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8일 발표…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상향조정 가능성도
사랑제일교회발과 15일 광화문 집회발 방역당국 속수무책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6일만에 457명. 8월 8일과 15일 집회에 최소 10명 이상의 확진자가 참석. 다른 지역으로 추가 전파된 사례가 75건. 2500여명이 검사 받아 383명 확진되어 양성률 15%. 확진자가 자택과 병원에서 도주·탈출한 사례가 지난 이틀간 2건. 연락두절된 관련자 800여명.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증가 추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신천지·이태원발 코로나보다 더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특히 앞서 나열한 상황 모두 전광훈 담임목사가 이끄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한곳에서만 일어난 것으로, 방역당국은 이를 비롯해 수도권 곳곳에서 벌어지는 집단감염에 속수무책이다.

단순 확진자 수만 놓고 보면 하루 최대 909명까지 쏟아져나왔던 2월 29일 당시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과거 신천지·이태원발 당시 보다 더 심각한 이유는 7가지로 좁혀진다.

   
▲ 지난 15일 광화문에서 열린 보수 단체의 반정부 집회. 이번 코로나 서울 수도권 재확산에서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연합뉴스
먼저 우리나라 인구 절반이 밀집한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14~17일 4일간 수도권 감염사례 625명은 전국 전체 확진자(745명)의 84%를 차지했다.

둘째로, 지난 3~4월 코로나 1차 팬데믹(Pandemic·대유행)이 극심했던 초기와 달리 4개월 이상 시간이 흐르는 와중에 사그라들면서 사람들의 거리두기 인식이 느슨해진 점도 한몫 한다.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 장마와 무더위, 여름휴가 기간이 이어지면서 긴장도가 떨어진 상황이다.

최근 역학조사에 어려움을 배가시키는 광화문 집회 참석 또한 복병이다. 방역당국은 집회에 참석한 사랑제일교회 교인 명단조차 파악 못한 상황이다. 사랑제일교회 교인은 총 4066명으로 10만명 이상인 신천지예수교 교인들보다 적지만, 일부 교인들이 2차례 광화문 집회를 통해 불특정 다수와 접촉해 비상이 걸렸다.

교회뿐만 아니라 카페·식당·사무실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있어 더 큰 문제다. 한여름 폭염 날씨에 에어컨을 틀수 밖에 없는 건물 실내 상황도 거들고 있다. 서울 강남구 골드트레인 사무실에서 일어난 집단감염은 경기 양평군 마을잔치로 이어졌고, 총 42명 확진자를 빚은 스타벅스 파주 야당역점 또한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사례를 보면 확진자는 병원, 군, 경찰서 등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양성 판정을 받아 확진자로 되고, 이후 격리조치를 받으면서 치료 받아야 하는 환자 입장에서 중증환자를 위한 치료병상이 부족한 것도 큰 문제다. 방역 당국과 서울시가 코로나 환자 병상 수를 급히 늘리고 있으나, 지금과 같은 추세로 하루 100명 이상씩 늘어나면 5~10일 이내에 수도권에 병실 부족 현상이 만연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맞물려 의료계의 총파업 예고로 코로나 사태에 대처할 의료진의 확보도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수도권의 심각한 상황을 고려해 의사들과 정부가 협상에 적극 임하고 갈등을 서둘러 봉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지막으로 최근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서울의 경우 시가 대중교통 방역비를 지원하는 금액이 줄어든 점, 코로나 신규 확진자 절반이 50대 이상으로 치명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꼽힌다.

상황은 위중하다. 이대로라면 수도권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에서 3단계로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18일 오후 5시 정세균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방역 강화 방안과 관련해 대국민담화를 발표한다.

   
▲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코로나 19 확진을 받은 후 성북구 보건소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기존 거리두기 2단계 수위를 최대치로 높이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고위험시설 영업 중단 및 각종 모임-행사 금지 부분이 '권고' 사항인데 이를 '강제' 조치로 바꾸는 것이 요지다.

또한 수도권 교회의 오프라인 예배를 금지하는 방안도 논의를 거쳐 이날 대국민담화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사태가 이대로 계속 커진다면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까지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3단계가 발동되면 10인 이상 모임은 금지되고, 등교수업 일체가 원격수업으로 전환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현재 시점에서 집단감염에 노출된 접촉자를 신속하게 찾아 검사를 시행하고 자가격리를 시켜 추가확산을 막는 것이 핵심"이라며 "가장 위험도가 높다고 파악된 종교시설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 및 방역수칙 준수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사태가 며칠내로 수그러들지, 정부가 어떤 수위까지 대책을 발표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