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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정책 공론에 떠넘긴 교육부, 왜?
수능 절대평가·통합모집 등 핵심쟁점 거론만…민관자문기구 결론에 우려 목소리 높아져
승인 | 김규태 기자 | suslater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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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4-12 12:2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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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김규태 기자]김상곤 교육부 장관이 11일 발표한 2022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두고 '공론화로 떠넘긴 직무유기'라는 교육 현장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8개월간 입시제도를 검토했지만 결론내지 못하고 수능 절대평가·수시 정시 통합모집 등 핵심쟁점들을 열거한 뒤 입시전문가가 없는 대통령 직속 민관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에게 공을 돌렸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개편 시안에서 제시한 조합으로 적게는 108개에서 많게는 수백가지 입시제도가 만들어지는 점, 국가교육회의 산하에 별도로 설치할 '대입개편특위'가 구성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공론화를 통한 대입 개편에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직교원·입시전문가가 없는 국가교육회의에 대해 전문성과 편향성을 두고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부 교육정책의 거시적 방향을 논의하는 국가교육회의는 의장인 신인령 전 이화여대 총장을 비롯한 김상곤·김동연·박능후·김영주·정현백 장관 등 당연직위원 9명과 학계 위촉직위원 11명 등 21명으로 구성됐다.

최성유 교육부 국가교육기획단 과장은 이에 대해 "다음주 15명 내외로 국가교육회의 산하 대입개편특위의 위원 인선을 마무리하고 입시개편 논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 커뮤니티와 일선 교사 등 교육 현장에서 부정적인 기류가 커지는 가운데, 입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경기 지역 한 사립고등학교 교장은 "교육부가 11일 나열한 주요 사항 중 수시 정시 통합(2개)과 각 비율(3개), 수시 최저기준 폐지 여부(2개), 수능 평가방법(3개) 및 과목(3개)만 고려해도 108가지 입시제도가 만들어진다"며 "입시정책을 만들어 집행해온 교육부가 지난 7~8개월간 하지 못한 일을 민관 특위에게 4개월 만에 결정해달라고 요청하는 게 정상인가"라고 반문했다.

수도권의 한 사립대 입학처장은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가 결정하는 만큼 문재인 정부가 의도했던 수능 절대평가제가 도입되면 좋고, 또는 세간의 거센 반대로 실패해도 공약을 폐기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있다"며 "지난해 연기했던 내용과 다를 게 없는 재탕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1일 서울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2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했다./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제공

한 지방 사립대 입학처장은 "국가교육회의가 대입 방향을 제시한 적이 없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힘들다"며 "제도 시행 후 일어날 문제점들을 보완해야 한다. 특히 지방대들은 수시모집으로 신입생을 충원해왔는데 수시-정시 통합에 따라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육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수시-정시 통합은 바람직하지만 수능 절대평가와 맞물리면 대학에서 신입생을 선발할 때 변별력이 없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자문기구라 정책결정권이 없는 국가교육회의가 공론화 과정에서 결정한 사안에 대해 교육부가 어떻게 소화할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고3 담임을 맡고 있는 한 현직교사는 "통합 모집으로 수능 후 모든 전형을 실시하면 수험생 선택권이 적어진다는 우려도 있다"며 "현재 대입응시 횟수는 최대 9차례인데 그렇게 되면 6회로 줄어들고, 전형일정이 짧아져 각 대학이 신입생 선발평가에 소홀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교육부의 이번 발표에 대해 "아무 내용도 없는 개편안이기 때문에 '국가교육회의가 8월 결론낼 때까지 무관심한 것이 낫다'고 중3 학부모들에게 조언하고 있다"며 "입시안이 확정될 때까지 학부모들 혼란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단체들은 보수 진보를 불문하고 한 목소리로 비판하고 나섰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지난해 수능 개편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심정은 이해가지만 뚜렷한 입장도 없이 공을 떠넘기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고,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논평에서 "핵심 쟁점에 대해 나열만 하고 모든 결정을 국가교육회의로 넘겨 크게 실망스럽다"며 "대통령 공약 실현은커녕 8개월간 연구를 통해 무엇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또한 "이번 개편안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학 입시제도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단 피하고 보자'는 비겁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국가교육회의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두 차례에 걸쳐 대입제도·고교체제 개편 및 고교내신 절대평가·학점제 시행 등을 의제로 회의를 열었고, 이달 중 3차 회의를 갖는다.

국가교육회의가 향후 논의를 거쳐 오는 8월까지 교육 현장이 수긍할 만큼 공정한 대입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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