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이스타 도우려던 당사 순수 의도 왜곡하는 것"
"제반 선행조건 미이행 상태서 거래 종결 못하는 건 당연하고 합리적"
   
▲ 제 갈 길 가는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여객기./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제주항공이 추가 입장문을 통해 이스타항공 인수·합병 과정에서 신뢰가 훼손됐고, 이스타항공 구조조정 지시 주장은 명백한 거짓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7일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MOU를 체결했고, 2020년 3월 주식매매계약 체결 이후 계약 이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고 주장했다.

제주항공은 "최근 이스타 측에서 계약의 내용 및 이후 진행 경과를 왜곡 발표해 당사 명예가 실추됐다"며 "특히 양사 간 최고 경영자 간의 통화내용이나 협상 중 회의록 같은 엄격히 비밀로 유지하기로 한 민감한 내용들이 외부에 유출되는 비도덕적인 일도 발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항공은 "깊은 신뢰가 있어야 하는 기업 인수 과정에서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이스타항공 운항중단 조치는 경영 상 어려움에 따라 양사 간 협의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며 "마치 당사가 일방적으로 지시한 것처럼 매도한 것은 당시 조업 중단·유류 지원 중단 통보를 받아 어려움을 겪던 이스타항공을 도와주려던 제주항공의 순수한 의도를 왜곡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6일 밝혔듯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에서 제주항공이 구조조정을 요구했다는 증거로 언론에 공개한 파일에는 구조조정 목표를 405명, 관련 보상비용 52억5000만원이 기재된 엑셀 문서가 있었다"며 "이는 3월 9일 12시 주식매매계약후 양사가 첫 미팅을 했고 당일 17시경 이스타항공에서 제주항공으로 보내준 엑셀파일의 내용과 완전히 동일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는 이스타항공이 이미 해당 자료를 작성해뒀다는 것"이라며 "제주항공이 구조조정을 지시했다는 이스타 측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증거"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그간 당사는 자금난을 겪고 있던 이스타 항공의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00억원을 저리(1.3%)로 대여했고, 계약 보증금 119.5억원 중 100억원을 이스타항공 전환사채로 투입하는데 동의했다"며 "인수계약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한 "이날 베트남 기업결합심사 완료에 따라 국내외 결합심사도 완료돼 제주항공이 수행해야 할 선행조건은 모두 끝났다"고도 했다.
 
제주항공 측은 "그동안 이스타항공은 선행조건 이행에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책임 회피에만 급급했다"며 "이스타항공의 선행조건 완수만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현재까지 주식매매계약 상 선행조건은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타이이스타젯 보증문제 해결 증빙을 거론했다. 제주항공은 "계약 체결 이후 미지급금도 해결되지 않고 있고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이라며 "그 외에도 이해되지 않은 선행조건이 다수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또 "이렇게 이스타 측의 선행조건 미이행이 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래 종결을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고 합리적인 것"이라고도 설파했다.

이 외에도 "이스타 측은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이를 제주항공의 책임이라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제주항공은 "주식매매계약 상 코로나19로 인한 사업부진은 그 자체만으로는 '중대한 부정적 영향'으로서 제주항공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규정돼 있을 뿐"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모든 피해를 제주항공이 책임지기로 한다는 조항은 어디에도 없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은 "최근 이스타 측은 지분헌납으로 체불임금을 해결하면 딜을 클로징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스타 홀딩스 보유 지분에는 제주항공이 지불한 계약금과 대여금 225억원에 대한 근질권이 이미 설정돼 있다"고 꼬집었다. 덧붙여 "이스타 측이 제주항공과 상의 없이 지분 헌납을 발표할 권리는 없다"며 "실제로 지분 헌납에 따라 이스타항공에 추가적으로 귀속되는 금액은 언론에 나온 200억원대가 아닌 80억원에 불과해 체불임금 해결에는 부족한 금액"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선행조건 이행이 지체되는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항공 시장의 어려움은 가중됐다"며 "이제 양사 모두 재무적인 불안정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인수에 대해서도 동반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나, M&A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결국은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되는 것인 만큼 견실하게 회사를 운영하여 갚을 수 있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제주항공은 "최근 보도돼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스타 측의 각종 의혹들은 이번 인수계약에서 제주항공이 매수하려고 하는 지분의 정당성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며 "해당 지분 인수에 따라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마지막으로 "제주항공은 지난 7월 1일 이스타 측에 10영업일 이내에 선행조건 해소를 요구했고, 이행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제주항공은 이스타 측의 입장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혀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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