힌 공수도 실력을 발휘해 그는 무릎을 꿇을 때까지 무자비하게 때렸다.

또 그는 죄수들의 심리를 읽는데도 발군의 재주가 있어, 주변에서는 그에게 돗자리를 깔라는 신소리도 자주 했다. 

눈빛을 보거나 몇 마디 말만 나눠도 그는 상대가 어떤 유형의 인간인지 금방 알아차렸다. 그리고 탐색이 끝나면 그는 말없이 미소 짓는다. 미소를 짓는다는 것은 그에게 있어 상대를  사냥할 모든 공격채비가 이미 끝났다는 걸 말했다.

대체로 그가 보는 사람들의 유형은 이렇다. 말 많은 사람들은 겁이 많고, 시치미를 딱 잡아떼는 인간들은 남 탓하기 좋아하는 양심 불량자나 성격이 병적인 사람들이 많고, 빽이 있다고 은근히 거들먹거리는 자들은 알고 보면 속빈 강정마냥 별 볼일이 없는 허풍쟁이들이 많고, 감정적인 사람들은 동정적인 눈물에 약하고, 눈빛이 흔들리는 놈들은 굳이 겁주지 않아도 알아서 술술 잘 부는 인간들이다.  

그러나 지금 자신이 만나고 있는 상대는 지금까지 자신이 보아왔던 여느 상대들과는 질적으로 달랐다. 완전 딴판이라 요시다로서는 그를 보는 것이 전혀 새로운 경험이라 할 수 있었다.

마흔 살 손양원은 키도 작고 몸도 약하다. 불면 날아갈 듯 쥐면 부서질 듯 한없이 연약해 보인다. 그런데도 도무지 빈틈이라곤 없다. 요시다가 신경을 칼날 같이 곤두세우고 눈을 부라리며 요모조모 뜯어보고 그물을 훑듯이 샅샅이 찾아봐도 실낱같은 허튼 구석도 없고 흔들릴 조짐은 아예 티끌 같은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그에게는 사람에게서 그 흔하고 흔한 욕심이라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요시다는 그가 정말 사람인가 싶었다.

웬만한 사람이라면 자신이 내건 조건을 듣고는 반색을 하거나 체면 때문에 손사래를 치다가도 주변을 살피다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못이기는 척 슬그머니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이구동성으로 속삭이듯 덧붙이는 말이 있다.

"검사님하고 나하고만 아는 비밀입니다, 검사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사나이로서 맹세하는 일이니 무덤에 갈 때까지 발설해서는 안 됩니다. 약속하실 수 있지요?"

사나이라는 말과 무덤이라는 말에 사람들은 자신들이 목숨같이 여기던 신조도 곧잘 팔아먹었다. 요시다는 그런 모습을 수백 번은 더 보았다. 또 자신이 살기 위해서 사랑하는 친구를 팔아먹고 심지어 가족까지 팔아먹는 인간의 추악한 밑바닥도 보았다. 그래서 그는 인간에게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진짜 이타심 있다고 믿지는 않았다.

인간도 동물과 다름이 없어서 자기의 안전을 위협받으면 본능적으로 자신을 지키려 곧바로 발톱을 치켜세우고 상대를 물어뜯으려 안달을 하기 때문에, 인간 역시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동물이라 생각했다. 이런 사람들에겐 그의 미끼가 아주 매력적이다. 

"내 말만 들으면 당장 이 감옥에서 당신을 빼내주겠소!"

그의 말이면 감옥에서 죽은 귀신도 벌떡 일어날 만큼 누구든 마음이 크게 동했다. 감옥이란 곳은 아주 특별한 곳이다. 권력이 있는 자든 돈이 있는 자든 지식이 있는 자든 고집이 센 자든 성질이 고약한 자든, 간수 앞에만 서면 고양이 앞의 쥐처럼 벌벌 떤다. 그들이 자신들의 자유를 직접 구속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간수들의 눈에 밉보이면, 발가벗겨진 채 집단 린치를 당할 수도 있고, 한줄기 빛도 들지 않는 깜깜한 독방에 갇혀 세상 모든 것으로 완전히 격리된 사람의 고통과 공포도 맛 볼 수 있다. 

또 감쪽같이 사고로 위장한 테러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억울한 일을 당해도 감방에서는 죄수들이 항의할 길이 막혀 있다.

그곳은 어디까지나 나쁜 짓을 저질러 세상으로부터 격리시켜야 할 인간들만 사는 곳이라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감옥에 대한 일반화된 인식이 사람들의 머리에 고정관념처럼 박힌 탓이다. 

이런 연유로 사람들은 감옥에 있는 사람들이 죽어도 그 죽음을 크게 개의치 않는다. 당연히 죽어야할 나쁜 사람이 죽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조리한 믿음과 생각이 부조리한 현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스틸.

아무튼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들을 빠삐용처럼 하늘을 휘젓고 다니는 새들을 바라보며 감옥을 나가길 끝없이 꿈꾸고 갈망한다. 감옥에 갇혀서야 비로소 자유의 참 의미를 알게 된 사람들에게는 자유의 박탈과 상실은 곧 죽음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기를 쓰고 출옥을 시도한다. 출옥에 대한 욕망과 시도는 자신의 잃어버린 자유를 찾고자 하는 몸부림들이다. 맘껏 말할 수 있는 자유, 누구든 만날 수 있는 자유, 맘먹은 곳은 어디 든 갈 수 있는 자유, 원하는 곳에 뿌리를 내리고 살 수 있는 자유, 또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디든 옮겨서 살 수 있는 자유도 있다.

어쨌든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이 결정대로 자신의 삶을 그대로 향유할 수 있는 자유, 이 자유를 주겠다는데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지금껏 요시다가 보아 온 사람 가운데는 단 한사람도 없었다.

감옥에 들어오면 모두가 처음엔 다음에 두고 보자며 혈기를 부린다. 그런데 개 거품을 물듯 길길이 날뛰던 사람들도  달포만 지나면 모두가 간수 앞에서는 순한 양이 되고 자존심도 없어진다. 엉덩이를 깐 채 용변을 볼 수도 있게 된다.

그들이 자신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게 자유를 잃어버린 사람들의 현실이다.

손양원의 감옥살이도 벌써 3년째라 감옥에서 세 번째 봄을 맞고 있었다. 세월과 환경 탓에 그사이에 손양원도 변했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 변한 것은 것이 있다면 외로운 감옥살이에도 그의 신앙은 오히려 불같이 더 뜨겁게 타올랐고 사람에 대한 사랑도 더 깊어지고 단단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오로지 그의 욕심은 신앙뿐이었다.

요시다는 다른 선배 검사들을 제치고 자신이 이 일을 맡을 당시 손양원이란 유명한 목사를 대적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우쭐했다. 비록 다른 검사들은 상대가 상대인지라 손양원을 기피했지만, 공명심 강한 요시다는 오히려 이런 기회를 즐겼다. 손양원을 피하는 다른 검사들은 보신에 급급한 기회주의자들이라 비난하면서, 그는 손양원 문제를 잘 마무리 하고 역시 '요시다'라는 세상의 찬사를 당연히 받을 것이라 생각하며 들떠 있었다. 이 때문에 호기에 차서 이렇게 호언장담하지 않았던가.

"아무리 손양원이라 해도 나에게는 냄새나는 진흙 바닥을 들쑤시고 다니는 한 마리 미꾸라지에 불과할 뿐이야!"

손양원이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변의 우려도 있었지만, 그는 이를 비웃으며  이처럼 큰소리를 떵떵 쳤던 터라, 손양원의 철벽수비에 가로막혀 한발자국도 떼지 못하고 있는 요시다로서는 완전히 스타일을 구기고 있는 셈이었다.

요시다가 던진 미끼는, 그 미끼가 아무리 달콤하고  자극적아고 유혹적이어도 손양원은  미끼를 무는 것은 고사하고 그 미끼에 눈길도 주지 않았다. 이 때문에 요시다는 당황했다. 평소 사람들이 얄미워할 만큼 자신감에 차서 패기가 넘쳐흘렀던 그의 얼굴엔 무어라 말하기 어려운 곤혹스런 표정이 담겨 있었다. 이맛살을 잔뜩 찌푸려 내천(川)자를 이룬 굵은 주름과 무언가를 부수지 못해 불만에 가득 차서 안절부절 못하고 주먹을 쥐고 연신 책상을 짜증스럽게 두드리는 그의 신경질적인 모습에서 그의 답답한 마음을 잘 읽을 수 있었다. 

요시다는 속이 탔다. 그가 손양원에게 내민 것이 단순한 당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손양원 같이 사상적으로 특별히 잘 무장된 인물들을 대할 때, 검사들이 꼭 머리에 숙지하고 대해야 하는 유의점이 있다.

첫째는 그들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던지는 미끼는 결코 유혹의 냄새가 나지 않는 아주 깨끗한 것처럼 보여야 한다는 점이고. 셋째는 상호간에 타협을 이루었을 때 주어지는 보상이 서로에게 모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패자가 없이 모두가 승자가 되는 게임을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아무튼 요시다도 이 같은 검사의 기본 원칙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역시 이런 점을 충분히 고려했다. 그가 손양원에게 내민 당근은 그의 관심사안과 취향을 잘 고려해 나름 아주 지능적으로 고안된 것이었다. 그럼에도 요시다의 당근은 상 위에 얼굴을 슬쩍 내밀기도 전에 보기 좋게 헛간으로 내던져져, 요시다의 생각이 결국 헛물을 켜고 만 꼴이 된 셈이었다.
  
"목사님 생각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암요, 신사참배를 우상숭배로 볼 수도 있지요, 교회에서 우상숭배를 금하고 있으니, 목회자로서 신사에서 참배하는 일이 당연히 내키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목사님, 신사참배의 뜻을 분명히 아시고 나면 우상숭배라는 오해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은 전쟁 중입니다. 온 국민이 총동원된 위대한 대동아 전쟁 중 아닙니까? 이 전쟁에서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었습니까? 내지(일본) 뿐 아니라 조선에서도 목숨을 잃은 청춘들은 부지기수입니다. 우리 대일본국을 위해 장렬하게 산화한 많은 젊은이들, 이 젊은이들은 아시아를 하나로 묶어서 번영을 다 같이 누리고자 하는 대동아 공영이란 천황폐하의 원대한 구상에 지지를 보내고 동참한 청년들입니다. 우리가 어찌 이들의 넋을 그냥 두고 보고만 있어야 하겠습니까?"

"물론, 그들의 영혼도 반드시 위로를 받아야 하지요."

"그렇습니다, 목사님, 그들의 영혼을 위로해야합니다. 이건 우리 일본국민의 의무입니다. 신사에서 목사님께서 기도하는 것도 의로운 영혼들의 명복을 비는 행위이니, 기독교에서  예배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교회에서 예배를 보는 것도 결국 구원을 받기 위한 것 아닙니까?"

손양원이 맞장구를 치는데, 요시다는 신이 나서 내심 쾌재를 불렀다. 그리고는 차려놓은 남의 밥상에 숟가락하나 슬쩍 걸치듯 신사참배를 기독교의 종교 의식과 같은 반열에 슬그머니 올려놓는 것이었다. 그가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목사님의 견해와 제 생각이 어찌 이리 같은지요? 어림 반 푼 어치도 틀리지 않습니다. 부탁이니, 부디 신사에서 기도회 한번만 열어주십시오. 그럼 목사님은 즉시 석방될 수 있습니다."

요시다는 순발력이 아주 뛰어났고 논리에도 능했다. 또 먹이를 보면 놓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그래서 설사 궤변이라고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을지라도 그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기상천외한 논리를 개발해  내어 상대의 입을 한순간에 틀어막는 재주가 있었고, 그의 말재간에 발목 잡혀 꼼짝달싹 못하고 자신의 죄를 실토한 사람이 한 둘 아니었다.

아무튼 그는 손양원이 선뜻 자신의 견해에 동의한 것 자체를 의외라 여기면서도 그가 결국 자신이 쳐놓은 그물에 걸려든 것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논리를 통해 손양원을 압박하겠다는 생각으로, 일본인들이 신사에 대해 갖고 있는 의미를 애써 축소하면서, 기도의 형식으로 신사에서 참배하는 의식이나 교회에서 예배를 보는 것이나 결국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니 같은 의식이 아니냐는 논리를 펴고 있었다.

그는 목회자라는 손양원의 입장을 얼마간 고려하여 직접적인 신사참배를 그에게 권하기보다 전몰자들의 명복을 비는 기도회를 신사에서 열어주면 그걸 신사참배를 한 것으로 대신하겠다며 손양원을 은근슬쩍 꼬드기고 있었지만, 종교의 본질을 두고 생각해보면 요시다의 말은 결국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꼴이었다. 손양원이 이를 모를 리 없었다. 그는 요시다의  말이 어이가 없는지 씁쓸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래요? 검사님, 우리 보통학교 아이들은 신사(神社)를 어떻게 알고 있나요?"

"무슨 말입니까?"

"신사는 일본의 토속 신을 모시는 사당 아닙니까? 우리 조선에도 신사 같은 곳이 많이 있습니다. 무당들이 신을 모셔놓고 굿을 하는 장소가 바로 그런 곳이지요, 그러니 일본의 신당이 곧 신사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어찌 그런 잡신을 모신 곳에다 나라를 위해 싸우다 죽은 그 의로운 영혼들을 모셔 놓는 것입니까? 내가 그분들을 위한 기도는 얼마든지 해드릴 수가 있습니다, 허나, 잡신을 다 몰아낸 깨끗한 장소라면 모를까, 버젓이 잡신들이 우글대는 곳에서 기도를 하라는 것은 나를 모욕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중심에 계시는 하느님과 주님을 모독하는 일입니다."

손양원의 목소리는 나지막했지만 강단이 묻어 있었고, 그의 본질적인 문제 제기에 대화는 퇴로도 없이 앞뒤로 꽉 막혀버렸다. 그리고 그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 세 시간째 침묵으로 일관해 봄 햇살 가득한 요시다의 따뜻한 방안이 싸늘한 정적으로 가득했다. <계속> /신용구 소설가·정신과전문의
[신용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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