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수사대상, 수사과정서 인지된 관련사건…'김경수 靑 연루·경찰 은폐' 여부 밝혀질까
[미디어펜=김규태 기자]민주당원 댓글 조작사건을 주도한 일명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 사건이 청와대로도 번져, 경찰의 축소·부실수사 논란이 특검에서 최우선 규명 과제로 떠올랐다.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은 지난해 19대 대선 전까지 드루킹 김씨를 4차례 만났고 드루킹으로부터 '간담회 참석 사례비'를 여비 명목으로 2차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지난 4월 이를 확인했고 특별히 문제될 것 없다는 판단에 따라 조사를 마무리한 후 공개했지만, 법조계는 "경찰이 송인배 비서관과 드루킹 간 연루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다면 정권 눈치보기에 축소 수사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보았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21일 이와 관련해 "부실수사인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몰랐다"고 밝혔고, 경찰 관계자는 이날 "지금으로서는 송 비서관을 조사할 계획이 없다"며 경찰의 사전 인지 여부에 대해 확인을 거부했다.

검찰 출신의 한 법조계 인사는 "차일피일 수사를 늦춘 경과와 함께 '김경수에게 분노해 그에게 그간 벌어진 불법행위를 언론에 털어놓겠다고 말하자 경찰이 3일 뒤 사무실 압수수색과 함께 긴급체포했다'는 드루킹의 옥중편지에 대한 의문점이 여전하다"며 "경찰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민주당 김경수 전 의원 재소환을 검토하고 있지만 지방선거 후 특검이 발족하면 경찰이 가장 먼저 수사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경찰이 송 비서관과의 접점을 사전에 인지했다면 정권 눈치를 봤거나 지시를 받아 수사를 축소했을 수 있다"며 "이를 몰랐다면 부실수사라는 결론에 이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법조계 인사는 "특검 출범이 김경수-드루킹간 거래 의혹에서 촉발된 점을 감안하면 '의혹 관련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사건'이라는 특검법안 내용에 따라 드루킹 수사대도 소환 대상"이라며 "계속해서 불거지는 드루킹과 김 전 의원과의 유착 의혹 때문에 김 전 의원은 핵심피의자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한 김 전 의원과 드루킹 간의 연결고리로 밝혀진 송 비서관에 대해서도 법조계는 "정국 현안 같은 일반적인 대화만 나눈 것이 전부라고 해명했지만 드루킹 댓글조작 작업을 인지했는지 여부 등 해소해야 할 의문점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송 비서관은 민정 조사에서 "드루킹과 단둘이 아니라 그를 포함한 여러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들과 만났다"며 "댓글 조작은 물론 인터넷댓글을 통한 여론전 활동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한 법조계 인사는 이에 대해 "SNS에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면서 '김 전 의원에게서 지시 받고 보고해가며 여론 조작을 수행했다'고 주장하는 드루킹이 송 비서관에게 댓글 얘기를 꺼내지 않았을까"라고 반문하면서 "4차례 만났다면 연락처를 주고 받았을 가능성이 크고 2016년 6월 김경수와 함께 드루킹을 처음 만난 후 메신저 대화를 나눴을 수 있다"고 보았다.

한편 드루킹이 지난 17일 변호인을 통해 조선일보에게 보낸 A4 9장 분량의 옥중편지 내용을 뒷받침하는 추가 진술들이 연이어 나와 김 전 의원의 공모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 드루킹 측근은 "드루킹 구속 다음 날인 3월26일 서울 모처에서 김경수 의원실 한모 보좌관(500만원 돈거래 당사자)을 만나 '드루킹이 잘못했다'며 '용서를 구한다'는 말을 전했다"고 한 언론에게 전했다.

경공모의 한 핵심 회원은 "김 전 의원이 2016년 10월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2층 식당에서 회원들과 함께 식사했고 2층 강의실에서 매크로 프로그램 브리핑을 받았다"며 "브리핑 당시 둘리(필명) 우모씨와 솔본아르타(필명) 양모씨가 김 전 의원과 함께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옥중편지는 김 전 의원이 댓글 매크로 사용에 대해 직접 보고를 받았고 댓글공작을 허락했다는 주장과 함께, 드루킹 일당이 매일 김 전 의원에게 조작성과를 보고했고 2016년 9월 댓글작업을 시작한 후 지난해 대선 당시에도 매크로와 수작업을 통한 댓글 조작을 감행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드루킹 특검법안이 21일 통과된 가운데 대한변호사협회는 특별검사 추천 및 심사 과정에 들어갔다.

특검이 경찰의 축소·부실수사 의혹과 함께 김 전 의원·송 비서관과의 연루 여부를 규명해낼지 주목된다.

   
▲ 댓글 조작으로 구속기소되어 재판 중인 '드루킹' 김동원씨는 5월17일 변호인을 통해 조선일보에게 옥중편지를 보내 '김경수 민주당 전 의원이 댓글 공작을 처음부터 알았다'고 주장했다./자료사진=김씨(Sj Kim) 페이스북 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