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고입 선발·생활밀착형 공약…박선영·조영달·조희연 후보별 3인3색 교육철학
[미디어펜=김규태 기자]이틀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에서 유권자 선택을 받을 서울시교육감은 향후 4년간 자신의 철학에 따라 서울의 주요 교육정책 방향을 정하고 40조 원에 달하는 예산의 용처를 정한다.

이에 따라 학생 및 학부모들을 대변하는 유권자들이 이들의 교육철학과 공약을 꼼꼼이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4년 전과 달리 이번 선거에서는 이념성향 등 보수·진보 진영을 막론하고 무상교육 공약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대입·고입제도 및 생활밀착형 등 이슈별 각 공약에서 세 후보들의 성향이 다르게 파악되고 있다.

교육감이 주관하는 고교 교육과정 성격에 따라 영향을 받는 대입제도와 관련해 박선영 후보는 부모 정보력에 따라 당락이 좌우되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비중을 줄이고 학생 본인의 노력으로 올릴 수 있는 정시 비중을 확대하자는 입장이다.

특히 교육부가 현재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고교학점제에 대해 박선영 후보는 대입에 유리한 과목으로 쏠리는 학생들의 선택 왜곡 현상을 감안해 내신-수능 절대평가를 전제로 하는 고교학점제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박 후보는 수능 변별력을 없애는 수능 절대평가의 일환인 고교학점제에 대해 자신의 정시 확대 기조와 맞물려 역시 반대하는 입장이다.

반면 현직 교육감인 조희연 후보는 서울시교육청에서 시행하고 있는 개방형-연합형 교육과정을 내실화해 고교학점제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조희연 후보는 대입 개편과 관련해 지금까지 이어져 온 정시 축소 흐름에 발맞추어 현행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정시전형을 1대1대1로 유지하면서 학종 비중을 소폭 축소하면서 정시를 소폭 확대하자는 안을 내놨다.

중도를 표방하고 있는 조영달 후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행 수시 정시 비중을 그대로 유지하되, 공정성 논란의 중심에 있는 학교생활기록부를 없애자는 입장이다. 조영달 후보는 내신 및 수능 절대평가 과목 확대를 주장하면서 고교학점제 또한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다만 서울교육감이 실질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고입 선발제도에 대해서는 혁신학교·자사고·외고 존폐를 두고 후보별 입장이 상이하다.

박선영 후보는 혁신학교 폐지를 통한 공교육 강화, 기초학력 신장 및 완전한 학교선택권의 자유 등을 내걸고 기존 '조희연표 혁신교육' 확대 공약에 대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박선영 후보는 "서울 학생들의 최하위 학업성취도를 개선하기 위해 전지역 중고교에 대해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을 완전 보장하겠다"며 "성과 없는 혁신학교를 폐지해 모든 일반학교에 혁신학교 이상의 예산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일반고 공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영달 후보는 이에 대해 자사고와 외고를 존속시키되 추첨으로 학생 선발하는 방식을 제안하면서 혁신학교 정책 중단을 해법으로 밝혔다.

조영달 후보는 "일반학교와의 역차별 논란과 학생들 학력저하 원인으로 꼽히는 혁신학교 정책을 중단하고 내실을 기하겠다"며 "혁신학교의 양적 확대를 지양하고 오로지 교육의 관점에서 혁신학교 성과를 검증하고 이를 바탕으로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언급했다.

반면 조희연 후보는 자신의 주요공약인 혁신학교 확대와 관련해 '기초학력 저하가 문제로 꼽힌다'는 지적에 대해 "옛 학력기준으로는 성과가 제대로 포착되지 않는다"며 "혁신학교의 질적향상을 도모하고 일반학교에도 혁신교육이 일반화되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조희연 후보는 단계적으로 자사고와 외고 모두를 일반고로 전환하면서 자사고의 학생선발권을 없애는 '완전추첨제' 도입을 검토하기도 했다.

생활밀착형 공약에서 세 후보는 3인3색의 개성적인 제안을 내놨다.

박선영 후보는 학생이 줄어 폐교 위기에 놓인 도심 초등학교를 기숙학교로 전환하고 이곳에 외국학생 입학을 허용해 국제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도심 속 24시간 학교'를 내걸었고, 자치구별로 식재료 공동구매 공동조리를 해서 학교 급식의 질과 안전 모두를 확보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조희연 후보는 후드티나 반바지 등 편안한 교복으로 전환·악기은행 구축·어린이가 디자인하는 기적의 놀이터 조성 등을 제시했고, 조영달 후보는 AI를 활용한 사이버 가정교사·외국인학생 입학 허용·드림캠퍼스 도입 등을 학부모를 공략하기 위한 생활형 공약으로 밝혔다.

학부모들 귀에 솔깃할 만한 '공약 경쟁'에 열을 올린 세 후보 중 유권자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 박선영(왼쪽부터), 조영달,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은 5월31일부터 14일간의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갔다./자료사진=(좌)박선영·(중)조영달·(우)조희연 후보 각 페이스북 공식페이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