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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제조사 넘어 AI·로보틱스 기업’ 선언…“공격적 투자로 판 바꾼다”

입력 2026-03-26 14:18:16 | 수정 2026-03-26 14:18:07
이용현 기자 | hiyori0824@mediapen.com
[미디어펜=이용현 기자]현대자동차가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를 축으로 한 기술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 선언했다. 대규모 투자와 글로벌 현지화 전략을 병행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호세 무뇨스(José Muñoz) 현대자동차 대표이사·사장이 26일 현대자동차 양재동 본사사옥에서 진행된 제5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은 2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제5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대차는 단순한 완성차 제조사가 아닌 차량, 자율주행, 로보틱스, AI 전반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첨단 모빌리티 기업으로 재평가되고 있다”며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기술 중심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글로벌 판매 410만 대를 기록하며 매출 186조3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11조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무뇨스 사장은 “관세 압력과 환율, 지정학 리스크 등 복합적인 불확실성 속에서도 사업의 근본 경쟁력은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미국에서는 연간 도매 판매 100만 대를 처음 돌파했고, 북미 전체로는 120만 대 판매와 함께 8% 성장을 기록했다. 전동화 전환 역시 가속화돼 하이브리드 판매는 28%, 전기차는 26% 증가했으며, 미국 판매의 약 26%를 전동화 차량이 차지했다. 그는 “하이브리드, 전기차, 내연기관을 병행하는 멀티 파워트레인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향후 5년간 국내에 125조 원을 투자하고, 이 중 약 50조 원 이상을 AI, 자율주행, 로보틱스, 전동화 등 미래 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도 약 260억 달러 규모 투자를 추진한다. 무뇨스 사장은 “이는 방어가 아닌 공격적 투자”라며 “불확실성을 기회로 전환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전략의 핵심은 ‘현지화’다. 현대차는 미국 신공장 가동과 함께 현지 하이브리드 생산을 시작하고, 인도·사우디아라비아·베트남 등지에 신규 생산 거점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고객과 가까운 곳에서 생산하는 체계를 강화하고 2030년까지 글로벌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해 통상 리스크 대응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지역별 맞춤형 상품 전략도 병행한다. 중국에서는 향후 5년간 20종 이상의 신차를 출시하고 북미 시장에는 2030년까지 36종의 신차를 투입할 예정이다. 유럽과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도 전기차 중심의 라인업 확대와 현지 특화 모델 출시를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린다.

기술 기업 전환의 핵심 축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과 자율주행, 로보틱스다. 현대차는 차량 운영체제(Vehicle OS), 고성능 차량용 컴퓨터, 전기전자 아키텍처 혁신 등을 통해 차량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가능한 ‘움직이는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고 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데이터 기반 학습과 AI 고도화를 통해 인지·판단·제어를 통합하는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기술 기업과의 협력도 확대 중이다. 엔비디아와의 협업을 비롯해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AI 인프라와 데이터 처리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계열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생산 현장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연간 수만 대 규모의 로봇 생산 체계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차량이 스스로 사고하고 움직이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자동차 산업의 경계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며 “현대차는 이를 생산하고 운영하는 지능형 시스템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위기를 기회로 바꿔온 경험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과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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