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혁신학교 확대·질적 향상' vs 박선영 '혁신학교 폐지 공교육 강화'·조영달 '현상유지 검증'
[미디어펜=김규태 기자]6·13 지방선거가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교육소통령으로 불리는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4년간 풀지 못했던 '서울학생 기초학력 저하' 이슈와 관련해 세 후보가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놓았다.

서울시의 기초학력 미달비율은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교육부의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에서 3년연속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더욱이 2016년 서울시교육청의 조사결과, 기초학력 미달 고교생 비중에서 전체 고교평균 7.6%에 비해 조희연 현 교육감(후보)이 집중적으로 추진한 혁신학교가 15.3%로 나와 '조희연표' 서울교육의 한계로 부각되고 있다.

서울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와 MBC가 지난 4일 개최했던 세 후보 간의 방송토론회에서도 조희연 후보의 혁신교육으로 인한 학력수준 저하와 고교평준화를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박선영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조희연 체제의 지난 4년 동안 서울시 학력은 전국 꼴찌였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도 서울의 교육청 청렴도 또한 전국 꼴찌 수준"이라고 비판하자 조 후보는 "다양한 기초학력 부진 요인을 고려해 맞춤형 교육을 추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재선을 노리는 조희연 후보는 주요공약인 혁신학교 확대와 관련해 '기초학력 저하가 문제로 꼽힌다'는 지적에 대해 "옛 학력기준으로는 성과가 제대로 포착되지 않는다"며 "재선하면 혁신학교의 질적향상을 도모하고 일반학교에도 혁신교육이 일반화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후보는 8일 서울시교육청 정책발표회에서도 이에 대해 "기초학력 향상을 위해 1수업 2교사제를 확대하겠다"며 "학교별 학습지원전문교사 배치를 비롯해 학습지원부서를 설치하고 25개 자치구와 연계한 서울학습도움센터를 운영하겠다"고 추가 제안했다.

이와 같은 '조희연표 혁신교육' 확대 공약에 대해 박선영 후보는 혁신학교 폐지를 통한 공교육 강화, 기초학력 신장 및 완전한 학교선택권의 자유 등을 내걸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박선영 후보는 "서울 학생들의 최하위 학업성취도를 개선하기 위해 전지역 중고교에 대해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을 완전 보장하겠다"며 "공교육 살리기가 자사고 특목고 죽이기로 가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학교선택권에 대해 박선영 후보는 "학생 선택을 많이 받는 학교는 최대한 많은 학생을 수용하게 할 것"이라며 "결국 학교들이 선택을 받기 위해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 후보는 지난 5일 서울시교육청 정책발표회에서 "기초학력 미달비율 등 학력저하가 뚜렷한 혁신학교에 평균 6000만원 이상 지원하는 것은 예산낭비"라며 "성과 없는 혁신학교를 폐지해 모든 일반학교에 혁신학교 이상의 예산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일반고 공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 후보는 이와 더불어 기초학력보장법 제정, 폐교 시설을 외국학생 입학 허용하는 기숙학교로 향상, 일반고 다양화 및 특성화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중도를 표방하고 있는 조영달 후보는 이와 관련해 중학생 기초역량보장제 및 혁신학교 정책 중단을 해법으로 밝혔다.

앞서 조영달 후보는 서울 중학교 전 학생의 체력·학력·인성·시민성·진로·적성에 대한 역량을 평가하고 그 성취를 학교가 책임지고 교육하는 기초역량보장제를 제안하면서 "일반학교와의 역차별 논란과 학생들 학력저하 원인으로 꼽히는 혁신학교 정책을 중단하고 내실을 기하겠다"고 언급했다.

조 후보는 "혁신학교의 양적 확대를 지양하고 모든 일반학교에서 진정한 맞춤형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오로지 교육의 관점에서 혁신학교 성과를 검증하고 이를 바탕으로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울학생들의 기초학력 저하에 대해 혁신학교 확대와 질적향상을 내세운 조희연 후보, 혁신학교 폐지 및 예산 전환을 통해 공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박선영 후보, 현상 유지와 검증을 약속한 조영달 후보에 대해 유권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 박선영(왼쪽부터), 조영달,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은 5월31일부터 14일간의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갔다./자료사진=(좌)박선영·(중)조영달·(우)조희연 후보 각 페이스북 공식페이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