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17 13:56 | 조태민 기자 | chotaemin0220@mediapen.com
[미디어펜=조태민 기자]민간 시공 현장을 중심으로 활용되던 인공지능(AI) 기술이 공공 건설사업 관리 영역으로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조달청이 설계예산 적정성 검토에 AI 분석을 도입하면서 사업비 검증의 객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 건설업계의 사업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민간에서 활용되던 AI 설계 검토 기술이 공공 건설사업으로 확산되며 사업비 검증 기준 변화가 예상된다./이미지생성=제미나이
17일 업계에 따르면 조달청은 최근 AI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 앱을 개발해 공공건축물 설계예산 적정성 검토 업무에 적용했다.
공공건축 설계예산 적정성 검토는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 건설사업을 대상으로 설계 단계에서 사업비와 시설 규모의 적정성을 점검하는 절차다. 예비타당성조사 보고서와 설계자료 등 방대한 기초 자료를 바탕으로 사업 특성과 공간 구성, 유사 시설 공사비 등을 분석해 사업비 적정성을 판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동안 해당 검토 과정은 담당자의 경험과 수작업 분석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공공 건설사업 규모가 커지고 설계 자료가 복잡해지면서 검토해야 할 자료가 늘어나 업무 부담이 증가해 왔고, 대형 사업의 경우 사업 특이사항이나 유사 사례를 신속하게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도 이어져 왔다.
이번에 도입된 AI 분석 시스템은 예비타당성조사 보고서 등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 사업별 특이사항과 공간 구성, 유사 사업 공사비 등을 정리하는 기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반복적인 자료 분석 업무를 줄이고 설계 검토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특히 대규모 공공건축 사업에서 요구되는 복잡한 자료 검토 과정을 효율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공공 건설사업은 설계 단계에서의 사업비 산정이 전체 사업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친다. 초기 검증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이후 공사 과정에서 설계 변경이나 사업비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공공 건설사업에서는 초기 설계 단계에서의 사업비 산정 오류가 공사비 증액과 사업 지연으로 이어진 사례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공공 건설 분야에서는 설계 단계에서 사업비 검증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설계 단계에서 사업 규모와 비용 구조를 보다 정밀하게 검토할 경우 이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설계 단계에서 사업비 산정 근거가 데이터 기반으로 정리될 경우 공사비 협의나 설계 변경 과정에서 발생해온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건설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공공 건설사업에서는 초기 사업비 산정의 불확실성이 공사비 증액이나 분쟁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이에 따라 사업 초기 단계부터 기준이 명확해질 경우 사업 추진 과정 전반의 안정성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민간 건설사들도 BIM과 드론 등을 활용한 데이터 기반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우건설은 드론과 BIM을 결합해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이를 본사에서 통합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시공 현장을 넘어 공공 발주 행정 영역으로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민간에서 활용되던 데이터 기반 분석 방식이 공공 설계 검토 과정에 적용되면서 공공 건설사업 관리 체계 전반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설계 단계에서 사업비 산정 근거가 데이터 기반으로 정리되면 공사비 협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줄일 수 있다”며 “건설사 입장에서도 사업 추진 과정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