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벨리카고 운영 외 객실에도 화물 적재…고효율 화물기단 유지
HMM, 세계 최대 적재량 알헤라시스 적재량 대부분 동맹 선사에 임대
   
▲ 대한항공·HMM 로고./사진=각 사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코로나19로 전 산업군의 기반이 흔들리는 가운데 국내 최대 항공사 대한항공과 해운사 HMM이 나란히 부진 탈출에 성공했다. 배경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배재훈 HMM 사장의 역발상이 자리해 난국 타개책에 관심이 모아진다.

13일 항공업계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HMM은 각각 2분기 영업이익을 거뒀다.

대한항공은 2분기 매출 1조6909억원, 영업이익이 1485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4%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2474억원 올랐고, 올해 1분기와 비교해도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당기순이익은 16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808억원 순손실을 보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항공업황 자체가 나빠져 업계는 대한항공의 이와 같은 실적에 대해 '어닝 서프라이즈'라고 평가했다.

HMM은 무려 21분기만에 적자의 늪에서 탈출했다. 이 회사는 올해 2분기 매출 1조3751억원, 영업이익 1387억원, 당기순이익 281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적자를 기록하던 영업실적은 2516억원 올랐고 당기순이익도 2007억원 상승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글로벌 항공·해운업계가 코로나로 인해 힘겨운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두 회사가 호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CEO들의 역발상이 통한 덕이라는 분석이다.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현재까지도 공항에는 수많은 여객기들의 발이 묶여있다. 이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3월 임원 회의에서 유휴 여객기 화물칸을 활용해 공급선을 다양화 하고 주기료를 절감하자는 방안을 내놨다. 실제 대한항공은 벨리 카고 운영 외에도 국토교통부의 승인 하에 좌석에 짐을 싣기도 했고, 심지어 좌석 일부를 철거해 화물을 적재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발상이 가능했던 것은 조원태 회장이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장·화물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쌓아온 노하우 덕분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이 외에도 조 회장은 항공화물시장에 대한 확신을 갖고 고효율 최신 화물기단으로 재편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016년 30대에 달하던 화물기를 절반으로 줄이고자 했으나 조원태 당시 총괄부사장이 화물사업부문의 미래 경쟁력을 내다봐 7대를 감축하는 선에서 끝났다"고 말했다.

마침 코로나19로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됐고, 위기에서 탈출해 이와 같은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의 하반기 전망도 밝다는 분석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2분기 실적은 사업구조·지리적 이점 등이 뒷받침해 3분기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ANA·JAL·캐세이퍼시픽과 같은 주요 경쟁사들의 재무 구조가 악화돼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준비는 늦어질 수밖에 없어 대한항공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 배재훈 HMM 사장./사진=HMM
HMM도 비슷하다. 배재훈 HMM 사장은 지난 4월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에 가입하는데 성공했다. 이어 세계 최대 적재량을 자랑하는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알헤라시스호를 인도받았다. 이 과정에서 배 사장은 5000TEU만 자사가 쓰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디얼라이언스 소속 선사들에게 임차해준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지난 4월 사보 인터뷰에서 배 사장은 "빌려주는 선복량이 자체분보다 많으나 해운업계가 어려움에 처한 지금은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그는 "동맹 해운사들이 대형선을 발주하면 선복량을 돌려받아 영업 역량과 이익을 키울 수 있고, 내년 중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인수하게 되면 슬롯 비용이 떨어짐에 따라 추가적인 경쟁력 확보도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 외에도 HMM은 다음달까지 총 12척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추가 투입해 안정적인 화물 확보에 노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HMM 관계자는 "벌크선 부문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침체  경제 활동 재개 △동절기 원유·제품유 수요 증가 △철강 산업 호조로 철광석 물동량 등 점진적 증가가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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